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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크 크랙
캔에다 커피를 담아주는,니트로 커피를 강릉에서 가장 먼저 들여온 곳
크랙을 깨우라니...
직역하니 어째 뜻은 더 모호해지는 듯 하다.
의역을 해보려해도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뜻으로 지은건지 진심 궁금했던 카페, 어웨이크 크랙.
이름도 그렇고 카페 외관이나 인테리어도 그렇고 서울 삼청동 예쁜 브런치 카페들 틈바구니에 있어도 조금도 주눅들지 않을만큼 아이덴티티가 매우 확실한 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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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밥
미국식 주택같기도 하고 산토리니 느낌도 물씬 나는.
국경일에도 미처 게양하는 걸 잊기 십상인 태극기가
엉클밥이라는 지극히 미국적인 영어이름을 지닌 카페 외부에
마치 건물의 일부인 것처럼 늘 걸려있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궁금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커피 한잔 테이크아웃하러 어느 날 들어가봤더니...
그렇게 카페 간판에 그려진 캐리커쳐와 똑같이 생기신 서양인 노신사가 나를 맞이해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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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그 이름에서 감성의 클라쓰가 느껴지는...
겉모습을 보면 일본풍 가옥 컨셉같다.
안으로 들어서면 왠지 다다미방이라도 있을 것만 같은
일본스러운 느낌이 물씬 나는데
사장님께 여쭤보니 일부러 그런 컨셉을 정한 건 아니고,
슬레이트 지붕의 낡고 오래된, 원래 이 건물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서까래나 지붕은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창문만 몇 개 내는 정도로,
원래 느낌에 손상을 주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한 거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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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트의 정원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가
모든 바쁜 일상도 잠시 잊게하는..
이곳에 오면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그런 착각이 들게 하는 것은
독일 전통 가옥을 본따 만든 카페 외관에서 느껴지는 이국적인 분위기나
정원에 내츄럴하게 심겨져 있는 야생화들.
그리고 카페 내부의 그 많은 앤틱가구들과 앤틱소품들이
만들어내는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가
모든 바쁜 일상도 잠시 잊게 할만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좀 더 느리게...천천히...가도 된다고...
그렇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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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남문동
신선한 핸드드립 커피와 치즈케익으로 유명한 곳
이름부터 맘에 쏙 든다.
드라마에서 부자 동네 사모님들이
네~평창동입니다. 하며 전화를 받을때 느껴지는...
그 세글자에 꽉꽉 채워 넘치도록 들어간 자부심과 과시욕과는
많이 비켜가있으나,
이 세글자에도 그에 못지 않은 자부심은 느껴지고
거기에 소박함과 정감까지도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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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성북동
소격동 크래프트비어 전문점 기와탭룸
이제는 젊은이와 관광객이 몰려드는 상업 지역이 되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예쁘고 공포스러웠던 묘한 추억이 서린 복잡한 동네인 것이다.
그 시절을 지나온 이들에게 지금의 소격동은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요 여세부침이다.
어슬렁 투어의 마무리는 소격동의 한 수제맥주집이었다.
이연실의 노래 가사처럼 30촉 백열등이 그네를 타던 목로주점의 세월은 갔다.
- 만저봐 전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