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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성북동
말바위 언덕에서 북정마을로 내려가는 한양성곽길
어슬렁 골목길 프로젝트 그 첫번째 여정은 광화문에서 북악산 자락을 넘어 북정마을,길상사 그리고 다시 소격동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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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성북동
이곳에서 걷기와 사유하기는 잘 어울리는 한 쌍입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로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시인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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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성북동
북정마을 골목길 한귀퉁이,만해 한용운 선생의 심우장
‘심우장(尋牛莊)’이란 명칭은 선종의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열 가지 수행 단계 중 하나인 ‘자기의 본성인 소를 찾는다’는 심우(尋牛)에서 유래한 것이다.
성북동 북쪽에는 산이 있어 대부분의 집은 남향인데 비해, 심우장만은 북향이다.
- 만저봐 오성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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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성북동
동북아의 모파상 상허 이태준의 고택,수연산방
수연산방. 1933년부터 1946년까지 이태준이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1999년부터 그의 증손녀가 찻집으로 개방해 운영하고 있었다. 원형을 그대로 살려 단아하고 고풍스러운 한옥의 멋을 간직하고 있다. 마당의 작은 정원에는 그가 애지중지 키웠다는 파초의 흔적도 보인다. 집 한쪽 벽에 사진 한 장이 눈에 띈다.
가족사진이다. 빛바랜 사진 속에는 이태준과 그의 아내,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기를 안고 있는 상허와 개구쟁이처럼 웃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단란하고 행복했을 가족의 일상이 그려진다.
-만저봐 한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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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성북동
법정스님의 유골을 모신곳, 길상사 진영각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백석의 시,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천억대에 이르는 재산이 백석의 시 한귀절보다 못하다며 자야는 법정스님에게 대원각을 모두 기증하는데...
-만저봐 신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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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성북동
소격동 크래프트비어 전문점 기와탭룸
이제는 젊은이와 관광객이 몰려드는 상업 지역이 되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예쁘고 공포스러웠던 묘한 추억이 서린 복잡한 동네인 것이다.
그 시절을 지나온 이들에게 지금의 소격동은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요 여세부침이다.
어슬렁 투어의 마무리는 소격동의 한 수제맥주집이었다.
이연실의 노래 가사처럼 30촉 백열등이 그네를 타던 목로주점의 세월은 갔다.
- 만저봐 전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