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윤진아들에게 고함- 밥잘사주는 예쁜누나 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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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살펴보다가  어떤 분이 이 드라마를 보고 고구마를 삼키 듯 짜증난다고 민폐캐릭터라고 성토하는 짧은 글을 봤다.

요새 나도 즐겨보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일단 화면이 아름답고 드라마를 연출한 분이 예전에 좋아했던 ‘밀회’ 를 연출하신 분인지라 호기심이 생겼다.

최근엔 영화만 찍던 손예진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기도 하고 신인 남자배우의 외모또한 수려해서 더 기대를 했다. 소재도 흔한 연상연하  커플 이야기 같은데 뭔가 다른 면이 보일 것 같았다.

꼼꼼히 드라마를 살펴본게 아니라서 놓친게 많을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가족만큼 절친한 친구의 남동생과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 막장 같지만, 특유의 아름다운 화면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설레임과 두근거림이 온전히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예전과의 관계를 단호히 끊지 못 해 긁어 부스럼 만들고 드라마상에선 완벽한 연하의 남친을 피곤하게 하는 여주인공 윤진아 에 대한 성토가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포털 사이트댓글에 넘쳐났다.

그리고 작가에게 항의하는 시청자의 댓글을 보며 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 노린건 아닐까?’

나만 유독 그런지 몰라도 내 주변엔 수많은 윤진아들이 즐비하다.

가까운 내 중학교 동창만 봐도 열심히 회사 다니다가 그 돈을 고스란히 집안대들보라는 큰 오빠의 사업비로 밀어주다가 아무것도 못남기고 혼기도 놓쳐 연로하신 부모를 모시고 사는 형편이고, 만화를 그리다가 만난 언니도

그냥 올드미스인줄만 알았는데 은행에 멀쩡히 다니다가 비슷한 이유로 남동생과 아버지에게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 노력들을 고스란히 상납하고 돈만 모였다 하면 늘상 손을 벌리는 가족들이 지겨워 스스로 선택해서 백수가 되는 상황도 봤다.

여기서도 윤진아는 자신의 의지보다는 주변상황의 다그침에 순응하는 삶을 산다.

닥달거리는 엄마에게 피곤을 느끼지만, 또 그 닥달거림에 못 미치는 자신이 미안해서 그 엄마의 조건에 스스를 맞춰주느라 늘 삐걱거린다.

회사에서도 튀지않고 그냥 그렇게 순응하며 사는게 옳은 거라고 그렇게 믿고 산다.

내 주변상황처럼 극단적인 것은 드물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많은 ‘윤진아’ 들이 세상엔 넘쳐난다.

서준희 같은 환상적인 남친이 나타나서 윤진아처럼 용기가 생기지도  않는다.

요새는 메갈이니 워마드니 남녀평등이니 미투니 여자들의 삶이 당당하다 못해 너무 건방져(?) 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또 생각보다 많은 윤진아들이 가족이라는 멍에 안에서 스스로를 침몰시키는 삶을 선택한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아들’이 우선인 엄마에게서 얼마나 많은 윤진아 들이 고구마를 삼키는 듯한 삶속에서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며 사는지.. 작가는 위로와 함께,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 원영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