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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나 – 마흔일곱 아빠와 스물여덟 나

 

“13년 째, 아빠의 나이는 마흔일곱에 멈춰있다.”

한 번만 더 아빠랑 아들로 만나자.

나는 아빠 같은 아빠가 필요해.”

‘아빠를 찾아서’ 인터뷰를 하는 중에

공감이 팍팍되는 단비같은 책을 한 권 만났다.

난 딸이지만

이 책의 작가는 아들이다.

난 아빠의 지인을 만나지만

이 책의 작가는 아빠와의 지난 기억을 더듬어간다.

작가는

13년 전 아빠를 먼 세상으로 떠나보냈다.

김용호 작가는 나와 한 살 차이.

스물 여덟.

그런데 김용호 작가 아버지의 나이는 마흔일곱에 멈춰있다.

심플하고 귀여운 일러스트를 보다보면

술술 책장이 넘어간다.

책을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지막장을 맞이하게 되지만

읽는 내내 마음은 비에 젖은 솜뭉치 같이 무겁다.

그렇다고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뭉클함, 따뜻함도 같이 있다.

아빠가 아들에게 남긴 것은 무겁고 따뜻한

그 단어로 표현될 수 없는 ‘무언가’일 것이다.

아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학교 공부는 어느 정도만 해도 돼. 그보다 겪어보면 좋은 게 많지.”

아빠의 말.

아빠의 행동.

아빠와 공유한 일상.

작가에게 아빠는 참 따뜻한 사람, 유쾌한 사람이였나보다.

얼마전 아는 분이 말씀하셨다.

‘나는 나이 40이 될 때 나는 아버지가 이해가 됬다.’

‘아버지는 나에게 뭉클한 존재다.’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영정사진 속에 씨익 웃는 모습이 너무 또렷하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아버지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우리 아빠를 떠올린다.

 

내가 아빠이기 이전엔 절대 알 수 없는 아빠의 마음.

이 책의 작가처럼 언젠가는 아빠와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의 꿈도 좋지만

아빠와 함께 꿀 수 있는 좋은 꿈도 꿔야겠다고 다짐한다.

산 아래 예쁜 집에서 엄마, 사위, 손주들과 함께 살기

지리학자였던 우리아빠 세계일주의 꿈 함께 이루기

건강해서 오래살기.

함께 이루는 꿈은

마치 책의 따뜻한 일러스트와 글처럼

나의 기억속에 남을 거다.

그 이야기는 아빠가 딸에게 남긴 것,

무겁고 따뜻한 그 ‘무언가’가 되어

나의 아들에게 나의 딸에게 전달되어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

 

 

 

 

서보영아빠와 나 – 마흔일곱 아빠와 스물여덟 나

방람푸에서 여섯날 – 과묵하고 소박한, 그리고 때로는 외로운 여행

만화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여행을 가게 되면 사진으로 기록을 많이 남기곤 한다. 하지만 사진은 그 날의, 그 시간의 분위기는 다 담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만화는 당시의 분위기를 내 손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여행을 즐기는 나에게 사진보다 훨씬 좋은 기록물처럼 느껴졌다. 사진이 팩트에 대한 전달이라면 만화는 그 당시의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록물인 것이다. 혼자 여행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평소에 대화하던 것 보다 말 수가 줄어들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방람푸에서 여섯날>에서도 다른 만화들보다 말풍선이 적고 지문형식의 텍스트가 많았던 것 같다. 처음에 책을 펼쳤을 때는 생각보다 텍스트가 많아서 약간 당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방람푸에서의 과묵하고 소박하지만, 때로는 외로웠던 여섯날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런 형식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람푸에서 작가는 점점 외로움이라는 것에 익숙해져간다. 심지어 만화에는 ‘월요일을 무사히 보내고 저녁식사를 즐기는 태국인들 사이에 끼어있자니 왠지 나란 사람이 그들의 일상에 불쑥 침범한 침입자 같이 느껴졌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그리고 작가또한 그들에겐 그것이 일상이고 여행을 간 우리에게는 비일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들의 일상에 끼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처음 찾아가고, 낯선 곳이라면 얼마든지 들 수 있는 감정이다.

여행을 가기 전에 우리가 갖게 되는 심리는 두 가지이다. 첫째로는 일상을 벗어난 비일상의 판타지를 기대하게 되는 설렘이고, 둘째는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과 대면해야 한다는 두려움일 것이다. 이런 감정선은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도 쭉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여행에서 점점 만족을 느끼면서 두려움이 줄고 설렘으로 가득 차게 된다. 이경희 작가도 파수멘요세 공원에서 고즈넉함을 즐기고, 사란롬 공원의 경치를 통해 힐링하며, 새로운 숙소의 편안함을 즐기면서 점점 비일상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혼자라는 것, 처음이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혼자임을, 처음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경희 작가이 여행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되었을 때 깨닫게 된 것처럼, 우리도 혼자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단단해지면서 혼자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I’m alone. It doesn’t matter!

김 택상방람푸에서 여섯날 – 과묵하고 소박한, 그리고 때로는 외로운 여행

유년기 기억을 되살려 만든 7인 7색 요리 레시피

얼마 전, 관내 시립도서관에서 두 달 넘게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새로 입고된 책의 등에 청구기호를 붙이고 면지에 도서관인과 일부인을 찍는다. 그런 다음 책배에 다시 도서관인을 찍고, 뒷날개에는 도난방지용 스티커를 붙이는 등 도서관 책으로써의 자격을 갖게 하는 일은 손이 많이 가면서도 작업에 신중을 요했다. 다종다양한 책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서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는 책은 ‘여행기’와 ‘요리책’이 아주 많았다. 자신의 일상 경험을 책으로 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출판환경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관심사 또한 이와 잘 맞게 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원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달 만저봐 편집회의에 갔다가 눈길이 간 책이 바로 [요리그림책 유년의 요리]다. 유년 시절 엄마가 만들어준 간식, 특별한 날에 먹었던 음식의 기억, 할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으로 입맛이란 게 생겼다는 이야기 등 일곱 작가들이 자신의 유년 기억을 더듬어 요리의 레시피를 만화를 개입해서 펴냈다. 레시피를 자세히 쓰고 입체적인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나레이터가 설명하듯 줄글 형식에 간간이 그림을 넣거나 글자 없이 만화만으로 표현하는 등 작가마다 표현방식이 조금씩 달랐다.

[출처_알라딘 도서 정보]요리그림책-유년의 요리 | 지은이 :안유진.이영채.정인하.최지수.허지영.Nishi Shuku. Saki Obata | 발행 : 유어마인드 | 양장본 | 72쪽 | 200*150mm | 401g | ISBN : 9791186946114

허지영 작가의 감자샐러드 샌드위치는 줄글과 그림으로 구성해 한눈에 쏙쏙 들어왔다. 요리방법이 복잡하지 않았고 섬세한 설명에 초보자도 따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Saki Obata 작가의 여름야채카레는 글자 없이 만화만으로 레시피가 소개됐다. 컬러 없이 흑백만으로 요리과정을 표현했다. 간결하면서도 요리과정이 잘 묘사해 쉽게 따라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특별한 팁이나 추억을 한 두 문장 넣어주는 것도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궁금한 것은 재료에 소금이 들어가는 거였다. 카레분말에는 이미 소금간이 다 돼 있어 물만으로 간을 조절하면 되는데 말이다.

이영채 작가의 ‘이북식 김치만두’의 경우 만들기 재료의 분량 표기가 안 돼 있어 이 책을 바탕으로 요리를 하는 사람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Nishi Shuku 작가의 복숭아넥타. 작가의 부모님이 과일가게를 했던 까닭에 매일 과일을 먹었고 또 과일로 만든 간식까지 먹은 호사를 누렸다니 부럽기까지 했다. 특별히 복숭아를 좋아하는 나는 책속의 복숭아 그림만 봐도 군침이 돌았다. 간식 혹은 후식으로 두고 먹으면 좋을 복숭아넥타, 올 여름에는 도전해 보고 싶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음식일지라도 나만의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다든지, 조리과정에 팁이 있는 쪽으로 메뉴를 선택해 요리책을 낸다면 독자의 반응이 더 뜨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주희유년기 기억을 되살려 만든 7인 7색 요리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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