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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희의 작가 산책] 시인 김남조의 ‘가난한 이름에게’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한성희의 작가 산책 – 시인 고형렬의 ‘일편시에 대하여’

모든 세상과 색이 파묻혀 어떤 움직임도 소리도 없었다. 세상은 사진리에서 그 끝까지가 고요, 고요였다. 공룡 청봉이라는 것들이 눈앞에서 잡힐 듯하였다. 후우 세게 입김을 불면 날아가버릴 듯이 작아져서 마치 산은 사진리에서 멀리로 내려다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그날 오후 이후 이때까지 설악이 그처럼 낮아지고 아름다운 적을 본 적이 없었는데 해가 지고도 한참을 설광 때문에 새벽 같았다. 발간

시인 유경환의 냉이꽃 따라가면

닭들 뛰고 염소 매애매 울고 사람들 빨래 걷고 저녁비 소나기 질 걸 모두 안다 금붕어처럼 술래잡기하는 아이들만 모르고 논다 놀꽃 구름무늬 속에빠진 밤꽃마을은 – 시 ‘밤꽃마을 그리고 꿈’ – 중에서 이 작품 속의 마을은 부천 원미동을 그린 것입니다. 그 시절 원미동은 집 몇 채가 듬성듬성 있는 시골이었지요. 버스가 신작로를 달리면 뽀얀 먼지가 안개처럼 내려 앉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