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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강릉 #22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는 주인장이 만들어내는 파이, ‘테레사‘s 파이’

명주다락 사장님의 소개가 없었다면
아마도 이곳은 영영 몰랐을 곳인지도 모른다.
시내에 나갈 일이 있을 때 늘 지나다니는 동선에 위치한 곳인데도 소개받기 전까진 몰랐었다.
건물 안쪽에 쑥 들어가 있는 곳이라 도로 쪽에 입간판을 따로 세워두긴 했지만
선뜻 들어가기엔 좀 음침해 보이는 곳에 있어 사전 정보 없이는 가기가 쉽지 않다.

디저트 카페인 ‘테레사‘s 파이’는 할머니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이다.
레몬향이 가득 느껴지는 이곳의 마들렌이 너무 맛있다며
명주다락 사장님이 테레사 사장님께 선물 받은 마들렌을 내게 맛보라며 주셨는데 맛이 꽤 괜찮았었다. 이곳의 메뉴들도 아마 다 맛있을 거라며 추천해주셨는데
다만 말씀하시는 걸 아주 많이 좋아하셔서 가게 되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셔야 할꺼라는 조언도 웃으며 덧붙여주셨다.

카페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디저트 카페이니 뭔가 더 기대가 되어
궁금한 마음에 소개받고 며칠 지나지 않아 가보았다.
기대감을 갖고 오긴 했으나, 구석진 곳에 있어서 들어가는 입구부터 문열기가 망설여지긴 했다. 불은 켜져있지만 영업은 하는건지 알 수 없는 인기척도 없는 조용한 분위기에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용기내어 들어갔다.

손님은 아무도 없었고, 주방쪽에서는 베이킹 하고 계시는 듯한 소리와 함께 통화하고 계시는 듯한 사장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동 거품기 소리가 계속 들려서 잠깐이라도 소리가 멎으면 인기척을 내려고 타이밍만 찾고 있던 차에 용케도 사장님이 손님이 왔다는 걸 감지해주셨다.

동화 속에서 수프를 끓이고 있거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할머니가 연상되는, 첫 인상의 사장님. 나이에도 불구하고 소녀같은 분이셨다.
머랭을 치느라 누가 오는 줄도 몰랐다며 미안해하시며 나를 반겨주었다.

사장님께 파이 하나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무화과 파이를 권해주셔서 커피와 함께 주문했다.
정성스럽게 담겨나온 따뜻한 무화과 파이.
아…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을만큼…그 파이는 지금껏 먹어보지 못한 맛의 파이였다.
홈메이드 느낌이 나는 그리 달지도 않은 맛에 고소한 버터향에다 오독오독 씹히는 무화과씨가 들어간 필링의 맛이 특별한 매력이 있는 굉장히 고급스러운 맛의 파이였다.
커피와 함께 하면 더 없이 최고의 디저트였던 무화과 파이.
가족들 생일엔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평범한 케익을 사느니 여기서 홀케잌이나 홀파이를 사면 참 근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맛있다며 말씀드렸더니 대화의 물꼬를 틀 타이밍을 기다리고 계셨던 듯
아예 내 곁으로 오셔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꺼내놓으셨다.
이곳의 메뉴들은 미국에서 살던 시절에 집에서 만들어 먹던 미국가정식 파이들인데 최근에야 메뉴들을 다 정리했다며 메뉴판을 넘겨가며 거기에 있는 메뉴 하나하나를 내게 다 설명해주셨다.
이건 우리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파이.
이건 며느리 생일때 늘 선물해주는 케이크. 이건 손주들이 좋아하는 파이 등등…모든 메뉴에 사장님의 추억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레시피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유복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나 아버지의 남다른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온 사장님. 물질적으로 정서적으로 꽤나 풍요로운 가정에서 자라서 그런지 같은 세대에서 흔치 않은 추억들을 많이 갖고 계셨다. 결혼을 하면서도 변함없이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누리고는 살았지만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다는 사장님.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의 돌파구가 베이킹이셨고 지금 이렇게 자신의 가게를 만들고 이곳에서 요리하며 지내는 지금의 시간들이 당신 인생의 황금기같다고 하셨다.
요리하는 동안만큼은 나 자신을 찾는 것 같아 행복하고, 그렇게 만든 자신의 요리를 가족들이나 지인들이 맛있게 먹어줄 때가 너무나 즐겁다하셨다.
메뉴판에도 일일이 메뉴들에 대한 스토리나 재료들이 다 설명이 되어있는데, 이곳 파이의 특징이자 장점이라면 가족들에게 만들어줄 때와 똑같이 유기농이나 친환경이나 품이 많이 들어가는 원재료를 사용한다는 것.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파이의 가격이 재료에 대한 설명이나 과정들을 듣고 보면 금새 수긍이 될만큼 재료에 대한 소신과 원칙이 남다르다.

처음 방문한 그 날 내가 주문한 건 파이 한 조각이었는데, 맛보라며 이것저것 계속 내오시는 바람에 무려 세 조각을 먹었다.
이곳의 파이가 그리 달지는 않아도 그래도 파이다보니 혼자서 세 조각은 상당히 무리였는데, 다 못먹어도 괜찮다고 남기라고 하시며 그래도 맛은 봐야된다고 이것저것 내오시는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에서 엄마의 마음을 느꼈었다.
그 때먹은 무화과파이, 레몬타르트, 체리파이의 맛이 꽤 오랫동안 생각이 나서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해서 타지에서도 주문에 들어온다는 사장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었다.
이곳 파이가 먹고 싶고 생각날 때가 많았는데, 늘 다른 카페들도 가봐야하니 못가다가
한참만에야 다시 갔다.
그 때도 여전히 가게엔 손님이 없었다.
아직도 이곳은 누군가의 소개가 없으면 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란 게 못내 아쉽다.
회전율이 좋지 않다보니 그 날은 냉동실에 보관중이던 파이를 데워서 내주셨는데,
여전히 이곳만의 고급스러운 파이의 맛은 느껴졌지만,
방금 만들어낸 최고의 파이맛을 기억하던 내 미각엔 살짝 충족이 되지 못하는 듯했다.

그래서 사실 이 글을 쓰는 것도 조금은 망설여진다.
내 글을 읽고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파이 전문점인데 냉동실에서 꺼내오는 파이를 보게 된다면, 아무리 따뜻하게 데워져 나오더라도 좀 실망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곳의 파이나 케이크를 본연의 맛으로 즐기려면
홀사이즈로 미리 예약주문 하는 것.
생일케이크나 선물용으로 이곳의 파이나 케이크를 가져간다면 아마도 꽤나 특별하고 센스있는 선물이 될 것 같다.

평생의 시간들 중 파이를 굽고 있는 혼자만의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사장님이 만들어내는 이 곳의 특별한 파이들.
이 특별한 맛을 알아줄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갈 때마다 사람이 좀 많고 북적여서 언제든 갓 구워낸 파이들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

강릉에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 카페들이 참 많이 있긴 하지만,
젊은 열정과 패기와 자신감으로 만들어낸 그들과는 또 다른 깊이가 느껴지는 열정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새로운 시작을 하신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이곳.
오랜 세월과 연륜이 만들어낸 이곳의 홈메이드 디저트 맛은 어디서도 쉽게 만나볼 순 없을 듯하다.
운 좋게 갓 구운 파이를 맛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기를.
제대로된 파이 맛은 못봤더라도,
현재의 시간을 인생의 황금기라고 누구에게라도 자신있게 말하는 사장님을 보며
인생의 맛은 이런거구나 싶은 간접경험은 해볼 수 있으니.

이 현정카페인강릉 #22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는 주인장이 만들어내는 파이, ‘테레사‘s 파이’

카페인강릉#21 소박한 듯 하나, 기품있는 카페, ‘강문여행자거리’

또박또박 받아쓰기 공책에 연습한 글씨처럼,
풋풋하고 정감있게
강문여행자거리라고 써진 조그만 서브 간판.
독특한 매력을 풍기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유난히 내 눈에 들어온다.

흰색과 파란색으로 거칠게 페인트로 칠해진 외관.
담벼락에 낙서하듯
로스팅룸 외벽 울타리에 커피라고 써놓은 글씨와
투박하게 그려진 커피잔이
참 정감있어 보인다.

강문 바다가 먼발치로 보이는 곳에 있는
이 자그맣고 로컬 느낌 물씬 나는 카페는
한지 그림을 그리고 강의도 하고 계시는 한지작가님이 운영하는 곳이다.

한지로 어떻게 이런 표현이 가능할까 싶을 만큼
다채로운 한지 고유의 깊이 있는 색감과
물감이 구현할 수 없는 재질감과 입체감까지 표현되는
한지 그림을 그리고 계시는 작가님.
한지 그림을 작가님께 잠깐이나마 배운적이 있어 내게는 선생님이신데,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한지수업을 듣다가 초급반만 겨우 마무리하고 포기했지만
한지를 만지작거리며 한지그림에 열중하던 그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한지그림에 열중하다보면,
분주한 일상은 잠시 잊게되고
한지를 만지고 찢고 붙이고 하느라 오롯이 그림에만 집중해서
복잡한 마음이 정리되는
나만의 힐링타임이었었는데,

이곳에 오면
한지 수업을 할  때의 그 느낌과 오버랩되어
그 때의 그 고즈넉한 평화로움이
‘강문여행자거리’에서 다시 한번 느껴진다.

이곳을 찾는 이들도 대개는 조용조용 대화를 나누는 모습일 때가 많았는데,
손님들도 참 카페에 어울리는 분들이 찾아오시는 구나 하고 느낄때가 많았다.

카페거리 안목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그래도 강문이다보니 주변에 카페들도 많은데
굳이 이 작고 소박한 카페를 찾아오신 걸 보면
이미 이 카페의 팬이거나
아니면 팬이 될 가능성이 다분한 분들이 방문을 하게 되는 듯하다.

한지 그림을 그리시는 선생님이지만,
커피도 한지만큼 전문적으로 해오신 선생님.
한지 수업을 하러갈때마다
수업준비와 진행만 해도 바쁘실텐데
손수 핸드드립으로 내려주시던 커피맛과 향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여전하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위해 내려주는 그 커피의 맛은 어쩐지 더 남다르게 느껴졌었는데…
그때처럼 이곳의 커피는 어쩐지 한결 더 깊이 있는 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카페 내부에는 여러 한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벽에 걸린 그림들은 한지로 그린 그림이라고 먼저 얘기를 듣지 않으면
한지 작품이란 걸 쉽사리 알아차리기 힘들만큼
놀라운 표현력과 색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곳곳헤 생활소품으로 사용가능한 다양한 공예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한지수업 초급단계 언저리를 잠시 맴돌다 만 처지이긴 하지만,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갔을지를 짐작하기에
더욱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작품들.
직접 로스팅해서 신선하고 깊이있는 맛의 커피들과
이 오랜 시간과 노력이 담긴 작품들이
어쩐지 맥이 닿아있는 것 같다.

같은 카페라도
누가 커피를 내려주고 있느냐에 따라 참 느낌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곳은 사장님의 우아한 품격이
커피맛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가면
창문너머로 강문바다가 보이고
바다만큼이나 깊이가 느껴지는 하늘도 보인다.
바다가 통유리창으로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카페들에서 느껴지는 그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의 뷰다.
작은 창의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먼발치 바다를 넌지시 내다보면
고요히 상념에 젖게 되기도 하는 이곳.

여러 개성있는 카페들이 강릉에 참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한층 더 특별함을 지닌 이 카페,
강문여행자거리라는 그 이름에 어울리는,
문득 강릉에 여행왔다가 이곳을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가게 되는 여행자가 있다면
그야말로 소확행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로컬의 소박함과 더불어 특별한 기품이 느껴지는 이곳만의 감성을 느끼며
커피 한잔 하는 행운을 한 번 누려볼 수 있기를.

이 현정카페인강릉#21 소박한 듯 하나, 기품있는 카페, ‘강문여행자거리’

카페인강릉 #20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이 있는 앤틱카페, ‘카멜카페’

한참 생각했다.
어감이 예쁘긴 하지만…
왜 이름을 ‘카멜’이라 지었을까…
낙타랑 카페는 그다지 어울려보이지 않는 조합이긴 한데
내가 모르는 무슨 심오한 의미라도 숨겨져 있나 싶어서
그 의도가 참 궁금했었다.

나중에 알고나니
그 의도를 추측하느라 잠시나마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할만큼
이유는 단순했다.
정원이 있는 카페이다 보니
카페 이름에 정원을 꼭 넣고 싶었는데
영어는 너무 흔해서 좀 특별해 보이는 다른 나라 말을 찾다가
히브리어로 카멜이라는 단어를 찾으셨다고.
그래서 붙여진 이름,
낙타카페가 아니라 정원카페라는 뜻의 카멜카페.

카멜카페는
나도 그곳에 커피 마시러 가긴 하지만,
찾아가다보면 도대체 누가 여기까지 와서 커피를 마실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올라오는…
누가 찾아올 줄 알고 여기에다 카페를 차리셨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그런 곳에 위치하고 있다.
새로 포장된 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꼬불꼬불 길을 따라가다보면
딱 펜션 입지로 적합하다 싶은 곳에 위치한 카멜카페.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일단 도착하는 순간
탄성이 터져나오는 것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에게서 나오는
일관된 반응이다.
그렇게 감탄사부터 나오게 만드는 것은
카페 바로 앞에 펼쳐진 멋진 경관때문인데,
먼길 수고롭지만 정말 이곳에 오길 잘했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아름다운 죽헌저수지가
나지막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나도 모르게 커피를 마시러 왔다는 원래의 목적은 잊은채
한참을 넋놓고 보고 있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자연이 주는 선물앞에
접근성의 불편함은 도착한 순간 이내 잊고 만다.
커피도 마셔보기 전에 이 카페에 반한게 만든 멋진 뷰를
눈에 담아두고
안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기대감을 가득안고 카페로 들어가면,
높은 천장과 벽돌로 마감된 내부가
이국적인 느낌으로 먼저 다가온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나오는 카운터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가니…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는 아치형의 큰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입구의 어둑어둑한 분위기로는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멋진 채광이다.
하긴 이렇게 멋진 뷰를 갖고 있는 카페에서
창을 평범하게 낼 수는 없을 터였다.

햇살이 카페 안으로 쑥 들어와 이 곳의 빈티지한 테이블 위로 내리쬔다.
추운 날씨에 첫 방문을 했었는데
천장이 높아서 다소 썰렁했을지도 모를 공간이
햇살 때문에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찬찬히 둘러보니 이 분위기엔 꼭 있어야될듯한,
숨길 수 없는 멋진 존재감이 느껴지는 벽난로도 있고
이곳저곳의 빈티지한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빈티지나 앤틱 취향의 컨셉의 카페들이 많긴 하나
아무런 질서나 맥락없이 빈티지다 싶으면 죄다 모아놓은 것 같은
카페들이 있는 반면
이곳은 과하거나 복잡한 느낌없이
앤틱조명이나 빈티지한 테이블과 소품들이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져
감각적면서도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마음에 든건 곳곳에 있는 빈티지 소품들과 어우러진 화초들인데,
내가 좋아하는 식물만 골라 갖다놓은듯하다.
햇살아래 놓여진 꽃들을 보니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이곳의 커피는 맛있었다.
멋진 뷰를 감상하며 햇살아래 마시는 커피라 그런지 더 특별하고 맛있게 느껴진다.
갈때마다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에 가서
거의 전세내듯 이 공간을 누려왔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은 시간에 가니
높은 천장때문인지 주변손님들의 소리가 에코까지 더해져 크게 들리는 기분이라
다소 시끄럽게 느껴지는 그런 아쉬움을 빼고는
이곳의 커피,
이곳의 브런치,
무엇보다 이곳의 아름다운 뷰는
또 다시 이곳으로 오게할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조용히 차분하게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는 곳,카멜카페.

잔디밭으로 사장님이 꾸며 놓은 그 정원만이 아니라,
어쩌면 저 아름다운 저수지의 풍광까지도
이 카페의 정원처럼 느껴지게 하는 곳, 카멜카페.
지나가다 우연히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작정하고 가야 갈 수 있는 곳이다보니
첫 방문자라도 어느정도 팬심과 기대감은 갖고 가게 마련인데,
그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뀐 경우는 거의 없을 듯하다.

찾아가는 잠깐의 수고로움을 감수하면
단방에 소풍이라도 떠나온것처럼 기분전환이 되는 이곳.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과 커피의 그윽함을
반짝이는 햇살아래서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카페를 권한다.

이 현정카페인강릉 #20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이 있는 앤틱카페, ‘카멜카페’

카페인 강릉 #19 우아함의 미학, ‘테라로사커피공장’

테라로사에 대한 글을 쓰려니…
너무 많이 먹어서 체한 것처럼…
인터뷰때 듣게 된 테라로사의 깊고 넓은 수많은 이야기들로 인해
뇌에도 과부하가 걸려
좀처럼 써지지가 않았다.

쓰고 싶은 이야기들은 많은데, 어디서부터 풀어내야할지 모르겠는
그 부담감에…
눈내리던 3월에 간 테라로사 이야기를
이제서야 써내려가고 있다.

붉은 땅이라는 뜻의 테라로사.
커피가 잘 자라는 비옥한 땅을 뜻한다 했다.
붉은 흙의 이미지가 그대로 느껴지는 이곳의 붉은 벽돌들.
붉은 벽을 배경삼아 하얗게 내리는 눈을 보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3월의 그 날과는 상당히 시간차가 있음에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인터뷰 내용들을 곱씹어보노라니
잿빛 하늘이 차분하게 떨구어내던 눈송이를
하나하나 풍경처럼 담아내고 있던
그날의 테라로사가 어쩐지 내 눈앞에 선연히 보이는 듯하다.
카페 창가자리에 앉아 오랫동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언제나 사람 붐비는 테라로사에서
한적함이라는 흔치 않는 분위기를 느끼며
새로 바뀐 테라로사 커피공장을 처음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돌이켜보니 정말 행운이었다.

테라로사…
강릉으로 이사와서 처음 가 본 카페가 구정에 있는 테라로사 본점이었다.
바다말고는 딱히 볼 게 없다 생각한 이곳에 와서
탁월한 자연경관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가볼만한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커지던 차에
강릉에서 꽤 유명한 카페라며 남편이 데려가 준 곳.

분명 강릉에 위치해 있지만 강릉과는 다른…
그저 딴세상 같았던 이 곳..
그날의 테라로사의 분위기와 음악과 느낌들이
아직도 고스란히 떠올려질만큼
예전이나 지금이나 테라로사에는 테라로사만의 독보적인 아우라가 있는듯 하다.

테라로사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놓은 이정표가 보이는 즈음부터
이미 코끝가득 맴도는 커피 로스팅 향기,
입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퍼지는 빵굽는 냄새…
그리고 생각보다 무척이나 작고 좁은 출입문을 삐그덕 열자마자
어둑한 조명에 배경처럼 낮게 흐르던 조용한 음악…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
품격있게 손님들을 응대하는 직원들의 태도,
곳곳에 꼭 있어야 할 자리에 놓여진 아름다운 꽃들….
정말 스페셜하게 느껴지던 이곳의 스페셜티커피.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한순간에 힐링되던 그 날의 기억이 내 속에 여전히 남아있다.
이젠 그 곳은 추억의 공간이 되었고

본점은 상상 그 이상의 규모로 작년에 새단장을 했는데,
사람 미어터진다는 소리에 가볼 엄두도 못내고 있다가
인터뷰가 잡히고서야 비로소 처음 가보게 되었다.

가히 규모는 듣던대로 어마어마하리만큼 웅장했다.
우와 하고 입이 떡벌어지게 만드는 거대한 공간감.
새로 리뉴얼된 테라로사커피공장의 첫인상은 카페라기보다는
마치 뮤지엄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도 전혀 압도당하지 않을만큼
일층 중앙에 배치되어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엄청난 크기의 빈티지한 철제테이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테라로사의 아이덴티티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는데
고풍스럽고도 굉장히 세련된 느낌에다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이곳의 가구와 소품들 대부분은
대표님이 직접 해외를 다니며 발품을 팔아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늘 테라로사의 독특한 소품들의 출처가 궁금했었는데…
역시나 그렇구나 싶었다.

실내이지만 앉아있으면
어떤지 잔잔히 흐르는 강변 둔턱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만들어진 좌석.
테라로사스러운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스팟이다 싶었다.
곳곳의 아름다운 소품들과 함께 시선을 끄는 것은
멋스러운 테이블 곳곳에 놓여있는 화병들인데,
사실 테라로사를 테라로사 답게 만들어주는
여러 요소들 가운데 특히나 이 생화장식은
테라로사가 이곳을 찾은 고객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그 ‘우아함의 미학’이
아주 잘 담겨있는 포인트로 느껴진다.
길어야 일주일 가는 생화장식이 누군가에게는 사치스럽게 보일수도 있고,
생화와는 구별이 안될만큼 조화들도 많지만,
아무리 비슷해도 생화만의 품격있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기는 어렵기에
굳이 비용을 들여서 매주 새로운 꽃으로 화병을 장식하는 테라로사.
작은 차이에서 이곳을 찾은 이들이 큰 감동을 느낀다는 것을 이미 잘 간파한 듯 했다.

강릉에 있는 테라로사의 모든 꽃장식들은
알고보니 내가 자주 가는 꽃가게에서 제작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테라로사의 디자인실장님이 고른 꽃들을 꽃가게 사장님이 디자인해서 꽃아주신다고 하신다.
손님들에게 눈에 띌 수도 있고 전혀 관심도 받지 못한채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아는 사람의 눈엔 그 모든 수고로운 과정들이 참 정성스럽게 느껴지고 남달라보인다.
과하지도 않고 초라하지도 않은 테라로사에 걸맞는 딱 적절한 느낌으로 톤다운된 색감의 조화가 아름다운 이곳의 플라워장식.
일부러 화병이 놓인 곳 근처에 앉고 싶을만큼 어느 테라로사 지점에 가건
나는 참 이 꽃들이 좋다.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테라로사의 창업자 김용덕 대표님은 마침 서울 테라로사포스코점 오픈 준비로 서울에 가 계신 까닭에
이현주 기획팀장님과 긴긴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이분의 이야기를 듣고있자니 테라로사에 대한 모든 질문엔
아주 단순한 질문에도 이미 준비된 답변지가 있는 것마냥 일목요연하고 디테일한 답변을 해주셔서 참 인상깊었다.
그만큼 그녀에겐 이곳이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테라로사에 뼈를 묻었다고 해도 될 만큼…
테라로사에 대한 모든 마인드와 철학을 대표님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듯 했다.

커피도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소신으로…
강릉..에서도 살짝 중심가와는 동떨어진 구정에 카페를 연 대표님.
구정이 아닌 곳에 위치한 테라로사 커피공장은 어쩐지 상상이 안될만큼
한적한 이곳의 주변환경이
테라로사와 너무나 잘 어울어져서
처음부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곳에 자리잡으셨나 했더니
사장님의 집이 이곳이셨다고.
카페 창업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결국은 최선이 된 듯 하다.
구정이 아닌 다른 곳에 위치한 테라로사 본점은 상상이 되지 않는 걸 보니.

어쨌든 처음부터 커피를 산업으로 만들려는 큰 그림을 그리며 출발부터 남달랐던 그는
스페셜티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절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스페셜티를 들여왔다.
우리나라에서보다는 해외에서 진가를 인정받고 계시는 김대표님.
원두 산지에서의 대표님의 아우라는 여기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이지만,
스페셜티 시장의 물꼬를 트고 고퀄리티의 원두를 저렴한 가격으로 보편화시킨
우리나라 커피 시장의 한 획을 그은 그의 공적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터.

팀장님의 표현에 따르면 대표님은 사업가의 기질과 예술가의 기질을 정확히 절반씩 가지고 계신 분이라고 하셨는데
은행원 출신이라 숫자에도 밝으실뿐더러
아버지가 항만설계를 하시던 분이셨는데, 그 아버지와 피를 물려받아 예술적 감각도 갖고 계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늘 대표님의 가방안에는 삼각자와 연필 그리고 드로잉북이 들어있다고 하시는데
냉철한 사업가의 면모뒤에 이런 예술적인 감성이 늘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참 놀랍기만 하다. 더군다나 테라로사의 모든 매장의 설계와 인테리어는 대표님이 일일이 다 직접 하신거라하니…
참 특별한 재능을 가지신 분이구나 싶다.

테라로사의 매장들은 크기도 획일화되어있지 않아서 작은 소규모 매장부터 구정에 있는 커피공장처럼 메가사이즈의 매장도 있는데…어느 곳이나
다 대표님의 머리와 설계되고 직접 발품팔아 구매한 소품들로 채워졌다.
그래서인지 어느 공간에 가든 획일화되진 않았으나 동일한 테라로사만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진다.

테라로사는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고
직원들의 일에 대한 만족감도 꽤 높은 편이라고 한다.
직원 교육이나 대우면에서도 고객들을 대하는 그 마인드만큼이나
테라로사스타일로 대하는 법이 있는 듯해 보였다.

직원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지점은 제주지점이라고 하는데
감귤농장안에 위치하고 있다는 제주지점…
상상만으로도 그림처럼 느껴지고 힐링이 되는 듯한 그 곳…
테라로사 제주지점때문에라도 제주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들 정도인데,
제주라는 관광지 그 자체가 주는 아우라를 뛰어넘는 듯한
테라로사만의 이 특별한 아우라.
공간 그 자체가 주는 매력이 어디까지일지…
그 최고치를 경험할수 있는 곳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처음 테라로사를 시작할 때에 꿈꿔왔던 일들을
대부분 이루신 것 같은데…
아직도 대표님께 하고 싶은 일들이 남아있느냐고 조심스레 여쭤봤더니
프랑스에 지점을 내보는 것이 꿈이라고 하신다.
프랑스라니!
테라로사의 아이덴티티와 느낌만으로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프랑스에
테라로사가 생긴다면…
상상만해도 넘 멋지고 근사한 일이 될 듯하다.
꿈꾸고 계획한대로 지금까지 차곡차곳 이루어가고 계신 모습을 보니
프랑스에서 테라로사를 만날날도 그리 요원한 일만은 아닐 듯하다.

그곳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테라로사만의 아우라로
많은 이들을 매료시킬 날이 고대한다.
낙엽지는 어느 가을날 샹송과 함께
테라로사 파리지점에서의 커피 한 잔…
아마도 버킷리스트가 될 듯 하다.
나뿐만 아니라 테라로사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이 현정카페인 강릉 #19 우아함의 미학, ‘테라로사커피공장’

카페인 강릉 #18 바다와 하늘이 그림처럼 걸려있는 곳,’키크러스’

키크러스.
처음엔 내가 모르는 그리스신화의 나오는 신의 이름인가 했다.
입안에서 맴도는 소리가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한번 더 발음해보게 만드는 독특한 이름.
키크러스.
키큰 자작나무를 연상하며 떠오르는 소리로 만들어낸 이름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3층으로 된 카페인데 정면이 키큰 자작나무처럼..2층높이까지 길쭉한 창문으로 되어있다.
길쭉한 통창문 덕분에
카페안에서 밖을 보면 바다와 하늘이 한눈에 담긴다.
그 바다와 하늘이 이 카페만의 인테리어라도 되는 것처럼.
통창문의 프레임안에 그림처럼 바다와 하늘이 담겨있다.
커피까지 마시지 않아도
앉아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다..좋다..너무 좋다…라는 말을 수십번은 하게되는 곳.
어색한 사이끼리 와서 앉아있다가도
뷰 때문에 그 어색함이 한결 진척이 될 것만 같은.
정말이지 괜찮은 그 곳.
뷰만으로도 기대이상인데,
아메리카노마저 맛있다.
기본이 투샷이어서 진하다.
강릉은 어딜 가나 커피맛은 웬만큼은 기본이상은 되기 때문에
카페마다 차별화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곳은 연탄빵을 비롯한 직접 만든 빵들과 샌드위치 등 디저트로 유명하다.
내가 이곳에서 즐겨먹는 것은
에그베이컨 샌드위치.
잉글리쉬 머핀의 그 쫀득한 식감에
훈제향 가득한 베이컨,신선한 채소들,
바질향이 살짝 느껴지는
과하지 않은 드레싱이 들어간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맛의 샌드위치.
11시 이전에 가면 투샷아메리카노와 함께 이 멋진 샌드위치를 브런치 할인으로
6,500원에 먹을수 있다.
바다보며, 하늘보며…게다가 너무나 고급진 브런치를 그토록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사장님 덕분에
이곳은 나의 페이보릿 카페 중 하나가 되었다.
비가 오는 날엔 잿빛하늘, 잿빛 바다를 그윽한 커피향과 함께 코앞에서 느끼게 되니 좋고
햇빛 쨍한 날엔 코발트빛 바다…바다와의 경계가 모호하게 그라데이션 된 하늘빛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바라볼 수 있어 너무 좋은 이곳.
저절로 그림 그리고 싶게 만드는 곳.

강릉에 산다는 것…
때론 살짝 아쉬울때도 있지만,
힘들이지 않고…굳이 맘먹지 않고도
생각나면 아무 때나
이런 곳에서 커피 한 잔 할 수 있다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모든 아쉬움들을 다 덮고도 남는다.
고맙다. 강릉.
고맙다. 키크러스.

 

****정정할 부분들이 있어 덧붙입니다.

지난주에 오랜만에 키크러스에 가보니 브런치 세트 할인은 메뉴자체가 없어진지 몇달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분위기나 커피맛이나 나오는 음식들이 휴가시즌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제가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할때와는 많이 달라져있어서 많이…아주 많이 아쉬웠습니다.

지난번 어슬렁강릉때 브런치 드시라고 추천까지 해드렸었는데

추천한게 후회될 만큼이었어요.^^;

더 디테일하게 말씀안드려도 충분히 잘 전달되었으리라 믿구요…

정확한 정보 전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 현정카페인 강릉 #18 바다와 하늘이 그림처럼 걸려있는 곳,’키크러스’

카페인 강릉 #17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낭만있는 카페 ‘커피포트’

적절한 의성어를 못찾겠다.

2층에 있는 카페로 가기위해
예외없이 거쳐야가야 하는 나무계단에서 나는 소리.
참 듣기 좋다.
손님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센서라도 되는 것처럼
경쾌하게 들리는 계단 밟는 소리가
들어서는 입구부터 왠지모르게 감성을 자극한다.

<커피포트>는 주택을 개조한 카페다.
이곳이 한때는 주택이었음을 고스란히 알려주는
내부의 가정집스러운 구조가 참 정겹다.
오래되고 손때묻은 창틀과 천장…
그리고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타일벽면과 마루바닥을
보고있노라면
전혀 다른 구조의 집이었음에도
이상하리만큼 동질감이 느껴져
마치 고향집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
어린 시절이 떠올라 마음이 아련해지기도 한다.

구석구석 소품하나하나마다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묻어나는 이곳은
재작년부터인지.. 새롭게 재조명 되고 있는
강릉의 옛 시가지 명주동 한적한 골목길,
그러나 다양한 카페들이 들어서 있어 명주동의 메인 스트리트라고 해도 됨직한
골목길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어쩐지 문인 느낌이 나는…말수가 적고, 차분한 인상의 남자 사장님이 운영하고 계신다.
다른 카페들은 사장님들과 꽤 많은 대화들을 나누고 작업했었는데…
이곳은…뭔가 내가 말을 걸면
방해가 될 것만 같은 느낌에
조용히 커피만 마시다 왔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혼자서 커피마시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테이블 배치가 적절하게 되어있고
매장내의 흐르는 차분한 음악들과 따뜻한 느낌의 조명은
이 카페에 더욱 오래 머물고 싶게 만든다.

어떤 종류라도 다 좋아하니 추천해주실만한 커피가 있냐고 여쭤봤더니
로스팅한지 며칠 안되서 신선하다며 케냐aa를 권해주셨다.
카페로 오기 전, 집에서 내려서 마신 커피가 마침 케냐 aa였는데,
같은 품종이 맞았었나 싶을만큼…
앤틱잔에 담겨나오는 케냐aa의 맛이 집에서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쌉싸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커피맛.
테이블에 깔려진 클로셰와 아주 잘 어울리는 앤틱잔에 담겨나오니
어쩐지 더 품격있는 맛이 느껴진다.

디저트 하나 없이 커피만 한 잔시켜 혼자서 오래두고 마셨는데..
뭐랄까…그 시간이 참 풍성하게 느껴지는 기분이랄까.
커피와 함께 공간자체가 주는 왠지 모를 위로가 느껴지는 이곳.
굳이 바다 보이는 풍경 아니라도
명주동 예쁜 카페들이 테이블 옆 작은 창으로 그림처럼 내다보이는
이 카페의 풍경이 나는 참 좋다.

아련한 추억과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이곳 명주동의 그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카페<커피포트>.
20세기의 감성을
강릉에서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곳을 빼놓으면 서운할 듯하다.

나무계단 소리를 들으며 카페 문을 여는 순간,
세월의 흐름을 비껴간
아니,세월의 흐름을 되돌린듯한
고요하고 멋진 공간속에 있는 나 자신을
만나볼 수 있을 터이다.
그 낭만적인 경험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곳에서 기꺼이 신선한 핸드드립 커피 한잔하시길 권한다.

이 현정카페인 강릉 #17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낭만있는 카페 ‘커피포트’

카페인 강릉#16 인생버거를 만날 수 있는 카페,’하버그릴’

모든 것이 뭔가가 살짝은 언발란스했다, 이곳의 첫인상은.
이국적인 컨셉 같으면서도…
완벽하게 컨셉을 소화해내지 못한 그 소박함에
오히려 친근감이 느껴지던 이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에그치즈버거는 정말 탁월하다.
강릉에서 내가 가본 수제버거 가게는 비록 몇 군데 되지 않긴 하나…
그래도 나름 강릉에서는 유명한 곳들이었는데…
그중에서 이곳의 햄버거는
개인 취향이긴 하나,
단연 최고인 듯 싶다.

강문 바다가 보이는 소박한 카페, 하버그릴.
같은 라인에 아메리카노를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핫도그 류를 판매하거나 하는 등의
컨셉이 비슷한 작은 규모의 카페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다보니
콕찝어 선택당하기 쉽지 않은 위치이긴 하나,
메뉴판글씨체에서 느껴지는 어딘가 모르게 풍기는 맛집 포쓰에 이끌려
처음 들어가보게 된 이 곳.

카페이긴 하나
주력 메뉴가 따로 있다보니
원두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사장님의 설명이 있긴 했었으나,
내 개인적인 취향에는 살짝 아쉬움이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그 약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자주 찾아올 만큼
수제버거와 핫도그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햄버거 먹을 때 내가 제일 예민하게 생각하는 건 빵순이다보니 아무래도 빵맛인데…
이곳의 햄버거 빵은 그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고급스러운 맛이 참 일품이다.
핫도그와 여러 버거들 중 제일 좋아하는 건 에그치즈버거인데…
무엇보다 에그와 치즈의 그 환상적인 조화와 더불어
짜지 않은 소스와 느끼하지 않은 적당한 두께의 패티가 어우러진 그 맛은…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들이 내어놓은 프리미엄 버거가 아무리 그럴듯하다해도
흉내낼 수 없는 대체불가능한 맛이 느껴진다.

유명쉐프들에게 요리의 비결이 뭐냐고 물으면 좋은 재료를 써서라는
너무나 교과서적이고 싱거운 대답에 아무런 감흥이 없어진지 오래이건만,
버거가 어떻게 이렇게 맛있냐는 나의 칭찬에 덧붙여주신
이 곳 예쁜 사장님의 건강한 재료만 쓴다는 그 자부심 가득한 설명은
왠지 처음 듣는 새로운 비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꽤 신선하고 진정성 있게 들렸다.

이곳의 버거맛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건지
갈때마다 바쁘셔서 인터뷰조차도 아직 제대로 해보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인터뷰할 짬은 도무지 낼 수 없을 만큼
주변의 줄서서 먹는 유명한 수제버거집 만큼이나 입소문이 났으면 좋겠다.

솔직히 정말 괜찮다 싶은 맛집을 만나면 나만 알았음 좋겠고,
더 이상은 소문안났음 좋겠다는 마음도 들기는 하는데…
이곳도 그런 마음이 앞서기는 하나
그래도 부디..제대로 입소문 나기를 바래본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생버거 만날 기회는 주어야 하니까 말이다.

확트인 바다전망은 아니지만
창가로 내다보면
소박하고 정겨운 강문의 모습과
멀리 보여도 존재감 확연한
푸르디 푸른 바다와
그리고 언제나 그 바다와 깔맞춤을 하고서는
그라데이션되어 조화를 이루는 하늘이
그림처럼 보이는 이 카페.

모던하거나 트랜디한 느낌은 없어도
이곳 강릉 바다만의 ..로컬의 느낌의 물씬 느껴지는
느낌있는 카페. 하버그릴.

이 무더운 여름…
강릉 바다에 놀러왔다면
화려하고 유명세 떨치고 있는 많고 많은 카페들 가운데
소박하나 보석같은 이곳을 부디 찾아내어,
인생버거와 함께
강릉 로컬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기를.

이 현정카페인 강릉#16 인생버거를 만날 수 있는 카페,’하버그릴’

카페인강릉#15 개성있는 사람이 만든 개성있는 카페, ‘구공커피’

구공커피.
카페이름에서 어딘가모를 고집스러움이 느껴졌었다.
커피가 가장 맛있게 내려진다는
물의 온도 90도.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비교적 커피 입문 초창기에 접하게되는 기본정보이긴 한데,
그 기본과 상식을 전면에 내세운 카페 이름에서
기본에 충실하고자 하는 사장님의 커피철학을..
카페에 가보기 전부터
막연하게나마 짐작하고 있었다.

고집스런 철학이 내비쳐지는 카페 이름때문에
나이가 좀 있으신 분이 운영하는 카페가 아닐까 싶은 편견과 함께
여름 기운이 느껴지는 늦은 봄날
첫 방문을 했었다.

내 짐작과 달리
사장님은 젊은 분이셨다.
실제나이보다 한참 어려보이는 외모를 최대한 감추려고 노력한 흔적인가 싶은
커피장인의 면모를 보여주는듯한 멋지게 기른 콧수염과
어린아이같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언발란스함이
참 인상적이었던 사장님.

덥게 느껴지던 봄날씨여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었는데,
시각적으로 시원해보이기 짝이 없는,
컵표면에 이슬이 잔뜩 맺힌채 스테인레스잔에 담겨나오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보면서
커피맛이라는 ‘본질’만큼이나 중요한듯 느껴지는
플레이팅이라는 ‘형식’의 가치를 새삼 깨달으며..
마셔보기도 전에 이 집 커피가 꽤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잔 때문에 한층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한모금 마셔보니..
역시나…
맛있다는 감탄사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혼자서 간 까닭에
이 맛있는 맛을 함께 공유할 사람이 없어 아쉽구나 싶을만큼
참 진하고 신선한 커피였다.

게다가 함께 서비스로 곁들여 나오는 미니머핀마저도
따로 주문해서 더먹을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꽤 괜찮은 맛이어서
21세기 우리말 중 가장 슬픈 단어라고 누군가가 정의한 ‘가성비’.
로 따지자면 그야말로 최고인듯 싶었다.

가성비 대박인 이 카페를 놓칠 순 없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재방문한 것 같다.

너무 괜찮았던 첫 방문의 아이스아메리카노의 기억 때문에
그날도 같은 걸로 주문을 하고는,
그림을 그리다보니 너무 일찍 다 마셔버려서
혹시나 싶어 리필이 되냐고 여쭤봤다.
뜬금없는 요청에 사장님의 얼굴에 순간 당황한 기색이 스치는가 싶더니,
무리한 요청을 한 손님의 민망함을 배려하신듯
이내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마치 원래 리필이 되는것처럼 리필된다고 말씀해주셨다.
요즘 리필해주는 카페가 어디있다고
어디서도 꺼내보지 않았던 그런 요구를 했는지 나자신도 모를 일이다.
금새 상황파악하고 다소 민망해진 나는
새로 주문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도
극구 괜찮다고하시며 한잔 가득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특별히 리필해주셨다.

안그래도 커피값도 다른데보다 싼데
이런 서비스를 받고보니 죄송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사장님의 그 서비스마인드와 배려심에
적잖히 감동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사장님은 이 집 커피를 너무 맛있어하시는 손님들을 만나면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손님에게도
핸드드립 커피로 서비스를 더 내주실만큼
자신의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그것을 알아주는 손님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분이셨다.

어쨌든 그날의 기억은 꽤나 강렬하게 내 마음속에 남아있어서
늘 이 카페에 올때마다 뭔가 빚진 마음이 들곤 했었는데…
이렇게 그림 한 장 공들여 그리고 나니
그날 진 마음의 빚을 갚은 듯해서 이제야 좀 홀가분해진 기분이다.

방문할때마다 오는 손님들 한분 한분을 대하는 친절한 응대가 참 인상적이었던 사장님.
포남동 주택가에 위치한 카페인데도 계속 드나드는 손님들이 많아서
통 이야기나눌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몇마디 간신히 나눌 기회를 얻었다.

일부러 나이 들어보이게 하려고 수염을 기르시는건가 했더니
그저 개성의 표현이라고 하신다.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이 있는 개성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평소 지론도 덧붙여주시면서.

지금이야…구공커피가 다른 곳에 위치에 있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지만
처음보면 누가봐도 카페가 있을 자리는 아닌듯해 보이는
포남동 주택가에 카페를 차린 이유가 정말 궁금했다.
의외로 이유는 간단했는데,
그곳이 집이어서 2층은 주거용으로 사용중이고, 1층은 카페로 개조한거라 하신다.
엄밀히 말해 개조라기 보다는 설계와 건축,인테리어,익스테리어 모두다 사장님 손으로 손수 하신거라고 하셨는데
반드시 건축장비가 있어야만 하는 몇몇 과정을 제외하고는
모든 걸 일일이 직접 사장님 손으로 만든 카페라고 하셨다.
심지어 카페 내부의 소품 하나하나까지도 일일이 제작하셨다고.
카페 어느 곳 하나 사장님의 땀과 노력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나하나 본인의 아이디어와 의도를 담아 만들었기에
소품 하나하나에도 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었다.

덕분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독특한 카페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굳이 뭐하러 그렇게까지 힘들게 오랜 시간 공들여 카페를 만드셨나 싶었는데
본인이 직접 만든 카페를 차리는게 로망이셨다고.

알고보니 동안외모와는 달리
꽤 오랜 시간 서울에서 규모있는 커피업체에 몸담아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 바리스타이고, 컨설턴트셨다.
또한 각종 대회 수상경력에 꽤 잘나가는 바리스타로 지내시다가
본능적인 고향으로의 회귀본능에 의해 강릉으로 컴백한지 삼년째.
알고보니 루프탑으로 유명한 안목카페거리의 ‘ㅂ’ 카페를 오픈시킨 장본인이셨다.
‘ㅂ’ 카페 외에도 강릉에 있는 여러 카페들의
메뉴컨설팅부터 직원 교육까지 늘 다른 카페를 잘 오픈시키는 일들을 해오다
남의 카페를 차려주는 일만 하지말고
나만의 카페를 해보고 싶은 오랜 꿈을 실현시켜보고 싶어 만들게된 카페, 구공커피.

돈을 벌 목적이었으면 애초에 그 위치에 차리진 않았을거라 했다.
자신만의 공간, 자신만의 그라운드에서
사람들이 오가고 커피를 즐기고
또 그 커피 덕분에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들 중에서 또 특별한 관계들을 만들어가는
그 모든 과정들에 더 큰 의미를 두고 계신 듯 했다.
모든 메뉴의 단가들이 다른 카페들의 비해 저렴한 이유도
사장님이 취할 수 있는 수익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오시는 손님들과 그 유익을 함께 나누고 싶은 의도에서라고.
자신의 이윤을 조금 줄이는 대신
사람을 좀 더 얻고 싶다고 하신다.
손해보면서 장사할 수는 없는 거겠지만,
이윤은 최소한으로 하면서 자신만의 이 공간,
사장님의 표현에 의하면
자신의 ‘놀이터’에 놀러오는 사람들과 함께 커피를 즐기고 싶어하는 그 마음.
젊은 사장님이 어디서 그런 여유로운 꿈을 꾸게 된건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막연한 꿈이 아니라, 본인이 바라던 바를 이미 지금 현실에서 실현하고 있으니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쉬는 날도 없이 카페에만 매달려 지내오다
최근에 드디어 휴무일을 정하게 되셨다는 사장님.
그 쉬는 날 마저도 강릉에 있는 카페들 투어다니시느라 바쁜 사장님.
sns에 업로드되는 카페 사진들을 보며
강릉의 핫한 카페들의 정보들을 얻는 재미가 쏠쏠하기까지 하다.

쉬는 날마저도 커피 생각으로 가득한 사장님께
앞으로 어떤 카페로 만들어가고 싶냐고 여쭤보았다.
돌아온 대답은
그저 지금처럼…
사장님만의 공간이자 놀이터인 이 카페에서
커피를 매개체로 사람들을 얻는 지금의 이 모습 그대로
계속 살고 싶다 하신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살고 싶다는 이야기.

현재의 삶에 최선으로 살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그 고백.
그 고백만으로도
구공커피 사장님의 카페에 대한 진정성을 짐작해본다.

카페가 넘쳐나는 강릉이지만,
이런 남다른 마인드를 가지고 운영하는 카페에 오게 되면
홍수속에서 마실물을 찾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꽤 신선한 물을 찾은 기분이 든다.

그래도 사업하시는 분인데
이렇게 순수해도 될까 싶을만큼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인드로 카페를 운영하고 계신
구공커피 사장님.
주택가에 뜬근없이 등장한 카페이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보니
나만 사장님의 그런 마음을 눈치챈건 아닌듯 싶다.
다행이다.
아직 진심은 통하는 세상이어서.

이곳의 꽤 괜찮은 커피맛 그리고
그보다 더 괜찮은 사장님의 마인드.
이 무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나누고 베풀 줄 아는 시원시원한 구공커피 사장님의
카페 철학을
부디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이 현정카페인강릉#15 개성있는 사람이 만든 개성있는 카페, ‘구공커피’

카페인 강릉 #14 티타임의 격이 달라지는 카페, ‘리얼 되고픈 공갈타샤’

순간 일시정지되는듯했다.
카페 외부 출입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눈앞에 나타난 내부 출입문의
멋진 색깔에
나도 모르게
잠시 멈춰섰다.

버건디 색이라니…!
출입문이
내가 좋아하는 버건디로,
게다가 살짝 차가운 빛이 감도는 도도한 색의 버건디로 칠해져있었다.

그 문을 보는 순간,
커피를 마셔보기도 전이었지만
이미 마음은 정했졌었다.
이 카페는 그려야겠다고.

이 문을 이 멋진 색감으로 칠할 정도의 감각있는 사장님이라면
커피맛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는
다소 개연성없는 논리의,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카페로 들어섰다.

카페 안은 출입문에서 안겨주었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큼
기대이상으로 멋졌다.
내부는 버건디만큼이나 내가 좋아하는 톤다운된 블루로 포인트 벽면에 칠해져있었고,
사장님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꽤 오래 시간 컬렉팅했으리라 단박에 짐작되는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그릇과 소품들로 카페 곳곳이 장식되어 있었다.

그릇장도 하나하나가 다 고풍스러운 빈티지로 되어있는데다
무엇보다 곳곳에 자리잡은 스테인드글라스 전등갓의 빈티지한 느낌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

더 마음에 드는 건,
카페의 한쪽뷰는 보통의 도로변 풍경이긴 한데
반대편 뷰로
동네에 위치한 카페에서 보리라고 예상 못한
나지막한 뒷동산 언저리가 보인다.
햇살이 눈부신 날에 갔더니
쨍한 햇살이 만들어낸 나무 그림자의 음영이
지면에 멋진 그림들을 그려내고 있었고,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잎들과
그 나뭇잎들을 따라다니는 그림자의 움직임을 바라보노라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자연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평온함인 듯하다.

한참을 이곳의 아름다운 그릇과 소품들을 구경하다보니
주문한 브런치가 나왔다.
소문대로 맛은 훌륭했고
무엇보다 비주얼은 최상이었다.
멋진 그릇에 플레이팅되어 나오는 고급스러운 브런치.
무엇보다 나를 감동시킨 것은
커피였는데
두 사람이 커피를 주문하니
고급스러운 도자기로 된 포트에 담아
식지 않게 초로 데워지도록 세팅해주셨는데
세팅이 어떻게 되어지느냐에 따라
티타임이 이렇게 격이 달라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

핸드드립 커피들도 있었지만,
로스터리 카페의 하우스블랜딩 커피맛을 보고 싶어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봤는데,
초콜릿맛이 감도는 듯한 진한 커피맛이 꽤 근사했다.
양도 많아서 둘이서 찻잔에 두 번정도는 따라서 마실만큼은 되었는데,
식어도 맛있을 것 같은 커피였지만,
끝까지 따뜻하게 티타임을 즐길 수 있게 배려한
이 카페의 컨셉이 너무 맘에 들었다.
이런 근사한 세팅에 아무 특징없는 밍밍한 커피가 나왔더라면
정말이지 얼마나 실망이 컸을까 싶다.

사장님은 꽤 오랫동안 이 카페를 준비해오셨다 했다.
카페를 가득 채우고 있는
오랜 시간 애정을 담아 컬렉팅한 각종 그릇들과 손수 제작한 소품들…
워낙 손재주가 좋으셔서 자수나 인형제작 포크아트 톨페인팅 등 수작업으로 하는
거의 모든 작업들은 다 하시는 것 같았다.
직접 손으로 만들고 꾸미고 가꾸는…이런 라이프스타일을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이 카페를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으셨다고.
정말 내 집에 손님이 오신 것처럼 최선으로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최상의 그릇에다 초창기엔 심지어 은수저까지도 쓰셨다고 하는데,
손님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사장님의 진심어린 마음과 다르게
손님들께 내간 작은 그릇이나 소품들이 하나둘씩 없어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생채기가 많이 나신 듯했다.
다 내 마음같지 않다는 씁쓸한 진리를 몸소 경험하고
이래저래 상황도 여의치 않아지면서
문닫는 날이 더 많은 잠깐의 침체기를 겪다
본격적으로 재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신다.

강릉 입암동 한켠.
멀리서 봐도 카페다 싶은 예쁜 단독 건물에 엄청난 사이즈의 간판이 제작되어
건물 한쪽 외벽을 장식하고 있어서
어찌보면 눈에 잘 띄기도 하지만
이런 곳에도 카페가 있다니…하는 생각이 드는 장소에 위치해있다보니
애초에 목적지로 정하고 가는 게 아니면
지나가다 들르기는 좀 힘든 곳이라는 게 안타깝긴 하다.

알음알음 차츰 입소문이 나는 것 같긴 했지만,
이 카페가 담고 있는 내공과 퀄리티에 비해
아직은 손님들이 많지는 않은 편이어서
생각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으로
이 카페를 즐길 수 있다.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고스란히 카페 이름에 담은 ‘리얼되고픈 공갈타샤’.
이 카페 이름의 뜻이 제대로 이해되려면
타샤라는 인물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는 불가능하기에
관심사가 같지 않은 이들에겐 한번에 이해되기 어려운 카페이름이긴 하나,
일반적이지 않은 카페 이름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라도
저건 뭐지? 하면서라도
오시는 분들이 좀 더 많아졌음 좋겠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동화작가이자 자연주의 라이프 스타일로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고 있는 ‘타샤튜더’처럼
이 곳 강릉에서 그런 자연주의 라이프를 구현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픈
꿈을 꾸고 계신 사장님.
아직은 타샤 정도는 아니라는 겸손함의 표현으로 카페이름에 붙여놓은 공갈이라는 말 때문에
가끔씩 손님들로부터 먼지보다 가벼운… 달갑지 않은 농담들도 듣게되다보니
카페이름을 바꿀까도 고민중이라고 하시지만,
이름에 굳이 타샤가 들어가지 않는다 해도
누가봐도 타샤의 라이프 스타일이 녹아있는듯한 이 카페의 아이덴티티는
금새 알아차릴수 있을 듯 하다.

내 가족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진정성있게 소품 하나에도, 그릇 하나에도…
최고의 것으로 정성을 담아내는 이 곳에서
잠시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면
북적대는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브랜드로고가 찍힌 다 똑같은 머그잔에 커피를 마시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과 기쁨이 있다.

함께 방문한 지인이 사장님께 캘리그라피를 써드렸는데
그에 대한 보답으로 대접해주신
홍차와 디저트.
아무래도 커피보다는 홍차에 더 포커스가 맞춰진 곳이어서 그런지…
홍차의 문외한이 내가 마셔봐도
이곳의 홍차는 참 특별했다.
다음에 가면 홍차를 먼저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기억에 남는 맛.
홍차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추천하고 싶은 카페다.

커피 한 잔 값으로
이렇게나 가성비 높은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싶다.
강릉에 카페는 정말 많지만…
정말 대접받는다는 느낌으로 커피를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카페라는 생각이 드는 이곳.

조금 여유롭게
조금 더 고급스럽게
조금 더 우아하게
티타임을 갖고 싶은 분들에게
이 카페를 권한다.

이 현정카페인 강릉 #14 티타임의 격이 달라지는 카페, ‘리얼 되고픈 공갈타샤’

카페인강릉#13 커피에 대한 자부심을 핸드드립하다.’명주다락’

간판이 참 예뻤다.

폰트 자체만으로도 어딘가 모르게 진중함이 느껴지게 만드는 명조체로
심플하게 만들어진 명주다락이란 하얀색 글씨가
어둑해져가는 늦은 오후에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게 너무 예뻐보였다.

평소에도 지나다니며 눈에 띄었던 곳이긴 했지만
늘 지나치기만 하다가

카페 입구에
핸드드립이라 커피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 양해를 구하는 문구에 그만
커피맛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도가 급상승하면서
망설임없이 불쑥 들어갔다.

매장은 아담하고 아늑했다.
다락이 있어서 명주다락이라 이름지 었다는 이곳은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예쁜 소품들이 진열되어있었는데
강한 인상의 사장님과는 다소 언발란스하게도 느껴지긴 했으나
카페 분위기는 소품들과 조명덕분에 참 따스하고 좋았다.

보통의 카페는 본인취향의 싱글 원두의 메뉴를 골라 핸드드립을 주문하는 식인데
이곳은 핸드드립을 주문하면 선택의 여지없이 사장님이 좋아하는 맛으로 블랜딩된
원두로 커피가 나온다.
본인이 좋아하면 손님도 좋아할 것이라는 그 자신감.
그만큼 프라이드를 갖고 카페를 운영하고 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셔보니 진하고 강한 맛의 커피였는데
괜한 자신감은 아니시구나 싶을만큼 훌륭했다.
내 입맛엔 맞았지만 이곳의 대표 하우스블랜딩은
호불호가 강한 맛이라 손님들 반응은 극과극이라고 했다.

이런 저런 대화들을 나누며 다 마시고 나니
한 잔 더 드릴까요? 하며
산미나는 블렌딩의 커피를 한잔 더 핸드드립해주셨다.
요즘 산미나는 커피맛으로 취향이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어서 그런지
처음 커피보다 더 맛있게 마시긴 했는데
핸드드립이 리필이 된다니 사실 자체가 내겐 더 놀랍긴 했다.
이래서 남는 게 있으시냐고 했더니
아무리 리필해 드려도 세잔이상 마시는 분은 못봤다며…웃으시며 말씀하시는 사장님.

젊은 사장님의 그런 여유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커피가 좋아서
카페를 꾸려가는 그 자체가 좋아서
본인의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그만큼 커서가 아닐까 싶었다.

이런 곳을 이제서야 알았다는 게 좀 억울하게 느껴질 만큼
너무나 매력적인 카페, 명주다락.
욕심없이 소박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에 자부심과 진정성을 가득가득 넘치도록 담아서
손님들에게 내놓은 이 곳.
그 진정성을 알아주는 이들이
또 다시 찾게 되는 곳이라 그런지
모르는 손님들끼리도 커피를 마시다보면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친해지기도 한다는… 따뜻함이 있는 이 곳.

리필되요? 라는 질문 자체가 이젠 어색할 만큼
대부분의 카페에서 리필이 잘 안되는 요즘…
말도 안되게 핸드드립 커피를
손님이 말도 꺼내기 전에
사장님이 먼저 더 내려드릴까요? 권하는 이곳.

이런 카페가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참… 마음이 따뜻해진다.
단지 커피 맛이 좋아서라기보단,
그저 한 잔 커피값으로 커피 몇잔을 더 마실 수 있어서라기보단…

장삿속이 아닌,장인정신이 느껴지는
그렇다고 너무 프라이드가 강해 외골수느낌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
배려와 인간미가 느껴지는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이어서…그런듯 싶다.

카페의 첫 인상이 너무나 깊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늦은 오후에 커피가 생각날때면
여지없이 이 카페가 떠오른다.
생각날때마다 못가서 아쉽긴 하지만
한참만에 봐도 늘 만나며 지냈던 것 같은 오래된 친구처럼
반가운 재회가 기대되는 이곳.
다음에 가면 꼭 세잔 이상 마셔봐야겠다.

이 현정카페인강릉#13 커피에 대한 자부심을 핸드드립하다.’명주다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