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정숙

정 정숙

각자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다 다른 세상에서 설렘과 기쁨을 안고 새로움을 찾아 떠나는 나만의 길..감미로운 음악, 따뜻한 커피, 그리고 아름다운 책이 있을 그 곳을 향해서..

내 동생 형도는,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서점에서 시집으로 나는 그 시인을 처음 만났다. 크고 동그란 우수에 젖은 눈, 그 눈이 날 사로잡았고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그 때 그 날이 생각난다. 뭐라 말하지 않아도, 시인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어도, 그의 눈은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시인의 글들을 보면, 자신의 소설, 편지, 여행기 등 삶의 숨결이 고스란히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우울한 내용이라 싫어하는 사람도 여럿 있지만, 외롭고 쓸쓸하고 서글펐던 그의 생애가 진솔하게 담겨져 있어서 나는 좋았다. 다른 작가들에 비하여 꾸밈과 과장이 없이 감성과 추억들로 그 시대를 책을 통해 알 수 있었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 저릴 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흘렀어도 그의 글을 찾아 읽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문학관 곳곳에는 시인을 사랑한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꾸며져 있었다. 시인의 시 중에 ‘엄마걱정’이라는 시가 있는데,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 중에 하나이다. 그 속에는 외롭고 쓸쓸하고 서글펐던 어린 시절의 자아가 나타나는데, 직접 문학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는 그 시에 담겨있는 그의 생각을 생생히 접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빈집’을 노래하면서 시인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었는데, 실제로 문학관에 들어가면 빈집이라는 이름의 빈 공간이 있었다.

다음은 시인의 궁금한 점에 대한 누나와의 문답이다.

 

문학관 전시관을 통해 본 시인의 성격은?

어린 시절부터 시를 썼고 시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겸손하고 다정다감했으며 정이 많았던 사람이었어요. 집으로 돌아올 때는 꼭 가족 한명 한명을 위해 과자를 사오던 그런 다정한 사람이었지요. 세심하고 치밀하기까지 했던 그의 성격은 문학관에 있는 전시물들을 보면 유추해 볼 수 있을거에요.

문학관에는 공책, 글씨체, 만든 지도공작, 축구팀을 그린 그림 등 시인이 보관해 두었던 물품들이 전시 되어 있다.

어머니가 기억하는 아들은?

학교에서 돌아오거나 직장에서 집에 와서는 어머니가 계신 곳을 확인하곤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책을 좋아해서 항상 정리해서 책을 꽂는 습관이 있었고, 친구들이나 조카들에게 위로하는 방법이 또한 남달랐어요.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아들에게 특별히 야단칠 것이 없었다고 하십니다. 착하고 말 잘 듣고 초등학교 때 일기를 보면 그날그날 반성해야 할 것 들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것들도 빼곡히 적어 놓을 정도였어요. 그래서일까. 어릴 때부터 시인은 메모하는 좋은 습관으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생선국이나 고깃국을 끓여 식사를 할 때면 본인의 국그릇에 있는 고기를 건져 엄마 국그릇에 옮겨 놓곤 하던 다정스런 효자인 아들이었지만 학교에서 상을 타오는 날에는 “엄마는 내가 공부 잘해서 상을 타 왔는데도 눈깔사탕 하나 사 주지 않는다.” 는 말도 했다고 하십니다.

누구나 엄마에게 칭찬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었던 것처럼 시인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짐작된다.

누나가 기억하는 동생은?

어려서부터 집안 살림을 걱정해야했던 저는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정답게 제 마음을 표현 못했지만 늘 동생이 사랑스럽고 또 자랑스러웠어요. 무엇보다 동생은 참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아주 겸손하고 다정다감했으며 정도 많았고 부모님께 속 한 번 썩힌 적이 없었지요.

동네에서도 동생이 세상을 떠난 다음에야 어떤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운 형편에 가정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던 때라 동생에게 용돈을 많이 주지 못해서, 줄 때면 좀 더 주지 못했던 점이 가슴 아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서로가 마음을 나누고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 시간들이 아쉽고 안타깝지요. 동생이 막내아들로 엄마에게 아들 노릇할 때, 그리고 돼지를 함께 돌보던 일들이 기억 납니다.

친구들이 기억하는 시인은?

다정다감했던 동생은 친구들과의 모든 일에서 화목하게 어울렸다고 합니다. 그가 시에서 말한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가족에게도 그랬듯이, 보이던 보이지 않던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작가가 살아있다면 시를 쓰는 것 외에 무엇을 하면 살고 있을까?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고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생전에 어머니는 동생에게 글 쓰는 사람은 가난하다며 걱정하셨지요. 그럴 때면 시인은 어머니에게 “나는 글 쓰는 것 말고도 그림도 그릴 수 있고 노래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아요.” 라고 했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지인들이 어떤 모임에서 만날 때면 자연스럽게 그에게 노래를 부르게 했다고 합니다. 노래 뿐 만 아니라 어렸을 때에는 그림과 만화를 그려서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시인은 정말로 팔방미인이었던 것 같다.

누나로 동생을 생각하면 유고시집이 발간된 것은 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졌다고 생각되고 동생이 살다 간 자리인 광명시에 문학관이 세워진 것은 그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광명시민들과 기형도의 문학세계와 시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 문학관을 건립해 주신 것에 대해 늘 감사하는 마음이지요.

2019년 기형도시인 30주기를 맞이하여 30주기 기념시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문학과 지성사, 3월 발간 예정)’, 추모 콘서트, 낭독의 밤, 추모제, 일러스트 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추모 콘서트는 3월 5일(화요일) 광명시민회관에서 저녁 7시 열리며 콘서트 제목은, ‘정거장에서의 충고’다. 시집을 준비하던 기형도시인은 ‘정거장에서 충고’,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를 놓고 많은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올해 30주기를 맞아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기회가 된다면 많은 분들이 기형도 문학관 관람 및 30주기 추모 행사도 참여하고 이번에 새로 출간되는 기념시집도 접해보길 권하고 싶다.


3월 출간  문학과지성사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출처 알라딘

 

 

정 정숙내 동생 형도는,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정정숙의 씨네뮤직 (13) 가족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 ‘동경가족’

가족 영화의 대가 야마다 요지 감독의 101번째 작품이자 베니스 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한 ‘동경가족’은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뒤로 하고 급속도로 산업화되면서 가족이 해체되는 일본의 풍경을 담담하게 묘사한 걸작이다. 영화는 사랑이 녹아 있는 가족, 부모와 자식, 삶과 죽음에서 현대 가족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몇년전 아들이 영화를 보고 크게 감동 받았다며, 나에게 추천해 준 영화이기도 하다.

가부장적이고 고지식하고 뻣뻣한 성격으로 시골 섬에서 학교 선생님을 한 아버지와,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 (히라야마 부부)는 결혼하여 도쿄에 살고 있는 자식 세 남매를 만나기 위해 모처럼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올라간다. 노부부의 일주일간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의사인 큰아들 코이치와 미용실을 운영하는 딸 시게코, 둘째 아들은 일용직으로 무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을 뵙고 자식들은 모두 잘해드린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지면서 분주한 일상을 핑계로 노부부의 방문을 귀찮아하고 부담스러워 하게된다. 딸은 바쁘다는 핑계로 호텔 숙박을 제안하고, 사실 부모님이 언제까지 도쿄에 머무르실지 부담을 갖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영화 속 부모님, 그리고 그들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부모님,은 누구보다 자식들의 삶을 이해하기에 서운해도 그 서운함을 내색하지 않는다. 마냥 자식들이 잘 살기 바랄뿐이다.

부모님은 익숙하지 않은 호텔이 싫어서 하루 만에 집으로 돌아오고 만다. 그런 부모님께 딸은 비싼 호텔인데 지내지 않고 다시 왔다고 또 매정하게 말한다.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말하는 딸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생업에 쫓기는 자식들은 부모님과 시간을 같이 보내기가 사실 어렵기는 하다. 얼마 전에 우리 엄마가 우리 집에 오셨다. 보고 싶은 엄마가 집에 오셔서 너무 좋긴 했지만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하는 나는 엄마를 챙겨 드려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엄마는 오히려 당신이 딸을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밖으로 내색은 안했지만 엄마로서 딸로서 서로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엄마가 가고난 뒤에, 나름 한다고 했지만 더 잘해 드릴 것을, 남는 것은 항상 후회뿐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보자. 큰아들과 딸은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을 소홀하게 대하지만, 막내아들 쇼지는 자원봉사를 하다가 만난 여자 친구 노리코 (마미코라고 부른다)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비록 단칸방이지만 그곳에서 함께 부모님을 따뜻하게 보살핀다. 엄마는 아들의 여자 친구 노리코의 착한 인품과 고운 성품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한다. 못난 아들을 부탁하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어르신으로 공경하며 모시는 마미코를 보면서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마미코는 심지어 쇼지가 아침 일찍 출근하고 혼자 집에 계신 어머니를 걱정해서 전날 밤에 냉장고가 비어있다는 것을 알고, 자기도 출근길에 바쁜데도 불구하고 아침거리를 사다드리고 간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아들에게 좋은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엄마는 너무나 좋아한다. 그런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는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가족에게 위기가 닥친다.

병원에 입원을 하면서, 온가족이 병원에 모이고 쇼지로부터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 문자를 받은 마미코도 병원으로 온다. 하지만, 그렇게 어머니는 돌아가시게 된다. 아버지가 마미코와의 결혼을 반대하면 엄마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로 하셨는데, 그렇게 마미코를 맘에 들어 하시던 어머니가 하루아침에 돌아가시니 쇼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다. 그 뿐만 아니라 쇼지의 형제 자매들도 오열을 한다. 장례를 위해 어머님을 고향 섬에 모시는 자리에 마미코도 따라가게 된다.

큰아들과 딸은 장례가 끝나고 바쁘다는 이유로 막내에게 아버지를 맡기고 도쿄로 돌아간다. 현실도 이와 비슷하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잠시 슬퍼할 뿐 형과 누나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그 삶속에 우리모두는 들어가기 바쁘다. 막내 쇼지는 장례를 위해 같이 와준 여자친구 마미코에게 어머니가 항상 차고 다니던 손목시계를 유품이라며 준다.

그렇게 아버지를 섬에 홀로 남겨둔 채 자식들은 모두 도시로 돌아간다. 영화는 우리들의 보통적이고 평범한 삶을 담은 것 같으면서도, 마지막까지도 굉장히 감동과 여운이 많이 남는 담백한 영화다. 특히나, 이 영화는 인간의 삶이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뜻밖의 감동적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영화는 가족이라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주제와 이야기로 국가와 인종을 뛰어넘는 감동을 자아내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인지 평론가들은 반세기가 지난 현재에도 현대사회 가족의 모습을 현실적이고도 섬세하게 그려낸 여전히 공감되는 영화라며 극찬하기도 했고 실제로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영화 ‘동경가족’은 세계적인 영화 음악의 거장 히사이시 조의 참여로 특히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히사이시 조는 대학생 시절부터 모더니즘 음악가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으며, 1982년에 첫 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발매하는 앨범마다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음악상, 제3회 아시안필름 어워즈 작곡상 등의 영예를 안기도 하였다.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힌 히사이시 조 음악감독은 ‘동경가족’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작품으로 어떤 의미론 무겁고, 어떤 의미로 밝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야마다 요지 감독은 “공기 같은 음악,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음악을 원했고 영화 자체가 음악이 많이 필요한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극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함께 공존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 사회는 물질적 가치의 생산 증대만을 지나치게 중시하다 보니,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의 풍조가 나타나게 되면서 가족의 모습도 급변하게 변화하고 있다. 가족의 가치와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혼인율, 하락하는 출산율,증가하는 이혼율로 현대 사회의 가족은 내적으로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사회적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정적인 문제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과거와 다르게 아주 크게 되었다.  특히나 노부모의 부양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주변의 이집저집에서 노부모 모시기로 인한 형제자매간 문제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 우리는 내 부모에게 어떤 아들과 딸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힘든 상황에 빠져있을때에 비로소 가족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깨닫는다. 헤쳐 나가기 힘든 고통을 겪을 때 가족은 실로 마음의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기적인 태도는 나중에 후회만을 남기기 마련이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쁘고 힘들더라도, 가족을 챙기고 때로는 관심과 사랑으로 손을 내밀자. 내가 가족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 어떤걸 차치하더라도, 부모님은 물론이고 가족은 누구보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동경가족의 OST는 저작권 문제상 1분짜리 축약본을 올린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서점이나 음반 가게에서 OST 음반을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사이시조의 ost 연주곡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 (13) 가족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 ‘동경가족’

정정숙의 씨네뮤직(12) – ‘온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러브 엑츄얼리’

 시즌을 겨냥한 영화들은 많다. 그 중에서도 나홀로 집에 시리즈는 많은 관객들에게 크리스마스나 설날연휴가 되면 안방에서 볼 수 있는 대표 영화였다. 너무 많이 봐서 사실은 조금 지겹기도 할 정도헀다. 모든 장면을 거의 다 생각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케빈을 만나기보다 2003년 개봉한 ‘러브 액츄얼리’가 나온다. ‘러브 액츄얼리’는 상업적으로 대 성공을 하지 않았다해도  수많은 얘기들을 남기고 사람들의 대화속에 무수히 회자되고 있으니 오래도록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건 확실하다.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1위 영화인 ‘러브 액츄얼리’는  ‘어바웃 타임’,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유명 로맨스 영화를 만든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첫 연출작이라고 한다.  사실  요즘 우리에게 있어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어바웃 타임’으로 더 유명하다. 실제로 ‘러브 액츄얼리’가 국내 개봉할 당시에는 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2003년 첫 개봉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영국에서 2004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빌려봤던 DVD도 역시 ‘러브 액츄얼리’였다고 하니 영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영화라고 할 만 하다. 비단 인기뿐만이 아니라 한편의 영화에서 동시에 만나기 힘든 당대의 대 배우들이 등장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눈이 호강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배우 종합 선물 세트가 아닐 수 없다. 푸근한 로맨스와 기분 나쁘지 않은 웃음이 행복하게 공존하며 무엇보다 삶의 진실이 투명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무려 12년 동안이나 사랑받고 국내에서도 2번이나 재개봉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이 시련과 유혹을 통해 각자 다른 사연으로 다른 공간에서 다양한 사랑을 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하나의 메시지를 가장 강렬하고 아름답게 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진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소소하게 웃기도 하고 박장대소 하는 타이밍도 있으니 완급 조절을 능숙하게 하는 감독의 손 안에서 우리는 그 매력에  어느새 빠져들게 된다.

앞서 말했지만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은 이 영화의 레이아웃 안에서 최대치로 드러난다.

리차드 커티스 감독은 이 이야기를 통해 첫사랑에 빠지는 상황 뿐 아니라 마음속에서 차츰 깊어져가는 사랑의 변화까지 표현해 내고자 했다. 그리고 미묘한 관계를 짧은 순간에 깊은 울림을 주는 드라마틱한 연출을 통해 사랑의 감동적인 순간들을 가슴 떨리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실제로 행복해 하는 얼굴은 공항에 가서 사람들에게 동의를 받은 다음 실제로 찍었다고 하니 그 리얼리티가 실감이 간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영국을 배경으로 여덟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를 배경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영국 총리와 비서, 평범한 중년부부, 결혼을 앞둔 신부와 친구, 새 아빠와 양아들, 다양한 인물들의 웃음과 사랑이 다채로운 음악만큼이나 각양각색의 커플들, 친구나 가족 등으로 관계가 얽혀 각각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첫 번째, 사랑이야기는 미혼인 수상과 비서의 사랑으로 신분과 지위에 상관없는 사랑이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막 둥지를 튼 총리(휴 그랜트)는 식음료 담당자 나탈리(마틴 매커친)에게 호감을 가진다.

두 번째, 중년의 사랑으로 남편과 아내 그리고 다른 여자의 이야기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진솔한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세 번째, 새로운 아빠와 11살짜리 아들의 사랑이야기로, 대니얼(리암 니슨)은 사랑했던 아내를 잃은 슬픔에 빠져 있고, 양아들 샘은 미국에서 온 조안나에게 잘 보이려고 고민 중이다. 친아들은 아니지만 의리와 애틋함으로 아들의 사랑을 이루어 주기 위해 아빠가 나선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하는 두 남자가 결국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네 번째, 국경도 언어와는 상관없는 영국작가와 포르투갈 여인(가정부)의 사랑이야기로  마르세유에 온 작가 제이미(콜린 퍼스)는 포르투갈 출신 오렐리아(루치아 모니즈)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이야기에는 가정부가 날아가는 원고를 잡으려고 물 속에 뛰어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다섯 번째 ,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있을 것만 같은 록 스타와 매니저의 사랑이야기다

여섯 번째, 가장 친한 친구의 여인을 사랑한 마크, 마음을 숨겨오다가 누구나 소원을 비는 크리스마스날 스케치북 프로포즈로 마음을 표현하는데 이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이기도 하다.

일곱 번째, 회사직원과 수석디자이너와의 이야기로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슬픈 부분이긴 하지만 사랑이라고 기쁜 이야기만 담지 않고 슬픈이야기도 담는 감독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들을 우리는 보게 된다.

여덟 커플들의 이야기와 이렇게 에피소드가 담겨있는 ‘러브 액츄얼리’에는 사실 한 커플이 더 있었다고 한다. 포르노 배우를 연기한 동성애커플 스토리가 바로 그것인데 내부의 사정으로 인해  편집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DVD시리즈와 상영버전에서 통째로 빠졌다는 사실을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마어마한 흥행 덕에 14년 후 속편 래드 ‘러브 액츄얼리’가 나왔고  속편에서는 주인공들의 근황이 공개된다. 본편을 비롯해 이번 속편까지 연출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14년 만에 휴 그랜트,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리암 니슨 등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속편은 날카로운 메시지로 끝을 맺지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한, 영화에서 여러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그들이 분명히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는 점인데 그 메시지가 뭔지를 관객들은 만나게 되지 않을까?

사람들끼리 뒤얽히며 갖가지 모습이 펼쳐지는 가운데 드러나는 사랑의 표정은 이들의 배경과 사연만큼이나 다양하다. 신분의 장벽을 넘어서는 사랑, 언어를 뛰어넘는 사랑, 믿음을 잃어버린 사랑, 이성 대신 선택한 가족에 대한 사랑, 우정과 갈등하는 사랑, 진득한 우정에서 배어나오는 사랑 등등, ‘러브 액츄얼리’는 사랑에 대한 일종의 인류학적 보고서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러브 액츄얼리’를 보는 최고의 즐거움은 음악이다. 결혼식장에서 흘러나오는 “당신에게 필요한것은 사랑입니다/사랑이 당신이 필요한 전부입니다”라는 가사가 들어있는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곡은 사랑에 대한 노래를 떠 올리라 하면 가장 먼저 떠 올리는 노래 중 하나다. 하지만 놀랍게도 한국에서는 비틀즈의 원곡보다  ‘러브 액츄얼리’에서 나오는 ‘린든 데이비드 홀’ 버전이 더 유명하다. 또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크리스마스 송까지 즐거움을 준다. 

여러 아름다운 사랑을 통해 영화를 보는 동안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랑은, 부모, 자식, 부부, 남녀간, 오랜 친구 간에 어디에서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러브 액츄얼리’를 공휴일이나 연휴에 연인, 친구, 가족과 하께 감상하면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영화와 상관없이 들어도 아름다운 ‘러브 액츄얼리’의 노래들을 소개한다.

All You Need Is Love-Lynden David Hall

All want for Christmas is you-Olivia olson

Christmas Is All Around-Billy Mask

Both Sides Now-Joni Michell (영화 속에서 슬픈 감정을 극대화하는 노래이다)

Glasgow love Theme-Craig Armstrong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12) – ‘온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러브 엑츄얼리’

긍정적인 자세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돼지!

“긍정적인 자세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긍정적으로 살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되지!”

 말을 하고 행동을 함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다 하기는 어렵다.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행동이 좋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걸 더 잘 알고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반면에는 그것이 우리 모두의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긍정적인 생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케어를 해야 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해라”보다는 “하지 마라”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대학을 들어가고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의 입장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엄마가 아닌 내 자신에게는 나는 과연 어떨까? 제3자가 봤을 때는 모든 것들이 긍정적이며, 어쩜 아무 근심걱정이 없는 행복한사람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때 난 마음속으로  되묻는다. “내 속에 들어는 와봤니!” 하지만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이것저것 내 마음에 들지 않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내려놓지않고  마음을 비우지 않아서 라고 하는데  어디까지내려놓고 어디까지 비워야 하는지 그 기준을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어려서부터 긍정적인 생각과 올바른 마음을 가지도록 학습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을 해도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힘들어진다고 한다.

언제나 해맑은 어린아이들을 보라! 같은 상황이라도 불안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고 긴 시간 힘든 놀이에 집중해도 지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모든 것에 학습되어가는 아이들은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불안과 부정적인 사고로 가득차게 된다. 그것은 현대인들의 학습되는 모든 것들이 불안하고 초조한 일 투성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학습되는 불안감을  없애는 것 또한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모른다. 그렇다면 결국 그것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분명 있어야 하는데 그 가능성 또한 개인적이고 혼자밖에 모르는 성격의 현대인에게 있어 정말 희박하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슬프다.

뭐든지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즐거운 상황에서도 불안한 생각을 가지면 스트레스가 되고, 불안한 상황에서도 즐겁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긍정적인 사고는 나에게로부터 가까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만 부정적인 사고는 부정적인 삶을 초래해서 걱정과 불안을 주기 마련이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분별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부정적인 사고를 바꿈으로써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고 편안하고 안정되어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음을 우리는 더 잘 알고 있다. 나부터가 그렇다. 아이들을 비롯하여 가정에서부터 친구, 사회생활에까지 나를 비롯한 모든 일에서 조금이라도 내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면 화가 나고 불안하고 부정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럴 때마다 내 나름대로 생각은 한다. 내가 만들어낸 부정적인 생각을 개선해야한다고, 그것이 나를 건강하게하고 나의 행복을 찾는 것이라고 말이다.

미국이 심리학자 ‘셰드 헴스테더’박사는 우리 인간은 하루에 5-6만 가지 생각을 하고 그 많은 생각 중에 75%는 부정적인 생각이고 25%는 긍정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삶이 달라진다고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각의 틀을 깨며 지혜를 얻고 그 어떤 것에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한다면 평소에 즐겁게 사는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긍정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는 행복과 즐거움은 힘든 고난과 시련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환경이나 유전적 요인은 우리가 거의 또는 전혀 조절할 수 없을지 몰라도 자신의 태도는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꿀 수 있는 것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환경과 유전으로 주어지기 보다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능력이라고 했다. 다행히 그런 능력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포기하지 말고 스스로를 잘 조절하도록 하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다 내 맘에 들고 내 편인 사람은 없다. 내가 갖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주변 사람들을 대하면 내 주위에는 긍정적인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무엇보다 내 삶에 있어 고마운 점은 내 주변에는 긍정적인 사람들이 참 많다는 점이다. 내가 만일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더라도 그들과 함께 부둥켜 지내다보면 어느새  긍정적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올바른 사고방식과 긍정적인 태도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세상을 덜 비관적으로 보게 될 것이고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다보면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긍정적이라고 해서 항상 웃고, 즐거워하며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단편적인 긍정보다는 사소하며 구체적인  목표들을 세웠을때  그 목표 중 한 개라도 이룰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 그 사람은 기쁨과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미 있는 목표를 세우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목표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그 노력의 크기와 상관없이 당신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워줄 것이고 그것은 결국 당신이 긍정적으로 살아가도록 힘을 주는 것이다.  위대한 꿈과 큰 목표보다 사소한 행복과 긍정이야말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요소다.

2019년에는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모든 것들을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조절하도록 해야겠다. 긍정적인 자세는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하지 않던가, ‘삶을 바꾸는 힘’은 역시 “긍정적인 생각”에서 시작한다.

 

정 정숙긍정적인 자세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돼지!

2018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서 내가 만난 작가들

만화도시부천에서 만화와 소통하고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만화를 매개로 어린이, 노인, 청소년, 성인 누구나 쉽게 만화와 친해질 수 있도록 만화뉴스, 체험교실, 만화시민기자양성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인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카툰캠퍼스! 나는 카툰캠퍼스를 만화시민기자양성교육을 통하여 2016년에 만나게 되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만화저널 세상을 봐’을 시작으로 활동한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루, 일 주, 한 달, 그리고 한 해가 지나면서 별로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듯 했지만 2018년의 결과물을 정리하면서 감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카툰캠퍼스와 기자님들의 성실함에 뿌듯하기도 했고, 약간의 개인적인 반성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내년을 계획하려고 한다.

올해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서는 팟캐스트 채널을 11개 운영하고, 12명의 작가와의 만남, 4개의 어슬렁프로젝트(성북동, 청계천, 강릉 부천인문로드), 219개의 플랫폼 기사, 그리고 어느새 10호까지 잡지를 발행했다. 결과물을 보고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한 해의 소중한 추억에 모두가 놀라워했으며 시간의 중요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나 ‘작가와의 만남’은 나에게 많은 추억이 있다. 처음에 섭외하고 초청해서 만난 전지, 아주, 휘이, 심흥아 작가들을 비롯하여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났으며 작가 개인 개인의 작품 세계를 알게된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2018년 올해에는 3월에 똥개 김동범 작가를 시작으로 12명의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다. 작가의 작품으로 카툰캠퍼스에서 한 달간 전시를 하면서, 작품을 비롯하여 창작, 출판까지 독자와 작가 입장에서 서로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소중한 경험으로 인하여 만화가 무엇이고 카툰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정말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1. 2018년 3월 21일 ‘그리고 나는 나를 찾아 떠나기로 했다’ 똥개 김동범 작가
  2. 2018년 4월 25일 ‘화가의 집’ 카투니스트 강일구 작가
  3. 2018년 5월 11일 ‘카페 인 강릉’ 이현정 작가(강릉)
  4. 2018년 5월 30일 영국독립출판스타 ‘로버트 헌터’ 작품전 에디시옹 장물랭 이하규 대표
  5. 2018년 6월 20일 ‘그림책 작업 이야기‘ 이민희 작가
  6. 2018년 6월 29일 ‘커피의 마술사‘ 경성현 작가
  7. 2018년 7월 18일 ‘하울과 미오의 예술여행’ 미오 이경희 작가와 하울 최현주 작가
  8. 2018년 8월 29일 박수호 시인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매주 마지막 수요일,  ‘박수호 시인과 함께하는 글쓰기 수업’
  1. 2018년 9월 19일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 김동식 작가 2018년 10월 10일 ‘소소한 일상을 만화적으로 보기’ 만화가 최인선 작가
  2. 2018년 10월 17일 ‘나는 어쩌다 팟캐스터가 되었는가?’ 오감수다 희도리님
  3. 2018년 11월 14일 서울 시인협회 회장, 월간 ‘시 See’, 민윤기 시인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즐겨 보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나에게 많은 행복과 위안을 준다. 그러한 행복과 위안이 있기에 시간과 공간, 경제적인 면에서도 아까워하지 않고 더욱 가까이 하기를 원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올 해 만난 작가들이 모두 기억에 남지만 특히 내가 만난 작가들 중 기억에 남는 작가들이 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에 관한 책, ‘방랑푸의 여행’ 으로 만난 이경희 작가! 

정신없이 지내던 작가는 요즘은 대학 졸업 후 처음으로 방학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새해 2-3월부터는 새로 계약한 일러스트 작업과 개인 작업을 시작 한다고 한다.

‘라이카는 말했다’ 그림책으로 만난 이민희 작가! 

6월에 작가와의 만남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힘도 얻었다는 작가는 다가오는 2019년에 그림책 출간과 함께 열심히 작업을 하기 위해 파워업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커피가 좋아 ‘강릉 인 카페’로 만난 이현정 작가!

‘카페 인 강릉’을 통해 그는 우리들에게 커피와 관련된 공간들, 강릉의 아름다운 장소를 그림과 함께 수시로 소식을 전한다. 언제나 성실하고 부지런한 작가는 24시간이 부족 할 만큼 매일매일이 바쁘다. 며칠 전에 개인전도 열었다고하니 그 바쁨을 이해할만하다. 요즘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렸다는데, 더욱 걱정이다.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서 그동안 만난 작가들이 내 수첩에 나란히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언제 이렇게 많은 분들을 만났지하고 생각할 정도로 새삼 놀라웠으며 수첩을 쳐다보니 뿌듯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우리가 기존에 만난 작가분들 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초대하고 싶은 작가들을 더욱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2019년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는 ‘만화저널 세상을 봐’ 화이팅!

 

정 정숙2018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서 내가 만난 작가들

정정숙의 씨네뮤직(11), 가난한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하다! 푸치니, ‘라 보엠’ (Puccini, La Bohème)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누구나 함께 있고 싶어하는 소망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 대부분 모두가 함께 하는 것 처럼.

푸치니의 ‘라 보엠’은 전 세계에서 20대의 젊은 관객들과 오페라에 처음 입문하는 관객들이 최고로 뽑는 오페라로서, 연말이 되면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가장 사랑받으며 크리스마스 무렵에 단골로 공연되는 오페라이기도 하다. 그건 아마도 내용이 주는 ‘따뜻함’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일까? 국립 오페라단은 매년 12월에 푸치니의 라 보엠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올해에는 국립 오페라단뿐만 아니라 부천 필 오케스트라, 대구 오페라하우스, 수원시립합창단도 12월에 레퍼토리로 푸치니의 ‘라 보엠’을 택했다.

부천시립예술단은 창단 30주년을 맞이하여 부천시민회관에서 푸치니의 라 보엠 오페라를 12월 7-8일에 걸쳐 공연했다. 상임 지휘자 박영민의 지휘아래 부천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부천시립합창단이 함께 무대를 꾸몄다. 특히 합창단원들과 오페라 오디션에서 선발된 성악가들이 오페라의 주요 배역을 맡았고, 또한 부천시립예술단의 창단 30주년 기념 오페라이기에 더욱 뜻 깊었다. 이렇게 부천시립예술단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무대 스타일과 화려한 조명, 영상까지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

‘라 보엠’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몇 가지가 있지만, 첫 번째로 텍스트와 음악이 보여주는 완벽한 통일성이 있다. 내용에서 희망(La speranza)이라는 이탈리아어 단어가 남자주인공 로돌프의 아리아 ‘그대의 찬 손’에서만큼 감동적으로 작곡된 예는 오페라 사상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가난하고 내세울 것 없는 남녀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시인 로돌포(파바로티, 테너)와 가난한 여직공 미미 (미렐라 프레니, 소프라노)

1896년 토리노 왕립극장에서 초연된 라 보엠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인기를 끌었던 베리스모 시대의 낭만주의 오페라이다. 실제 현실과 다를 바 없는 적나라한 현실을 오페라 무대 위에 펼쳐 보이려 했던 이탈리아 베리스모 오페라의 음악은 노동자, 농민, 사회, 최 하층민들의 비참하고 열악한 삶의 현실을 미화하지 않고 격정, 절망, 분노 등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표현 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작되는 찬란하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푸치니의 ‘라 보엠’은 예술과 가난한 삶 속에서 온갖 고통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파리 뒷골목 가난한 사람들의 일상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묘사한 프랑스 작가 앙리 뮈르제(1822-1861)의 소설 ‘보헤미안 삶의 정경‘을 토대로 한 오페라이다. ‘보헤미안’이라는 의미는 원래 동유럽 보헤미아 지역에 살던 집시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흔히 ‘영혼이 자유로운 예술가적 기질의 인간형’을 뜻하는 단어로 쓰인다.

이탈리아 최후의 벨칸토 작곡가이자 베르디의 후계자라는 평을 받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는 4대째 오르가니스트인 집안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 다섯 살 때 오르간 연주를 배웠다고 한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열 살 때부터 산 마리노 성당 소년합창단원으로 활동했으며, 교육열이 남다른 어머니의 노력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장학금을 얻어 밀라노 음악원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 곳에서 폰키엘리에게 작곡을 배우며 마스카니, 레온 카발로 등의 친구들과 함께 보헤미안처럼 가난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고, 굶주림의 고통을 알게 된 이 때의 경험 덕분에 오페라 ‘라 보엠’을 더욱 생생하고 사실적인 작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푸치니는 작곡경연대회에 첫 오페라 ‘레 빌리’를 제출해 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오페라 작곡을 시작했고, ‘마농 레스코‘가 대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본능적인 무대 감각으로 관객을 만족시켰던 작곡가로 불리 운다.

‘라 보엠’은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막-사랑

가난한 예술가와 노동으로 근근이 생계를 잇는 젊은이들이 이 모여 사는 1830년의 파리의 라탱 지구가 배경으로, 이곳은 가난하지만 학자와 시인의 편안한 안식처이다. 로돌프가 어둠속에서 미미의 손을 잡으며,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 , ‘내 이름은 미미(SI.Mi chiamano Mimi)’ 를 부르는데 이는 푸치니가 지닌 낭만적 서정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환상적인 멜로디와 화성을 자랑한다.

2막은 카페 앞 광장

‘내가 혼자 거리를 걸어가며(Quando me’n’vo)’ 오페라가 흘러나오고 정열적인 사랑의 재연으로 사랑을 깨닫게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3막은 두 달이 지난 이른 새벽의 거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난방비도 못 내는 자신과 함께 살아서 병세가 더욱 악화된 미미를 보며 자신의 괴로운 심경을 토로하는 로돌프가 이젠 어쩔 수 없음을 깨닫고 미미와 조용히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돈 데 리에타’(기쁨은 어디에 있지)가 유명한데, 이는 미미가 로돌프와 이별하기 직전 슬픔에 차서 부르는 아리아다.

4막은 다시 처음처럼 로돌포의 다락방에서 펼쳐진다.

미미의 그리움에 로돌포는 ‘미미는 영영 돌아오지 않아’를 노래한다.

죽어가는 미미와 로돌포 둘만 남겨진 다락방에서 미미는 로돌포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쁘게 회상하는데, 이때 다시 들려오는 1막의 멜로디는 관객들에게 절절한 호소력으로 다가오게 된다.

가난한 생활의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그 사랑의 힘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부자보다 더 큰 행복을 느낀다는 내용을 주는 오페라 ‘라 보엠’. 그래서일까? 오페라 주인공들은 ‘지금 당장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라는 열정을 공연 내내 불태운다.

4막으로 되어 있는 오페라는 우리들의 귀에 익은 아리아로 가득해서 멜로디만 들어도 가슴이 울렁 거렸다. 짧은 시간에도 그 멜로디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것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오페라의 힘이 아닐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한 편의 오페라를 보고 그것이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대표 아리아: Che gelida manina(그대의 찬 손)Ten

Si Mi chiamano Mimi (나의 이름은 미미)sop

Quan do me’nvo (무젯타의 왈츠)SOP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11), 가난한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하다! 푸치니, ‘라 보엠’ (Puccini, La Bohème)

정정숙의 씨네뮤직(10) ‘가족애’라는 따뜻하고 아주 강력한 사랑!, ‘러브 인 프로방스’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The Sound of Silence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기차역에서 기차가 출발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세 아이는 17년 넘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연락 없이 지내다가 부모의 이혼문제로 난생 처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는 라벤더와 올리브, 와인과 향수의 고장으로 유명하며 선선한 바람과 반짝이는 햇살, 그리고 초록빛 들판이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 프로방스로 가게 된다.

아이들을 마중나온 고집불통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 아이들을 마중 나와 있는 저 멀리에서 보이는 할아버지는 레옹의 그 차갑던 장 르노가 아닌가! 배가 불룩 나온 그는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어 먼지가 나풀거리는 길 위에 거칠게 서 있다. 레옹에서 고독한 킬러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장 르노는 이 영화에서는 투박하지만 속깊은 친근한 할아버지로 나온다. 그는 실제로 프로방스에 사는 지역 주민이기도 하다. 그는 여유와 낭만이 가득한 남부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애정을 쏟으며 올리브 나무를 재배하며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

그러던 그에게 17년째 연락을 끊고 사는 딸의 자녀들이자 자신의 손주들인 삼남매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평범한던 전원 생활의 일상이 흔들린다. 도시 생활이 몸에 익은 사춘기 손녀와 손자는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매일매일 티격태격이다. 와이파이도 제대로 터지지 않는 곳, 프로방스의 생활은 모두가 제각각이고 불편하다. 먹는 것부터 의상까지 손자손녀가 할아버지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오갈 데가 없다.

그렇게 처음에는 사사건건 부딪히며 불만투성이던 아이들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차츰 프로방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말을 못하는 막내 손자 테오가 자신을 따르며 농장 일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며 할아버지는 차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할아버지의 사랑이 삼남매들에게 느껴지고 보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손자는 할아버지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게 되는데 그것을 보고 연락을 끊었던 옛 오토바이 폭주족 친구들이 시골로 몰려온다.

프로방스는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열정적인 곳이다. 히피족이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젊은 시절 친구들이랑 함께 오토바이로 전 세계를 여행 다녔다고 한다. 그들도 한 때 손자손녀들처럼 뜨겁던 열정이 있었다. 그렇게 히피로서 자유분방하게 살던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느날 문득 시골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친구들과의 모습에서 손자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시 보게 되었고 더욱 더 가까이 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축제가 열리고 열정으로 가득 찬 손자손녀는 축제에서 이성을 느끼는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들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엄마가 젊은 시절 아빠를 만나 임신을 한 채 할아버지 할머니를 떠나버렸듯이 마을축제에서 사랑에 빠진 손녀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걱정에 앞선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뺨을 때리게 되고 속상해진 손녀는 급기야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런 손녀의 모습에 과거 딸의 모습이 겹쳐보이자, 할아버지는 불안하고 걱정이 태산이지만 결국 많은 노력과 할아버지의 도움을 통해 손녀는 할아버지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영화는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 사랑과 가족애라는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황혼의 주인공과 10대 아이들을 통해 과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저마다 추구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 서로 상처주고 갈라져있는 현대 가족들에게 행복이라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따뜻함이 가득한 영화다.

러한 맥락에서, 할아버지와 딸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영화는 클라이막스를 맞는다. 청각 장애 막내손자로 인하여 서로가 공감하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끝내 화해하는 할아버지와 엄마의 모습에서 내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아무런 대화가 없어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느껴왔던 그들! 17년이라는 세월의 아픔이 사라지는 그 순간에는 너무나 따뜻하고 강력한 사랑이 있었다. 모든 것을 다 버려도 버릴 수 없는 것은 사랑이기에, 그 사랑의 힘은 다양하고 아주 강력하다. 이 영화는 가족애라는 이름의 사랑이 곧 시간조차 무색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영화를 보면, 세대를 아우르는 60~70년대를 대표하는 명곡들이 우리의 귀를 더욱 즐겁게 해준다. 특히, 밥 딜런의 “Knockin’ on Heaven’s Door”,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 캣파워의 “Sea of Love”, 그리고 콜드플레이의 “Paradies”와 같은 주옥같은 명곡들이 통기타 선율을 통해 영화 내내 우리에게 추억 또한 환기시켜준다.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10) ‘가족애’라는 따뜻하고 아주 강력한 사랑!, ‘러브 인 프로방스’

인문路드 – 정지용과 향수

정지용 / 카툰 배추김흥수 / 낭송 김희정

 

누구의 시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가 그립고 보고 싶을때 흥얼 거리는 노래가 있다. 특히 가을이 되고 찬바람이 부는 이맘때쯤이면 더욱 더 그렇다.

정지용의 ‘향수’는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그가 고향을 그리면서 쓴 시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잘 담겨져 있다. 이 시가 일제의 암흑기에 쓰여 졌으니 나라를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타향에서 느꼈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간절 했을지 차마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이 노래를 듣거나 부르고 난 후에 한결 여유 있는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그 이유는 가사는 물론이고 시가 담고 있는 리듬과 운율에 그 누구나 공감하고 모든 것을 품어줄 수 있는 따뜻한 우리의 정서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정지용! 그는 누구인가? 학교 다닐 때 어렴풋이 들어본 것 같지만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잘 몰랐던 시인이었다.


그는, 1902년 충북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40번지에서 아버지 정태국과 어머니 정미하 씨 사이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를 임신했던 당시, 그의 어머니는 연못에서 용이 승천하는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 1911년 대홍수로 집이 떠내려가면서 한의사였던 아버지의 한약재와 한약 도구가 떠내려가게 된 후 가세가 급하게 기울어 어렵게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윽고 12세에 동갑내기 송재숙과 1913년에 혼례를 올리고 3남 1녀를 두게 된다. 그 후 1918년 17세의 나이로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졸업 후 교비 장학생에 선발된다. 그렇게 일본 동지사(同志社)대학 영문과에 진학하게 된 그는 1929년에 졸업을 하고 귀국하여  모교인 휘문고등학교의 영어 교사로 16년간 재직하게 된다.


1950년 6.25를 전후하여 그의 행방은 지금까지 알 수 없다. 다만, 6.25 때 피난길에 오르지 못하고 서울에 머물고 있다 북으로 끌려가 평양 감옥에 수감되었다는 설과 고문을 당하고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설이 있으나 그 진위는 확인할 수 없다. 스스로 월북한 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월북 시인으로 분류가 되어 문학사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그의 가족들은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나중에 1988년 정부에서 재검토한 결과 월북이 아니란 것이 확인되어 해금되기 전까지는, 정지용이라는 그의 이름 세 글자를 쓸 수 없었으며 그의 시를 함부로 낭송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를 더욱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고통을 직접 겪고 살아온 부인 송재숙 씨는 70세를 일기로 1971년 4월 15일 별세했다. 다행스럽게도, 아들 구관 씨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하게 되어 북에 있는 동생과 만나게 되었지만, 동생들조차 아버지의 생사를 전혀 모르고 있어 그의 마지막 발자취는 지금까지도 알려져있지 않다.


1930년대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등장한 그는 다양한 감각적인 경험을 선명한 이미지와  절제된 언어로 시를 썼다는 평을 받는다. ‘시문학’의 동인으로 참여, 김영랑과 함께 순수 서정시의 개척에 힘을 썼으며 한국 현대시의 초석을 놓은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향수’는 그의 초기작으로 1927년 조선지광(朝鮮之光) 3월호 통권 56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그 후,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1933년 ‘카톨릭청년’ 편집고문이 되면서 2년 후 첫 시집 ‘정지용시집’을 간행하게 된다. 그의 작품 활동은 그 이후로도 이어져 1939년에 ‘시문학동인’ 이 되었으며 1941년에 시집 ‘백록담’을 간행한다. 하지만 해방 이후에는 작품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1945년에 이대교수가 되었으며 1946년에 조선문학가동맹 중앙집행위원이 되었다.

1944년 세계 2차대전 말기 열세에 몰린 일본군이 연합군의 폭격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에 소개령을 내리게 되면서, 정지용 일가는 그 후 1946년 5월까지 3년 동안 경기도 부천시 소사읍 소사 본 2동 89-14번지로 거처를 옮겨서 살아왔다는 것이 밝혀진다. 하지만 그렇게 이사한 부천에서 시를 쓰지는 않고, 대신에 소사성당 창립에 전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곳에서 그는 ‘프란치스코’라는 세례명을 받았고 기도문 번역에도 참여해 신앙생활에 전념하게 된다. 하지만 소사성당 건물이 흔적도 없이 소실되게 되면서, 그의 신앙심과 열정을 따르고자 최근에 현재의 소명여자중·고등학교 도서관을 이용한 소사성당에서 첫 미사가 봉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특히 부천 지역 교회사와 관련해 꼭 기억해야 할 인물이다. 부천 복사골문학회는 1993년 정지용 집터에 기념 표석을 세웠고 부천시는 부천중앙공원에 ‘향수’ 시비를 세웠다. 부끄럽지만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무렵 그의 시비 앞을 아무런 생각 없이 가볍게 지난적인 있다.

그러한 그의 시 ‘향수’는 대중가수 이동원과 테너 박인수가 노래로 불러 더욱 유명해진 작품이기도 하다. 이렇게 노래로 탈바꿈 하게 된 데에는 일화가 있기 마련인데, 가수 이동원이 처음 이 시를 접하게 되고 너무 마음에 들어 노래로 부르고 싶어서 당시 최고 작곡가 김희갑 선생을 찾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노랫말로 써진 게 아니라서 운율이 잘 맞지 않아 곡을 붙일 수 없어서 김희갑 선생은 이를 노래로 만들 수 없다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끈질기게 삼고 초려하여 간청한 끝에 노래로 새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 노래를 같이 부르게 된 테너 박인수는 같이 노래를 부르자는 이동원의 수많은 제안 끝에 같이 참여하게 되었으나, 대중 가수와 같이 노래를 부르는 그를 국립오페라단에서는 클래식을 모독했다며 비난했고 결국 제명당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그들의 끝없는 노력과 시련이 있었기에, ‘향수’가 노래로 불러지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접하게 되면서 좋아하게 되었으니 그들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는 않았으리라.


이동원 (Lee Dongwon) + 신동호(테너) : Shin Dong-ho (Tenor) 

 
고향을 노래하고, 그리워하며, 사랑했던 우리 민족의 시인 정지용의 ‘향수‘는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게 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소중함을 더욱 잘 알게 해 주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노래다. 이번 인문로드로 인하여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적인 시대의 관점에서 다시 노래를 재조명해보고, 그 시대상이 빚어내는 아픔을 작가의 입장에서 해석해보면서 작가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그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실개천이 흐르던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조용한마을, 아담한 초가집에 물레방아가 돌고 있는 곳에 시인 정지용의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그를 만나러 그곳에 다녀와야겠다.

정 정숙인문路드 – 정지용과 향수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

그렇게 뜨겁고 무덥던 여름이 하루 아침에 물러나고 어느새 높고 푸른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우리들 곁으로 왔다.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 하늘이 얼마나 예쁜지 멍하니 쳐다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 이대로 멈춰있고만 싶다. 바람은 사계절 내내 불어오지만 각 계절마다 그 느낌은 전혀 다르다. 봄에는 산뜻하고 여름에는 후덥지근하며, 겨울에는 차갑게 온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가을 바람은 시원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시원한 바람으로 우리들은 가을이 왔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지금 도시에서 맡고 느낄 수 있는 이 가을 바람은 어릴 적 내 고향에서 느끼던 그 바람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기분 탓일까? 가을 들녘을 바라보면 감은 익어가고 밤에는 알이 꽉 차고 들판에는 노란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일 준비를 한다. 잠자리가 떼를 지어 원그림을 그리며 다니는 곳, 그곳은 언제나 그리운 내 고향의 기억이다. 이맘때면 난 어릴 적 잊을 수 없는 어느 가을날을 가끔 기억한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날, 우리 집 대문 옆에는 큰 무화과나무가 있었다. 그 무화과나무 밑에는 정사각형 모양의 평상이 놓여져 있었는데, 평상은  넓은 무화과 잎으로 그늘이 지어있어 우리들은 그 평상 위에서 숙제도 하고 책도 읽었다. 가끔은 낮잠을 자고 있는 내 다리를 간질간질 거려 깨우곤 했던 작은아버지의 짓궂은 장난에 울기도 했던 그때가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이고 추억이다.

ⓒ진주현. All Rights Reserved

서 너 명이 누우면 딱 맞는 그 평상에서의 기억은 편안함과 시원함이 공존한다. 그 곳에서 쉬면서 낮잠도 자고 책을 읽기도 했고 그림도 그리며 간식을 먹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항상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도 함께했다. 그렇게 난 가을과 함께 놀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가끔 난 그때를 떠올리며 혼자 웃기도 한다. 돌아갈 수도 무화과나무를 볼 수도 없지만 다만 기억 할 뿐이다. 그래도 내게 이런 추억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가을은 이렇게 성큼성큼 우리 앞에 당당하게 다가왔다. 꽃들은 자기만의 색깔로 피어나고 열매들은 익어간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게 되면 작은 열매와 꽃들로 곳곳에 가을이 펼쳐진다. 그때쯤이면 전국 곳곳에서 꽃 축제가 열릴 것이다. 가을에 피어난 것들에는 온 우주가 들어 있다고 한다. 그 우주 속에서 우리들은 기쁨과 행복을 누린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개인적이고 폐쇄적인 세상이 되어버린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에는 그로 인한 크고 작은 상처가 잔뜩 곪아있다. 우울함이 가득한 얼굴에서는 더 이상 행복은 찾아볼 수 없고, 스트레스가 온 몸을 잔뜩 누르고 있다. 그럴 때면 계절의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도시에서 살짝 벗어나 시골로 가보자. 시골을 떠나 자연의 품에 잠시라도 안겨보자. 수많은 가을이 사이사이 꽂혀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으로나마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 삶에 지친 땀방울을 식혀줄 시원한 바람으로 가을을 실감하자. 내 마음이 힐링되고 동시에 살찌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 정숙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

  정정숙의 씨네뮤직(9) — 삶에서 딱 한번 확실하게 일어난다는 진짜 사랑의 느낌!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는 로버트 제임스 윌러가 쓴 실화 소설로 1960년대 미국 아이오와 주의 매디슨 카운티를 배경으로 한다.

15년 전에 개봉된 이 영화를 어쩌다 네번째로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에 봤을 때와 시간이 지나 나이를 더 먹고 나서 본 이 영화는 예전에 비해서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다. 더 제대로 깊이 감상해서일까?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 다른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내의 죽음으로 인하여 유언장에 생전에 알지도 듣지도 못했던 이야기가 나온다고 생각해보자. 남은 유가족들은 이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남편을 먼저 잃고 평범하게 살던 어느 노부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녀는 준비되어 있던 가족장이 아닌 화장을 해서 어느 다리 근처에 뿌려달라는 유언장을 남긴다. 그 유언장을 아들과 딸이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하게 되는데, 그 속에는 비밀의 열쇠와 같이 한 평생 그 누구에게 말하지 못한 어머니의 나흘간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쓰여져 있었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있다. 프란체스카의 사랑이 불륜일지 로맨스일지, 그 차이는 그녀를 한 가정을 지키는 어머니로써 보느냐 혹은 한여성으로써 보느냐로 부터 시작된다. 엄마의 노트를 직접 읽는 아들과 딸에게서 그 정체성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엄마에게 남자는 본인과 아빠 외는 생각할 수 없는 아들과, 엄마가 아닌 한 여자로 보는 딸의 시선은 너무나도 다르다.

두 남매의 반응을 통해 넌지시 나타낸 어머니와 여성이라는 프란체스카가 가진 두 개의 서로 다른 정체성은 이 영화가 단순한 중년 여성의 일탈된 사랑을 그려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사랑의 느낌은 결혼이라는 제도와는 무관한 듯이 보인다. 이런 사랑은 아무리 짧은 것일지라도, 가족에 대한 희생과 헌신과 최소한 같은 무게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지닌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는 어느 날 사진 작가인 남성 로버트 킨케이드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에 실을 로즈만과 할리웰 다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매디슨 카운티에 도착하면서 시작한다. 길을 잃은 그는 잘 정돈된 한 농가 앞에 트럭을 세우고 길을 묻는다. 남편과 두 아이가 나흘 동안 일리노이 주의 박람회에 참가하러 떠나고, 집에 혼자 있던 평범한 시골 여인 프란체스카는 예의 바른 이방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결혼한 지 15년이 되면서 사랑도 식었고, 남편은 늘 일에 바쁘고, 아이들과 집안을 돌보느라 정신없이 살던 프란체스카는 로버트에게 왠지 끌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신의 인생은 잊어 버린지 오래이다.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크고 난 후에 비로소 나를 찾으려 할 때에는 내가 누구였던지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그저 앞만 바라보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프란체스카 그녀도 그랬다.

아들과 딸이 자라는 가정을 비롯해 모든 것이 안정적인 삶이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안정감보다는 답답함이, 한적보다는 고립이 우선이다.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일어나는 은밀한 밀회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이 영화는 그려내고 있다.

왕년에 누구보다 빠르게 총을 뽑아들던 ‘황야의 무법자’로서 서부영화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알려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영화에서는 권총이 아니라 니콘 카메라를 든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 기자로서 관객을 맞이한다.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는 서부의 영화로 안방을 책임졌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특히 이 영화는 줄거리뿐만 아니라,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섬세한 연기와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을 통한 감각적인 연출로 찬사를 받았다.

정말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법한, 정적이지만 아름다운 매디슨 카운티의 영상 속에 나른하게 흐르는 음악, 그리고 특히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절제되면서도 열정을 표출시킨 메릴 스트립의 훌륭한 연기는 이 작품을 단순한 멜로 영화를 초월한 아름다운 예술 영화로 만들어 주었다.

살면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남녀 간의 사랑, 삶에서 딱 한 번 확실하게 일어난다는 진짜 사랑의 느낌! 로버트는 프란체스카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런 감정은 일생에 단 한 번 오는 거요.”

이런 감정을 평생 찾아 헤매는 사람이나 그런 감정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다가는 사람도 많은데, 어느새 중년에 이른 그들은 그동안 살아 온 시간은 나누지 못했어도 평생 한 번 찾아온다는 확실한 감정에 강하게 연결되어 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서로를 나누고 느낀다.

로버트는 떠날 즈음 프란체스카에게 자신과 함께 도망쳐서 새로운 삶을 살자며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그녀를 유혹하지만, 갈등하는 프란체스카는 로버트의 사랑보다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떨치지 못하고 안정적인 가정 생활을 택하게 된다. 영화를 보고 있자면 프란체스카의 말처럼 사랑은 그 누가 예측할 수 없으며 신비하며 새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면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별을 고하고 떠나는 마지막 날 좌회전 신호가 떨어진 도로에서의 장면이 특히나 나를 몇 번이나 울컥하게 했다. 비를 맞으며 그녀를 안타깝게 쳐다보는 그와, 함께 가지 못하기에 눈물을 흘리며 그를 쳐다보아도 차마 나가지 못하는 그녀. 그녀는 그 짧은 순간 얼마나 많은 갈등을 했을까! 영화를 보면서 ‘만약에 나라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그리고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를 끝없이 되묻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은 비로소 서로의 죽음에 이르러서야 평생을 그리워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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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평생 동안 가족에게 바쳤으니, 내 마지막은 로버트에게 바치고 싶다”라는 소망으로 그녀의 4일은 불륜이 아닌 생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아름다움으로 완벽히 표현될 수 있었다.

그러한 프란체스카의 마지막은 남매가 영화 초반 격한 반대와는 다르게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그녀의 유골을 로즈먼 다리에 뿌리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 순간, 프란체스카는 완벽히 어머니에서 여성으로 승화된다.

순수함이 사라져가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영화를 보고, 있는 그대로의 해석을 하는 사람이 아직 얼마나 남아 있을까 궁금하다. 아름다운 것을 볼 때는 아름다움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순수한 빛, 그것을 잃지 않는 한 우리는 얼마든지 내면적으로 아름답고 멋지게 늙어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이 영화는 소설만큼 꽤나 흥행했다. 1960년대의 아이오와 주의 매디슨 카운티를 배경으로 만든 이 소설은 발표 당시 37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미국에서 859만부, 한국에서 7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그 소설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 주연을 맡아 95년에 발표한 작품이 바로 이 영화이다. 2400만 달러를 투자해 70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었고, 해외 흥행성적도 꽤나 상당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다리는 실제로 있던 것인데, 2002년에 저질스러운 불륜이 찍힌 곳이라고 외치는 특정 종교의 광신도 집단이 몰려가 그만 불에 태워버렸다. 그 이후 프란체스카의 집도 그렇게 사라졌다고 한다.

영화 OST

DOE EYES (Love Theme From The Bridges Of Madson Countey)  (레니 니하우스)

I’LL CLOSE MY EYES – DINAH WASHINGTON 디나 위싱턴


– EASY LIVING – JOHNNY HARTMAN (쟈니 하트만)

– BLUE GARDENIA – DINAH WASHINGTON (디나 워싱턴)

I SEE YOUR FACE BEFORE ME – JOHNNY HARTMAN(쟈니 하트만)

– SOFT WINDS – DINAH WASHINGTON (디나 워싱턴)

BABY, I’M YOURS – BARBARA LEWIS (바바라 루이스)

– IT’S A WONDERFUL WORLD – IRENE KRAL (아이린 크롤)

– IT WAS ALMOST LIKE A SONG – JOHNNY HARTMAN (쟈니 하트만)

– THIS IS ALWAYS – IRENE KRAL (아이린 크롤)

– FOR ALL WE KNOW – JOHNNY HARTMAN (쟈니 하트만)

– DOE EYES (REPRISE) (레니 니하우스)

정 정숙  정정숙의 씨네뮤직(9) — 삶에서 딱 한번 확실하게 일어난다는 진짜 사랑의 느낌!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메디슨카운티의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