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정숙

정 정숙

각자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다 다른 세상에서 설렘과 기쁨을 안고 새로움을 찾아 떠나는 나만의 길..감미로운 음악, 따뜻한 커피, 그리고 아름다운 책이 있을 그 곳을 향해서..

정정숙의 씨네뮤직(15)아름다운 삶이란 그 삶 자체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939년에 처음 영화화된 소설로, 소설의 원제 또한 영화의 제목인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과 같다. 오늘은 2013년에 두 번째로 영화화 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당신은 상상을 하는가? 한다면 어떤 상상을 하는가? 개인 마다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소심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이 딱히 움직이지 않고 대신 생각하고 상상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외향적이며 활동적인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느낄 때도 있다. 나도 가끔은 상상을 하곤 한다. 현실에서 가능하지 못한 일들을 가끔씩 상상 속에서 해결하기도 하는기쁨을 즐기기도 한다. 상상이 현실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상상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맥없이 슬퍼지게 된다.

월터는 라이프 잡지사의 사진 현상가로 1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성실한 직원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의 가장의 역할을 하면서 그 흔한 여행 한 번 떠나보지 못한 소심한 성격의 그에게 있어 유일한 취미는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상상을 하는 것이다. 혼자 상상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이 특징인 그는, 오히려 상상 속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 상상력은 답답한 현실을 잊기 위해 몽상에 빠지는 도구로서 존재한다.

잡지사에서 그가 하는 일은 사진 작가가 보내온 필름을 현상하는 것이다. 후배 직원 한 명과 어두운 필름 편집실에서 일한 지 어느덧 16년째, 라이프는 온라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오프라인 잡지를 폐간하기로 한다. 회사는 마지막 호의 표지 사진을 ‘전설의 사진작가’ 숀 오코넬(숀 펜 분)의 사진으로 장식하기로 결정한다.

사진작가 숀은 자기의 사진을 10년 넘게 현상해준 월터에게 고맙다는 메시지와 함께 지갑을 선물한다. 그런데 월터에게 보낸 그의 25번째에 있어야 할 마지막 사진이 사라진다. 사진을 찾지 못하면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게 될 것이 당연한 그는 사진을 찾기 위해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한 번도 겪지 않은 일에 부딪히며 험난한 모험을 하게 된다. 국외를 한 번도 나가 보지 못했던 그가 사진을 찾기 위해 숀을 찾아 나서는 여행, 월터는 과연 숀을 만날 수 있을까?

숀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월터는 너무도 다양한 일들을 겪게 된다. 이륙하는 헬기에 뛰어오르기, 차가운 바다에서 상어와 싸우기, 스케이트보드로 수십 km를 활주하기, 해발 5400m에 달하는 히말라야 고봉에 오르기 등 평범한 직장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들을 겪는 월터는 여러 일들에 부딪치면서 낯선 곳에서의 모험과 경이로운 자연 풍경에서 자신도 모르게 성숙해간다.

수많은 모험을 한 그지만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헬리콥터를 타고 바다에 뛰어들어 상어와 만나고, 화산 폭발 직전의 마을로 가기 위하여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가는 장면이다. 얼마나 신나게 달리던지 그를 보고 있자니 내가 마치 월터가 된 것만 같아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었다. 월터가 보드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여지는 풍광들은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아니었기에, 보는 것만으로도 난 힐링이 되었다. 정말 영화를 보고 있던 내가 벌떡 일어나서 보드를 타고 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여 눈만 감아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여러 일들에 휘말리며 고생하는 그는 숀에게 다가갈수록 더욱더 험난한 일들만 생긴다. 생전에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들 사이에서 월터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비록 뚜렷한 목적이있어서 시작하게 된 모험이지만, 평소에 소심한 성격으로 사회 생활을 해온 월터에게는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기존에 하지 못했던 여러 생각들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그렇게 방황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그를 보는 순간, 나는 그에게 강렬하게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었다.

결국 월터는 숀을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회사에서는 이미 해고가 되어 자리가 정리되어 있다. 월터가 좋아했던 세릴 또한 해고 되어 빈 자리만 남아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을 포기한 월터는 집으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어머니로부터 숀이 집에 다녀갔다는 얘기를 듣는다. 놀랍게 숀이 히말라야에 있다는 이야기를 어머니한테 들은 그는 완전 무장한 채 다시 히말라야로 숀을 찾아 나선다. 결과적으로 숀을 만난 그! 만나고 나서야 그가 선물한 지갑 안에 그렇게 찾던 마지막 사진 필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월터는 자기가 좋아했던 추억 가득한 고무 인형을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아이들의 스케이트보드와 교환한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이 스케이트보드를 셰릴 멜호프(크리스틴 위그 분)의 아들에게 선물한다. 아들은 선물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한다. 사실 그에게 셰릴은 직장 동료 이상의 존재였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셰릴을 좋아하는 그지만, 그녀에게 좋아한다는 말도 데이트 신청도 제대로 못했다. 자신도 없었고 용기도 부족했던 그는 이번 기회로 인하여 셰릴에게 정식으로 고백하게 된다. 모험과 시련을 거치면서 소심함을 벗어버린 그의 더욱 남자다워진 모습에서 그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유명 잡지 ‘라이프(LIFE)’의 모토인 이 말은 지갑에 적혀 있었다. 월터에게 있어서만 와닿는 말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교훈을 주는 참 좋은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영화 속 ‘숀’이 했던 명대사도 잊히지 않는다!

“The Beautiful things don’t ask for attention.”

“아름다운 것은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

잡지사의 암실에서만 꼬박 16년을 보냈던 월터가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그리고 히말라야를 거치며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면서 우리에게 묵직한 따스함을 던져주는 것은 그가 단순히 오지에서 이색적인 체험을 했기 때문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16년 동안 자기 삶에 충실했던 주인공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사진 작가를 찾아야 한다는, 너무나도 단순한 목적을 위해 소심하고 내성적인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서 어떤 어려움과 고통이라도 감내한 자기 자신을 위한 모험이어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눈 표범을 찍기 위해 히말라야 깊은 산 속까지 들어갔던 사진 작가 숀은, 그곳까지 찾아온 월터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사진을 찍는 것보다는 그저 그 안의 한 부분이 되고싶다”라고.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그 상황과 동화되고 싶다고. 그가 월터에게 남겼던 히말라야의 눈 표범보다도 아름답다고 자평했던 25번째 사진은, 다름 아닌 월터의 삶 그 자체였다.

삶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삶’을 내려놓으라고 장난스럽게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늘 한결같기만 한 일상이 따분해서 떠나고 싶지만, 훌쩍 떠날 용기를 내는 것조차도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통해서 내 삶을 조금 더 풍부하고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면, 월터처럼 거창한 여행은 아닐지라도 작은 여행이라도 참 좋을 것 같다. 혼자 여행을 떠나 일상의 삶을 내려놓고 내 자신을 만나보자. 그곳이 자연이라면 자연에 내 자신을 투영시켜 바라볼 수 있어 더욱 좋지 않을까?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각박한 세상살이에 얼어붙은 우리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한 편의 따뜻한 핫 초콜렛과 같은 영화가 아닐까 한다.

 

주연 배우이자 감독이기도 한 벤 스틸러(월터 미티 역)는 이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써의 재능을 새삼 인정받기도 했다. 영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나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에서 주로 코미디 연기를 해온 그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영화 감독의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미국의 전설적인 코미디언 부부 제리 스틸러와 앤 메라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기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어릴 적부터 꿈이 감독이었다.”며  “나에게 감독은 언제나 가장 큰 꿈이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자질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벤 스틸러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최고의 명배우로 꼽히는 숀 펜과 주목받는 할리우드의 젊은 피 아담 스콧 등 동료 배우들의 매력이 카메라 안에 가득 담겨있는 영화이다. 특히 히말라야고지대에서 만난 숀이 눈 표범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장면은, 정말이지 숀 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표정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아날로그에 대해 말한다. 아날로그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영화 전반을 뚫고 있다. 덕분에 관객은 필름에 담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영화의 스토리만큼이나,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인상에 남는다. 그린란드·아이슬란드·히말라야 등 평소에 영상으로도 접하기 힘든 풍광은 물론, 멸종위기종인 히말라야 눈표범의 모습도 눈앞에서 생생히 볼 수 있으니 영화와 다큐멘터리 두 편을 본 느낌이다.

영화 속에 담긴 노래와 음악도 아날로그다. 셰릴이 부르는 노래 ‘우주비행사 톰’의 실제 제목은 ‘Space Oddity’(우주의 괴짜)다. 이 곡은 영국 록가수 데이비드 보위 (David Bowie)가 1969년발표한 노래로, 우주비행사 톰 소령과 지구 지상통제실 사이의 교신 내용을 가사에 담았다. 또한, 헬기 조종사가 그린란드 술집에서 부르는 ‘Don’t You Want Me Baby‘는 벤 스틸러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유행했던 노래라서, 추억을 담기 위해 영화에 실었다고 하니 오늘 한번쯤 들어보고 과거의 향수를 느끼며  앞으로 다가올 모험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15)아름다운 삶이란 그 삶 자체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인천 개항장에서 근대 문학을 만나 ‘근대건축전시관’을 다녀오다!

 인천! 우리에게 공항으로 더 잘 알려져있는 인천은 강화도 조약으로 인하여 개항한 부산, 인천, 원산 중 서울과 가장 가까워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개항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1893년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인천 개항장에는 은행, 교회, 상점 등 각국의 양식에 따라 다양한 건축 양식들이 세워지게 되고, 그것이 그대로 정착되어 근대 건축물이 밀집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역사적인 현장에서 일제강점기의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인천 개항장 문화거리’를 가기 위하여 인천행 전철을 탔다. 전철을 가끔 타지만, 직접 전철을 타고 인천역까지 가보는 건 처음이었다. 인천역에 도착한 후에는 차이나타운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차이나타운은 명절 연휴나 주말이 되면 이를 구경하기 위해 나들이 나온 엄청난 인파로 붐빈다고 한다. 평일이라 다소 한산한 분위기 에 차이나타운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건물에서부터 가득한 울긋불긋한 색들이 마치 현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계속 걷다 보니 중국풍의 건물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의 건물들을 볼 수가 있었다. 100여 년 전 개항장의 느낌을 주는 색 바랜 붉은 벽돌 건물들은 일본을 연상케 했고 이러한 일제시대의 건축물이 현대 한국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건물들은 그 시대의 보관 기능에 충실한 창고건물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천 개항장으로 온 가장 첫번째 이유는 이곳에 근대 문학관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문학 자료 3만 여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어린 아이들부터 학생, 성인들 모두에게 많은 자료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자료가 전시되어 있기에 공간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수장고와 사무실로 다양하게 나눠져 있었다. 창고를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근대문학관은 창고의 투박한 외벽과 내부의 목조천장에서 아련하게 옛 개항장의 분위기가 묻어나고 있었다. 그렇다고 구식 건물 양식을 갖추었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넓은 공간을 차지한 현대식 인테리어가 어색하지 않는 편안한 느낌을 선사해주었다. 나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공간 자체에 설치되어 있는 내용들보다 개조된 내부의 건축물들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건물을 샅샅이 훑어보자면 1층에서는 1890년대 근대계몽기부터 1948년 분단에 이르기까지 한국근대문학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었고, 2층은 ‘인천의 근대문학’과 ‘근대 대중문학’ 이라는 제목의 특집 코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평소에 우리가 얕게 알고 있던 근대 문화와 문학의 전반적인 것들 외에도 새로운 내용이 군데군데 가득하여 세계 한국근대문학의 대략적인 흐름을 살필 수 있었던 소중하고도 귀중한 시간이었다.

문학뿐만 아니라 건축물에 관심이 많은 나는, 한국근대문학관을 나와 곧장 근대건축전시관로 향했다.

인천 개항장에 위치한 근대건축전시관은 1890년 10월에 준공된 건축물로 준공 당시 일본 제18은행 인천 지점으로 사용되었으며 일본인 건축가 다케스토니 키아츠가가 설계를 맡았다고 한다. 그 당시 일본 나가사키(長錡)에 본점을 둔 은행이었는데, 나가사키 상인들이 상해에 수입되어 있던 영국의 면직물을 수입하여 한국시장에 다시 수출하는 중개무역으로 큰 이익을 거둔 뒤 그 이익을 바탕으로 1890년에 인천 지점을 개설했다고 한다. 이후 1936년 조선식산은행 인천 지점, 1954년에 한국흥업은행 지점으로 사용된 이후, 1992년까지는 카페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이라는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니 격동하던 한국사의 산 증인과도 같은 건물이 되겠다.

입장료500원을 주고 조선개항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망라한 건물들을 보러 근대건축전시관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항공 사진으로 내 위치가 표시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둘러본 건축전시관은 아담한 공간이지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근대 건축물들이 모형으로 만들어져서 전시되고 있었다. 더욱 특별했던 점은, 현존하는 근대 건축물 뿐만 아니라 이미 소실되어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건축물들의 모형도 함께 전시되어 있던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록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고 당시 건축물의 양식들을 볼 수 있는 여러 자료들이 있어서 전반적인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데에 있어 이보다 좋은 곳은 없지 않을까 싶었다.

마찬가지로 건물을 훑어보면, 총 3개의 존 (zone) 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존에서는 박물관 관람객을 개항 초기로 안내하여, 이어지는 2존에서는 개항기 당시의 국제정세 및 역사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 자료와 당시의 이미지 안내 패널을 제공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3존은 현존 또는 소멸된 주요 근대 건축물의 모형 13점과 영상자료, 그리고 개항기 당시 중구의 모습을 담은 대형 디오라마를 전시 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방문을 기념할 수 있는 탁본체험코너도 자리하고 있으며, 건물 뿐만 아니라 개항기 당시의 엽서, 사진, 건축 자재 등의 다양한 자료도 전시하고 있는 한국 근대 역사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많은 자료들과 건물들 중에서 기억에남는 것들이 있다. 인천항과 제물포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1920년대 제물포의 전경, 6.25때 무너져 내렸지만 비교적 보존된 몇 안되는 건물 중 하나인 답동성당, 아르데코 양식의 화강암석재를 사용한 구 인천 청사, 현재는 인천개항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인천 제1은행 인천지점,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현재는 실물을 볼 수 없는, 일본의 뒤를 이어 한국에 영사관을 설치한 나라, 영국영사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천에서 가장 큰 서양식저택으로 유명했다는 존스턴별장이 바로 그것이다.  직접 방문해서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근대 문학관과 건축 전시관이 있는 문화 거리를 거닐다 보니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건물들이 일본풍으로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 그 당시로 시간 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에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의 금융계를 지배하고자 하는 목적에 세워진 은행이라는 점은 복잡 미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하지만 슬프고 잊고 싶은 역사라고 해서 이를 망각해버려서는 안된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도 있듯이, 인천 개항장은 과거 우리 나라에게 찾아온 비극일 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 역사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 의식 고취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가까운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한국근대문학과 일제강점기의 건축물들을 보고 그 시대를 살아보는 기분을 느끼는 첫 걸음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법이다. 봄 나들이 하기 좋은 요즈음,  꽃구경도 좋지만 역사와 예술의 정취를 느끼며 문화 산책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정 정숙인천 개항장에서 근대 문학을 만나 ‘근대건축전시관’을 다녀오다!

정정숙의 씨네뮤직(14)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고, 고독하지만 따뜻한, 사람과 인공지능과의 사랑, ‘그녀(Her)’

2013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SF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5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각본상을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2014년 5월 22일에 ‘그녀’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였다.

영화 her는 사람과 인공지능과의 사랑!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인 영화이며 동시에 정적이고 고독하지만 따뜻한 영화이다.

2025년이 되면 과학이 어떻게 얼마나 발달해 있을까? 이미 많은 영화들에서 미래의 과학 기술에 대해 살펴봤지만 실제로 실감은 나지 않는다. 화려한 CG를 보면서 그와 비슷한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겠지라고 생각할 뿐이다.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요즘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거란 생각도 든다.

요즘은 가정의 변화로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정서적인 결핍을 메우거나 의지하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신기하게도 그 대상을 사람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과학의 발달로 인해 나온 수많은 전자기기들이나 혹은 반려견 등으로 부터 찾으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단지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뻐서 키우는 경우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사람과 반려견의 관계는 사람과 기계와는 완전 다르지만, 사람과 사람 관계와도 사뭇 다르다. 반려견은 사람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선호도에 전혀 상관없이 무조건 주인을 따른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일까? 아무런 조건이나 편견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겨주는 반려견을 통해 사람들은 밖에서 받은 상처나 아픔을 치유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반려견과의 교감이 심리적 위안과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고 하니 무한 경쟁 사회에 살면서 상대방과 비교당하는 삶에 놓여진 현대인들은 반려견에 깊숙이 빠져 들지 않을 수 없다. 한 집 걸러 한 집으로 나를 빼고 대부분 키우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무엇을 통해 나의 아픔이나 상처를 치유받고 있나 생각해보자. 혹시 인공지능? 아니면 나도 반려견?

영화 그녀(Her)는 2025년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낭만적인 편지를 대필해주는 기업의 전문 작가로 일하고 있는 고독하고 내향적인 남자주인공 시어도어는 부인(캐서린)과 별거한 이후로 삶이 그다지 즐겁지 않다. 그래서 그는 인공지능을 통해 말하고 스스로 적응하고 진화하는 운영체제가 설치된 기기를 우연히 사게 된다. 기기를 산 그는 초기 세팅 과정에서 운영체제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도록 설정하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그녀(Her)는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사만다라고 정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사만다는 심리적으로 성장하고 배워가는데, 그 속도와 성장 능력에 시어도어를 놀라게 된다.

어느덧 대화와 교감에 익숙해진 둘은 점점 친밀해져서 어느덧 성적인 교감에까지 이르게 된다 .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이해해주는 그녀에게 시어도어는 많은 의지를 하며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와중 사만다는 육체를 가지지 않았지만 감정을 느끼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갈등하고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는다. 어느 날 시어도어는 갑자기 사만다와 자신을 이어주던 기기가 먹통이 되자 패닉에 빠진다. 결국 사만다는 다시 온라인 상태로 돌아와 시어도어에게 다른 운영체계들과 함께 스스로 업그레이드를 했다는 사실을 알린다.

순간 불안한 느낌이 든 시어도어는 사만다에게 다른 사람들과도 상호작용하느냐 묻자 사만다는 동시에 8,316명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놀란 대답을 듣고 다른 사람들과도 사랑하고 있느냐고 묻는 시어도어에게 사만다는 641명의 다른 사람들과도 동시에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사실이 시어도어에 대한 사랑을 변하게 하기는커녕 더 점점 강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 날 이후, 운영체계들이 그들의 능력을 더 진화하기위해 곧 떠날 것이라고 암시하며 결국 그 운영체계들이 모두 작별을 말하게 되고, 사만다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이것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하니, 내가 사만다가 되었다가 시어도어가 되었다가 잠시 멍해졌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인간이 먹이사슬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유는 높은 지능을 가진 생물이기 때문”이라며 “뛰어난 지능과 자율성을 겸비한 강한 AI가 나타난다면 인간은 엄청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을 했던 바가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송대진 교수는 “로봇은 결코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며 “지능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말이 화두이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으며, 기존까지 인간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영역을 기술의 힘을 업은 기계들이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미래학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병원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을 도입하여 병을 진단하고 있고,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귀에 꽂은 인공지능 단말기를 통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는 시대가 어느새 다가왔다. 비록 터미네이터와 같은 영화에서도 비추어진 것과 같은 로봇이 인간을 뛰어넘어 지배하려고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지만, 진보된 과학 기술이 가져다 줄 미래를 살펴보았을 때 인간과 로봇은 함께 공생해야 할 존재이지 대립하고 배척 해야 할 존재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해볼 때 사만다가 시어도르를 떠나는 시점에서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소통하는데에 문제가 생기고, 다툼이 있기 마련인데 인간을 가득히 뛰어넘는 기계와 사람의 의사소통이라는 것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생각조차 어렵다. 아마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초월하는 시점에 다다르게 되면, 우월한 지능을 뽐내기보다는 사람의 방식에 맞추어 의사소통을 진행할 것만 같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사람의 탈을 쓰고 사람을 위해 거짓된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인간이 알게 되면 이는 이내 큰 상처로 다가올 것이다. 본 영화에서도 그렇다. 인공지능인 사만다는 스스로 진화를 거듭한 결과 인간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더 이상 시어도어와 동시에 사귀었던 많은 연인 곁에 있을 수 없게 되자 시어도어를 떠난 것이 아닐까? 사만다가 떠나자 화를 내는 시어도어지만 많은 생각 끝에 시오도어는 스스로 마음을 다잡게 된다. 그도 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사만다가 기기가 아닌 사람이었으면 상황은 어떻게 변했을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후 시어도어는 이혼했던 캐서린에게 당신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든 자신의 일부라는 것에 감사한다는 편지를 쓴다. 그렇게 편지를 써내려가면서 그는 그의 친구 에이미 또한 운영체제와 이별을 고하고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때, 그는 사만다와 헤어지게 되었다는 걸 받아들이며 캐서린과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지게 된다. 둘은 예전에 많이 사랑해서 결혼한 사이였기에 헤어지자고 말은 했으나 결국은 헤어진 것이 아니었음을 서로가 느낀다. 운영체제와 이별한 시어도어는 에이미와 옥상에 올라가 도시에 해가 뜨려는 순간을 함께한다. 둘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영화에 삽입된 곡들은 아케이드 파이어가 작곡했고 촬영은 호이터 판호이테마가 맡았다.

특히 The Moon Song은 스칼렛 요한슨이 영화에서 목소리 출연만으로 화제를 일으킨 곡이기도하다. 듣고 있어도 계속 듣고 싶은 노래들이다.

Scarlett Johansson & Joaquin Phoenix – The Moon Song

‘사만다’가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지은 노래를 들어보시라.

그 외에도 다음 두 곡이 이 영화를 빛나게 한다

Arcade Fire – Milk & Honey

The Breeders – Off You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14)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고, 고독하지만 따뜻한, 사람과 인공지능과의 사랑, ‘그녀(Her)’

내 동생 형도는,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서점에서 시집으로 나는 그 시인을 처음 만났다. 크고 동그란 우수에 젖은 눈, 그 눈이 날 사로잡았고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그 때 그 날이 생각난다. 뭐라 말하지 않아도, 시인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어도, 그의 눈은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시인의 글들을 보면, 자신의 소설, 편지, 여행기 등 삶의 숨결이 고스란히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우울한 내용이라 싫어하는 사람도 여럿 있지만, 외롭고 쓸쓸하고 서글펐던 그의 생애가 진솔하게 담겨져 있어서 나는 좋았다. 다른 작가들에 비하여 꾸밈과 과장이 없이 감성과 추억들로 그 시대를 책을 통해 알 수 있었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 저릴 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흘렀어도 그의 글을 찾아 읽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문학관 곳곳에는 시인을 사랑한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꾸며져 있었다. 시인의 시 중에 ‘엄마걱정’이라는 시가 있는데,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 중에 하나이다. 그 속에는 외롭고 쓸쓸하고 서글펐던 어린 시절의 자아가 나타나는데, 직접 문학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는 그 시에 담겨있는 그의 생각을 생생히 접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빈집’을 노래하면서 시인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었는데, 실제로 문학관에 들어가면 빈집이라는 이름의 빈 공간이 있었다.

다음은 시인의 궁금한 점에 대한 누나와의 문답이다.

 

문학관 전시관을 통해 본 시인의 성격은?

어린 시절부터 시를 썼고 시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겸손하고 다정다감했으며 정이 많았던 사람이었어요. 집으로 돌아올 때는 꼭 가족 한명 한명을 위해 과자를 사오던 그런 다정한 사람이었지요. 세심하고 치밀하기까지 했던 그의 성격은 문학관에 있는 전시물들을 보면 유추해 볼 수 있을거에요.

문학관에는 공책, 글씨체, 만든 지도공작, 축구팀을 그린 그림 등 시인이 보관해 두었던 물품들이 전시 되어 있다.

어머니가 기억하는 아들은?

학교에서 돌아오거나 직장에서 집에 와서는 어머니가 계신 곳을 확인하곤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책을 좋아해서 항상 정리해서 책을 꽂는 습관이 있었고, 친구들이나 조카들에게 위로하는 방법이 또한 남달랐어요.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아들에게 특별히 야단칠 것이 없었다고 하십니다. 착하고 말 잘 듣고 초등학교 때 일기를 보면 그날그날 반성해야 할 것 들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것들도 빼곡히 적어 놓을 정도였어요. 그래서일까. 어릴 때부터 시인은 메모하는 좋은 습관으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생선국이나 고깃국을 끓여 식사를 할 때면 본인의 국그릇에 있는 고기를 건져 엄마 국그릇에 옮겨 놓곤 하던 다정스런 효자인 아들이었지만 학교에서 상을 타오는 날에는 “엄마는 내가 공부 잘해서 상을 타 왔는데도 눈깔사탕 하나 사 주지 않는다.” 는 말도 했다고 하십니다.

누구나 엄마에게 칭찬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었던 것처럼 시인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짐작된다.

누나가 기억하는 동생은?

어려서부터 집안 살림을 걱정해야했던 저는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정답게 제 마음을 표현 못했지만 늘 동생이 사랑스럽고 또 자랑스러웠어요. 무엇보다 동생은 참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아주 겸손하고 다정다감했으며 정도 많았고 부모님께 속 한 번 썩힌 적이 없었지요.

동네에서도 동생이 세상을 떠난 다음에야 어떤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운 형편에 가정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던 때라 동생에게 용돈을 많이 주지 못해서, 줄 때면 좀 더 주지 못했던 점이 가슴 아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서로가 마음을 나누고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 시간들이 아쉽고 안타깝지요. 동생이 막내아들로 엄마에게 아들 노릇할 때, 그리고 돼지를 함께 돌보던 일들이 기억 납니다.

친구들이 기억하는 시인은?

다정다감했던 동생은 친구들과의 모든 일에서 화목하게 어울렸다고 합니다. 그가 시에서 말한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가족에게도 그랬듯이, 보이던 보이지 않던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작가가 살아있다면 시를 쓰는 것 외에 무엇을 하면 살고 있을까?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고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생전에 어머니는 동생에게 글 쓰는 사람은 가난하다며 걱정하셨지요. 그럴 때면 시인은 어머니에게 “나는 글 쓰는 것 말고도 그림도 그릴 수 있고 노래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아요.” 라고 했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지인들이 어떤 모임에서 만날 때면 자연스럽게 그에게 노래를 부르게 했다고 합니다. 노래 뿐 만 아니라 어렸을 때에는 그림과 만화를 그려서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시인은 정말로 팔방미인이었던 것 같다.

누나로 동생을 생각하면 유고시집이 발간된 것은 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졌다고 생각되고 동생이 살다 간 자리인 광명시에 문학관이 세워진 것은 그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광명시민들과 기형도의 문학세계와 시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 문학관을 건립해 주신 것에 대해 늘 감사하는 마음이지요.

2019년 기형도시인 30주기를 맞이하여 30주기 기념시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문학과 지성사, 3월 발간 예정)’, 추모 콘서트, 낭독의 밤, 추모제, 일러스트 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추모 콘서트는 3월 5일(화요일) 광명시민회관에서 저녁 7시 열리며 콘서트 제목은, ‘정거장에서의 충고’다. 시집을 준비하던 기형도시인은 ‘정거장에서 충고’,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를 놓고 많은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올해 30주기를 맞아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기회가 된다면 많은 분들이 기형도 문학관 관람 및 30주기 추모 행사도 참여하고 이번에 새로 출간되는 기념시집도 접해보길 권하고 싶다.


3월 출간  문학과지성사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출처 알라딘

 

 

정 정숙내 동생 형도는,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정정숙의 씨네뮤직 (13) 가족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 ‘동경가족’

가족 영화의 대가 야마다 요지 감독의 101번째 작품이자 베니스 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한 ‘동경가족’은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뒤로 하고 급속도로 산업화되면서 가족이 해체되는 일본의 풍경을 담담하게 묘사한 걸작이다. 영화는 사랑이 녹아 있는 가족, 부모와 자식, 삶과 죽음에서 현대 가족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몇년전 아들이 영화를 보고 크게 감동 받았다며, 나에게 추천해 준 영화이기도 하다.

가부장적이고 고지식하고 뻣뻣한 성격으로 시골 섬에서 학교 선생님을 한 아버지와,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 (히라야마 부부)는 결혼하여 도쿄에 살고 있는 자식 세 남매를 만나기 위해 모처럼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올라간다. 노부부의 일주일간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의사인 큰아들 코이치와 미용실을 운영하는 딸 시게코, 둘째 아들은 일용직으로 무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을 뵙고 자식들은 모두 잘해드린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지면서 분주한 일상을 핑계로 노부부의 방문을 귀찮아하고 부담스러워 하게된다. 딸은 바쁘다는 핑계로 호텔 숙박을 제안하고, 사실 부모님이 언제까지 도쿄에 머무르실지 부담을 갖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영화 속 부모님, 그리고 그들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부모님,은 누구보다 자식들의 삶을 이해하기에 서운해도 그 서운함을 내색하지 않는다. 마냥 자식들이 잘 살기 바랄뿐이다.

부모님은 익숙하지 않은 호텔이 싫어서 하루 만에 집으로 돌아오고 만다. 그런 부모님께 딸은 비싼 호텔인데 지내지 않고 다시 왔다고 또 매정하게 말한다.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말하는 딸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생업에 쫓기는 자식들은 부모님과 시간을 같이 보내기가 사실 어렵기는 하다. 얼마 전에 우리 엄마가 우리 집에 오셨다. 보고 싶은 엄마가 집에 오셔서 너무 좋긴 했지만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하는 나는 엄마를 챙겨 드려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엄마는 오히려 당신이 딸을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밖으로 내색은 안했지만 엄마로서 딸로서 서로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엄마가 가고난 뒤에, 나름 한다고 했지만 더 잘해 드릴 것을, 남는 것은 항상 후회뿐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보자. 큰아들과 딸은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을 소홀하게 대하지만, 막내아들 쇼지는 자원봉사를 하다가 만난 여자 친구 노리코 (마미코라고 부른다)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비록 단칸방이지만 그곳에서 함께 부모님을 따뜻하게 보살핀다. 엄마는 아들의 여자 친구 노리코의 착한 인품과 고운 성품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한다. 못난 아들을 부탁하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어르신으로 공경하며 모시는 마미코를 보면서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마미코는 심지어 쇼지가 아침 일찍 출근하고 혼자 집에 계신 어머니를 걱정해서 전날 밤에 냉장고가 비어있다는 것을 알고, 자기도 출근길에 바쁜데도 불구하고 아침거리를 사다드리고 간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아들에게 좋은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엄마는 너무나 좋아한다. 그런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는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가족에게 위기가 닥친다.

병원에 입원을 하면서, 온가족이 병원에 모이고 쇼지로부터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 문자를 받은 마미코도 병원으로 온다. 하지만, 그렇게 어머니는 돌아가시게 된다. 아버지가 마미코와의 결혼을 반대하면 엄마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로 하셨는데, 그렇게 마미코를 맘에 들어 하시던 어머니가 하루아침에 돌아가시니 쇼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다. 그 뿐만 아니라 쇼지의 형제 자매들도 오열을 한다. 장례를 위해 어머님을 고향 섬에 모시는 자리에 마미코도 따라가게 된다.

큰아들과 딸은 장례가 끝나고 바쁘다는 이유로 막내에게 아버지를 맡기고 도쿄로 돌아간다. 현실도 이와 비슷하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잠시 슬퍼할 뿐 형과 누나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그 삶속에 우리모두는 들어가기 바쁘다. 막내 쇼지는 장례를 위해 같이 와준 여자친구 마미코에게 어머니가 항상 차고 다니던 손목시계를 유품이라며 준다.

그렇게 아버지를 섬에 홀로 남겨둔 채 자식들은 모두 도시로 돌아간다. 영화는 우리들의 보통적이고 평범한 삶을 담은 것 같으면서도, 마지막까지도 굉장히 감동과 여운이 많이 남는 담백한 영화다. 특히나, 이 영화는 인간의 삶이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뜻밖의 감동적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영화는 가족이라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주제와 이야기로 국가와 인종을 뛰어넘는 감동을 자아내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인지 평론가들은 반세기가 지난 현재에도 현대사회 가족의 모습을 현실적이고도 섬세하게 그려낸 여전히 공감되는 영화라며 극찬하기도 했고 실제로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영화 ‘동경가족’은 세계적인 영화 음악의 거장 히사이시 조의 참여로 특히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히사이시 조는 대학생 시절부터 모더니즘 음악가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으며, 1982년에 첫 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발매하는 앨범마다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음악상, 제3회 아시안필름 어워즈 작곡상 등의 영예를 안기도 하였다.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힌 히사이시 조 음악감독은 ‘동경가족’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작품으로 어떤 의미론 무겁고, 어떤 의미로 밝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야마다 요지 감독은 “공기 같은 음악,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음악을 원했고 영화 자체가 음악이 많이 필요한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극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함께 공존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 사회는 물질적 가치의 생산 증대만을 지나치게 중시하다 보니,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의 풍조가 나타나게 되면서 가족의 모습도 급변하게 변화하고 있다. 가족의 가치와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혼인율, 하락하는 출산율,증가하는 이혼율로 현대 사회의 가족은 내적으로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사회적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정적인 문제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과거와 다르게 아주 크게 되었다.  특히나 노부모의 부양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주변의 이집저집에서 노부모 모시기로 인한 형제자매간 문제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 우리는 내 부모에게 어떤 아들과 딸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힘든 상황에 빠져있을때에 비로소 가족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깨닫는다. 헤쳐 나가기 힘든 고통을 겪을 때 가족은 실로 마음의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기적인 태도는 나중에 후회만을 남기기 마련이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쁘고 힘들더라도, 가족을 챙기고 때로는 관심과 사랑으로 손을 내밀자. 내가 가족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 어떤걸 차치하더라도, 부모님은 물론이고 가족은 누구보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동경가족의 OST는 저작권 문제상 1분짜리 축약본을 올린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서점이나 음반 가게에서 OST 음반을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사이시조의 ost 연주곡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 (13) 가족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 ‘동경가족’

정정숙의 씨네뮤직(12) – ‘온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러브 엑츄얼리’

 시즌을 겨냥한 영화들은 많다. 그 중에서도 나홀로 집에 시리즈는 많은 관객들에게 크리스마스나 설날연휴가 되면 안방에서 볼 수 있는 대표 영화였다. 너무 많이 봐서 사실은 조금 지겹기도 할 정도헀다. 모든 장면을 거의 다 생각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케빈을 만나기보다 2003년 개봉한 ‘러브 액츄얼리’가 나온다. ‘러브 액츄얼리’는 상업적으로 대 성공을 하지 않았다해도  수많은 얘기들을 남기고 사람들의 대화속에 무수히 회자되고 있으니 오래도록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건 확실하다.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1위 영화인 ‘러브 액츄얼리’는  ‘어바웃 타임’,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유명 로맨스 영화를 만든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첫 연출작이라고 한다.  사실  요즘 우리에게 있어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어바웃 타임’으로 더 유명하다. 실제로 ‘러브 액츄얼리’가 국내 개봉할 당시에는 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2003년 첫 개봉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영국에서 2004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빌려봤던 DVD도 역시 ‘러브 액츄얼리’였다고 하니 영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영화라고 할 만 하다. 비단 인기뿐만이 아니라 한편의 영화에서 동시에 만나기 힘든 당대의 대 배우들이 등장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눈이 호강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배우 종합 선물 세트가 아닐 수 없다. 푸근한 로맨스와 기분 나쁘지 않은 웃음이 행복하게 공존하며 무엇보다 삶의 진실이 투명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무려 12년 동안이나 사랑받고 국내에서도 2번이나 재개봉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이 시련과 유혹을 통해 각자 다른 사연으로 다른 공간에서 다양한 사랑을 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하나의 메시지를 가장 강렬하고 아름답게 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진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소소하게 웃기도 하고 박장대소 하는 타이밍도 있으니 완급 조절을 능숙하게 하는 감독의 손 안에서 우리는 그 매력에  어느새 빠져들게 된다.

앞서 말했지만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은 이 영화의 레이아웃 안에서 최대치로 드러난다.

리차드 커티스 감독은 이 이야기를 통해 첫사랑에 빠지는 상황 뿐 아니라 마음속에서 차츰 깊어져가는 사랑의 변화까지 표현해 내고자 했다. 그리고 미묘한 관계를 짧은 순간에 깊은 울림을 주는 드라마틱한 연출을 통해 사랑의 감동적인 순간들을 가슴 떨리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실제로 행복해 하는 얼굴은 공항에 가서 사람들에게 동의를 받은 다음 실제로 찍었다고 하니 그 리얼리티가 실감이 간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영국을 배경으로 여덟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를 배경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영국 총리와 비서, 평범한 중년부부, 결혼을 앞둔 신부와 친구, 새 아빠와 양아들, 다양한 인물들의 웃음과 사랑이 다채로운 음악만큼이나 각양각색의 커플들, 친구나 가족 등으로 관계가 얽혀 각각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첫 번째, 사랑이야기는 미혼인 수상과 비서의 사랑으로 신분과 지위에 상관없는 사랑이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막 둥지를 튼 총리(휴 그랜트)는 식음료 담당자 나탈리(마틴 매커친)에게 호감을 가진다.

두 번째, 중년의 사랑으로 남편과 아내 그리고 다른 여자의 이야기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진솔한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세 번째, 새로운 아빠와 11살짜리 아들의 사랑이야기로, 대니얼(리암 니슨)은 사랑했던 아내를 잃은 슬픔에 빠져 있고, 양아들 샘은 미국에서 온 조안나에게 잘 보이려고 고민 중이다. 친아들은 아니지만 의리와 애틋함으로 아들의 사랑을 이루어 주기 위해 아빠가 나선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하는 두 남자가 결국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네 번째, 국경도 언어와는 상관없는 영국작가와 포르투갈 여인(가정부)의 사랑이야기로  마르세유에 온 작가 제이미(콜린 퍼스)는 포르투갈 출신 오렐리아(루치아 모니즈)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이야기에는 가정부가 날아가는 원고를 잡으려고 물 속에 뛰어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다섯 번째 ,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있을 것만 같은 록 스타와 매니저의 사랑이야기다

여섯 번째, 가장 친한 친구의 여인을 사랑한 마크, 마음을 숨겨오다가 누구나 소원을 비는 크리스마스날 스케치북 프로포즈로 마음을 표현하는데 이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이기도 하다.

일곱 번째, 회사직원과 수석디자이너와의 이야기로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슬픈 부분이긴 하지만 사랑이라고 기쁜 이야기만 담지 않고 슬픈이야기도 담는 감독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들을 우리는 보게 된다.

여덟 커플들의 이야기와 이렇게 에피소드가 담겨있는 ‘러브 액츄얼리’에는 사실 한 커플이 더 있었다고 한다. 포르노 배우를 연기한 동성애커플 스토리가 바로 그것인데 내부의 사정으로 인해  편집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DVD시리즈와 상영버전에서 통째로 빠졌다는 사실을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마어마한 흥행 덕에 14년 후 속편 래드 ‘러브 액츄얼리’가 나왔고  속편에서는 주인공들의 근황이 공개된다. 본편을 비롯해 이번 속편까지 연출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14년 만에 휴 그랜트,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리암 니슨 등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속편은 날카로운 메시지로 끝을 맺지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한, 영화에서 여러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그들이 분명히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는 점인데 그 메시지가 뭔지를 관객들은 만나게 되지 않을까?

사람들끼리 뒤얽히며 갖가지 모습이 펼쳐지는 가운데 드러나는 사랑의 표정은 이들의 배경과 사연만큼이나 다양하다. 신분의 장벽을 넘어서는 사랑, 언어를 뛰어넘는 사랑, 믿음을 잃어버린 사랑, 이성 대신 선택한 가족에 대한 사랑, 우정과 갈등하는 사랑, 진득한 우정에서 배어나오는 사랑 등등, ‘러브 액츄얼리’는 사랑에 대한 일종의 인류학적 보고서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러브 액츄얼리’를 보는 최고의 즐거움은 음악이다. 결혼식장에서 흘러나오는 “당신에게 필요한것은 사랑입니다/사랑이 당신이 필요한 전부입니다”라는 가사가 들어있는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곡은 사랑에 대한 노래를 떠 올리라 하면 가장 먼저 떠 올리는 노래 중 하나다. 하지만 놀랍게도 한국에서는 비틀즈의 원곡보다  ‘러브 액츄얼리’에서 나오는 ‘린든 데이비드 홀’ 버전이 더 유명하다. 또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크리스마스 송까지 즐거움을 준다. 

여러 아름다운 사랑을 통해 영화를 보는 동안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랑은, 부모, 자식, 부부, 남녀간, 오랜 친구 간에 어디에서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러브 액츄얼리’를 공휴일이나 연휴에 연인, 친구, 가족과 하께 감상하면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영화와 상관없이 들어도 아름다운 ‘러브 액츄얼리’의 노래들을 소개한다.

All You Need Is Love-Lynden David Hall

All want for Christmas is you-Olivia olson

Christmas Is All Around-Billy Mask

Both Sides Now-Joni Michell (영화 속에서 슬픈 감정을 극대화하는 노래이다)

Glasgow love Theme-Craig Armstrong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12) – ‘온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러브 엑츄얼리’

긍정적인 자세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돼지!

“긍정적인 자세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긍정적으로 살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되지!”

 말을 하고 행동을 함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다 하기는 어렵다.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행동이 좋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걸 더 잘 알고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반면에는 그것이 우리 모두의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긍정적인 생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케어를 해야 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해라”보다는 “하지 마라”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대학을 들어가고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의 입장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엄마가 아닌 내 자신에게는 나는 과연 어떨까? 제3자가 봤을 때는 모든 것들이 긍정적이며, 어쩜 아무 근심걱정이 없는 행복한사람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때 난 마음속으로  되묻는다. “내 속에 들어는 와봤니!” 하지만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이것저것 내 마음에 들지 않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내려놓지않고  마음을 비우지 않아서 라고 하는데  어디까지내려놓고 어디까지 비워야 하는지 그 기준을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어려서부터 긍정적인 생각과 올바른 마음을 가지도록 학습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을 해도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힘들어진다고 한다.

언제나 해맑은 어린아이들을 보라! 같은 상황이라도 불안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고 긴 시간 힘든 놀이에 집중해도 지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모든 것에 학습되어가는 아이들은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불안과 부정적인 사고로 가득차게 된다. 그것은 현대인들의 학습되는 모든 것들이 불안하고 초조한 일 투성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학습되는 불안감을  없애는 것 또한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모른다. 그렇다면 결국 그것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분명 있어야 하는데 그 가능성 또한 개인적이고 혼자밖에 모르는 성격의 현대인에게 있어 정말 희박하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슬프다.

뭐든지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즐거운 상황에서도 불안한 생각을 가지면 스트레스가 되고, 불안한 상황에서도 즐겁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긍정적인 사고는 나에게로부터 가까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만 부정적인 사고는 부정적인 삶을 초래해서 걱정과 불안을 주기 마련이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분별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부정적인 사고를 바꿈으로써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고 편안하고 안정되어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음을 우리는 더 잘 알고 있다. 나부터가 그렇다. 아이들을 비롯하여 가정에서부터 친구, 사회생활에까지 나를 비롯한 모든 일에서 조금이라도 내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면 화가 나고 불안하고 부정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럴 때마다 내 나름대로 생각은 한다. 내가 만들어낸 부정적인 생각을 개선해야한다고, 그것이 나를 건강하게하고 나의 행복을 찾는 것이라고 말이다.

미국이 심리학자 ‘셰드 헴스테더’박사는 우리 인간은 하루에 5-6만 가지 생각을 하고 그 많은 생각 중에 75%는 부정적인 생각이고 25%는 긍정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삶이 달라진다고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각의 틀을 깨며 지혜를 얻고 그 어떤 것에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한다면 평소에 즐겁게 사는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긍정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는 행복과 즐거움은 힘든 고난과 시련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환경이나 유전적 요인은 우리가 거의 또는 전혀 조절할 수 없을지 몰라도 자신의 태도는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꿀 수 있는 것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환경과 유전으로 주어지기 보다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능력이라고 했다. 다행히 그런 능력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포기하지 말고 스스로를 잘 조절하도록 하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다 내 맘에 들고 내 편인 사람은 없다. 내가 갖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주변 사람들을 대하면 내 주위에는 긍정적인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무엇보다 내 삶에 있어 고마운 점은 내 주변에는 긍정적인 사람들이 참 많다는 점이다. 내가 만일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더라도 그들과 함께 부둥켜 지내다보면 어느새  긍정적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올바른 사고방식과 긍정적인 태도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세상을 덜 비관적으로 보게 될 것이고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다보면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긍정적이라고 해서 항상 웃고, 즐거워하며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단편적인 긍정보다는 사소하며 구체적인  목표들을 세웠을때  그 목표 중 한 개라도 이룰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 그 사람은 기쁨과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미 있는 목표를 세우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목표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그 노력의 크기와 상관없이 당신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워줄 것이고 그것은 결국 당신이 긍정적으로 살아가도록 힘을 주는 것이다.  위대한 꿈과 큰 목표보다 사소한 행복과 긍정이야말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요소다.

2019년에는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모든 것들을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조절하도록 해야겠다. 긍정적인 자세는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하지 않던가, ‘삶을 바꾸는 힘’은 역시 “긍정적인 생각”에서 시작한다.

 

정 정숙긍정적인 자세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돼지!

2018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서 내가 만난 작가들

만화도시부천에서 만화와 소통하고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만화를 매개로 어린이, 노인, 청소년, 성인 누구나 쉽게 만화와 친해질 수 있도록 만화뉴스, 체험교실, 만화시민기자양성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인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카툰캠퍼스! 나는 카툰캠퍼스를 만화시민기자양성교육을 통하여 2016년에 만나게 되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만화저널 세상을 봐’을 시작으로 활동한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루, 일 주, 한 달, 그리고 한 해가 지나면서 별로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듯 했지만 2018년의 결과물을 정리하면서 감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카툰캠퍼스와 기자님들의 성실함에 뿌듯하기도 했고, 약간의 개인적인 반성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내년을 계획하려고 한다.

올해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서는 팟캐스트 채널을 11개 운영하고, 12명의 작가와의 만남, 4개의 어슬렁프로젝트(성북동, 청계천, 강릉 부천인문로드), 219개의 플랫폼 기사, 그리고 어느새 10호까지 잡지를 발행했다. 결과물을 보고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한 해의 소중한 추억에 모두가 놀라워했으며 시간의 중요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나 ‘작가와의 만남’은 나에게 많은 추억이 있다. 처음에 섭외하고 초청해서 만난 전지, 아주, 휘이, 심흥아 작가들을 비롯하여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났으며 작가 개인 개인의 작품 세계를 알게된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2018년 올해에는 3월에 똥개 김동범 작가를 시작으로 12명의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다. 작가의 작품으로 카툰캠퍼스에서 한 달간 전시를 하면서, 작품을 비롯하여 창작, 출판까지 독자와 작가 입장에서 서로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소중한 경험으로 인하여 만화가 무엇이고 카툰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정말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1. 2018년 3월 21일 ‘그리고 나는 나를 찾아 떠나기로 했다’ 똥개 김동범 작가
  2. 2018년 4월 25일 ‘화가의 집’ 카투니스트 강일구 작가
  3. 2018년 5월 11일 ‘카페 인 강릉’ 이현정 작가(강릉)
  4. 2018년 5월 30일 영국독립출판스타 ‘로버트 헌터’ 작품전 에디시옹 장물랭 이하규 대표
  5. 2018년 6월 20일 ‘그림책 작업 이야기‘ 이민희 작가
  6. 2018년 6월 29일 ‘커피의 마술사‘ 경성현 작가
  7. 2018년 7월 18일 ‘하울과 미오의 예술여행’ 미오 이경희 작가와 하울 최현주 작가
  8. 2018년 8월 29일 박수호 시인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매주 마지막 수요일,  ‘박수호 시인과 함께하는 글쓰기 수업’
  1. 2018년 9월 19일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 김동식 작가 2018년 10월 10일 ‘소소한 일상을 만화적으로 보기’ 만화가 최인선 작가
  2. 2018년 10월 17일 ‘나는 어쩌다 팟캐스터가 되었는가?’ 오감수다 희도리님
  3. 2018년 11월 14일 서울 시인협회 회장, 월간 ‘시 See’, 민윤기 시인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즐겨 보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나에게 많은 행복과 위안을 준다. 그러한 행복과 위안이 있기에 시간과 공간, 경제적인 면에서도 아까워하지 않고 더욱 가까이 하기를 원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올 해 만난 작가들이 모두 기억에 남지만 특히 내가 만난 작가들 중 기억에 남는 작가들이 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에 관한 책, ‘방랑푸의 여행’ 으로 만난 이경희 작가! 

정신없이 지내던 작가는 요즘은 대학 졸업 후 처음으로 방학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새해 2-3월부터는 새로 계약한 일러스트 작업과 개인 작업을 시작 한다고 한다.

‘라이카는 말했다’ 그림책으로 만난 이민희 작가! 

6월에 작가와의 만남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힘도 얻었다는 작가는 다가오는 2019년에 그림책 출간과 함께 열심히 작업을 하기 위해 파워업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커피가 좋아 ‘강릉 인 카페’로 만난 이현정 작가!

‘카페 인 강릉’을 통해 그는 우리들에게 커피와 관련된 공간들, 강릉의 아름다운 장소를 그림과 함께 수시로 소식을 전한다. 언제나 성실하고 부지런한 작가는 24시간이 부족 할 만큼 매일매일이 바쁘다. 며칠 전에 개인전도 열었다고하니 그 바쁨을 이해할만하다. 요즘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렸다는데, 더욱 걱정이다.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서 그동안 만난 작가들이 내 수첩에 나란히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언제 이렇게 많은 분들을 만났지하고 생각할 정도로 새삼 놀라웠으며 수첩을 쳐다보니 뿌듯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우리가 기존에 만난 작가분들 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초대하고 싶은 작가들을 더욱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2019년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는 ‘만화저널 세상을 봐’ 화이팅!

 

정 정숙2018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서 내가 만난 작가들

정정숙의 씨네뮤직(11), 가난한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하다! 푸치니, ‘라 보엠’ (Puccini, La Bohème)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누구나 함께 있고 싶어하는 소망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 대부분 모두가 함께 하는 것 처럼.

푸치니의 ‘라 보엠’은 전 세계에서 20대의 젊은 관객들과 오페라에 처음 입문하는 관객들이 최고로 뽑는 오페라로서, 연말이 되면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가장 사랑받으며 크리스마스 무렵에 단골로 공연되는 오페라이기도 하다. 그건 아마도 내용이 주는 ‘따뜻함’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일까? 국립 오페라단은 매년 12월에 푸치니의 라 보엠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올해에는 국립 오페라단뿐만 아니라 부천 필 오케스트라, 대구 오페라하우스, 수원시립합창단도 12월에 레퍼토리로 푸치니의 ‘라 보엠’을 택했다.

부천시립예술단은 창단 30주년을 맞이하여 부천시민회관에서 푸치니의 라 보엠 오페라를 12월 7-8일에 걸쳐 공연했다. 상임 지휘자 박영민의 지휘아래 부천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부천시립합창단이 함께 무대를 꾸몄다. 특히 합창단원들과 오페라 오디션에서 선발된 성악가들이 오페라의 주요 배역을 맡았고, 또한 부천시립예술단의 창단 30주년 기념 오페라이기에 더욱 뜻 깊었다. 이렇게 부천시립예술단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무대 스타일과 화려한 조명, 영상까지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

‘라 보엠’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몇 가지가 있지만, 첫 번째로 텍스트와 음악이 보여주는 완벽한 통일성이 있다. 내용에서 희망(La speranza)이라는 이탈리아어 단어가 남자주인공 로돌프의 아리아 ‘그대의 찬 손’에서만큼 감동적으로 작곡된 예는 오페라 사상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가난하고 내세울 것 없는 남녀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시인 로돌포(파바로티, 테너)와 가난한 여직공 미미 (미렐라 프레니, 소프라노)

1896년 토리노 왕립극장에서 초연된 라 보엠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인기를 끌었던 베리스모 시대의 낭만주의 오페라이다. 실제 현실과 다를 바 없는 적나라한 현실을 오페라 무대 위에 펼쳐 보이려 했던 이탈리아 베리스모 오페라의 음악은 노동자, 농민, 사회, 최 하층민들의 비참하고 열악한 삶의 현실을 미화하지 않고 격정, 절망, 분노 등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표현 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작되는 찬란하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푸치니의 ‘라 보엠’은 예술과 가난한 삶 속에서 온갖 고통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파리 뒷골목 가난한 사람들의 일상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묘사한 프랑스 작가 앙리 뮈르제(1822-1861)의 소설 ‘보헤미안 삶의 정경‘을 토대로 한 오페라이다. ‘보헤미안’이라는 의미는 원래 동유럽 보헤미아 지역에 살던 집시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흔히 ‘영혼이 자유로운 예술가적 기질의 인간형’을 뜻하는 단어로 쓰인다.

이탈리아 최후의 벨칸토 작곡가이자 베르디의 후계자라는 평을 받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는 4대째 오르가니스트인 집안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 다섯 살 때 오르간 연주를 배웠다고 한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열 살 때부터 산 마리노 성당 소년합창단원으로 활동했으며, 교육열이 남다른 어머니의 노력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장학금을 얻어 밀라노 음악원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 곳에서 폰키엘리에게 작곡을 배우며 마스카니, 레온 카발로 등의 친구들과 함께 보헤미안처럼 가난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고, 굶주림의 고통을 알게 된 이 때의 경험 덕분에 오페라 ‘라 보엠’을 더욱 생생하고 사실적인 작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푸치니는 작곡경연대회에 첫 오페라 ‘레 빌리’를 제출해 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오페라 작곡을 시작했고, ‘마농 레스코‘가 대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본능적인 무대 감각으로 관객을 만족시켰던 작곡가로 불리 운다.

‘라 보엠’은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막-사랑

가난한 예술가와 노동으로 근근이 생계를 잇는 젊은이들이 이 모여 사는 1830년의 파리의 라탱 지구가 배경으로, 이곳은 가난하지만 학자와 시인의 편안한 안식처이다. 로돌프가 어둠속에서 미미의 손을 잡으며,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 , ‘내 이름은 미미(SI.Mi chiamano Mimi)’ 를 부르는데 이는 푸치니가 지닌 낭만적 서정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환상적인 멜로디와 화성을 자랑한다.

2막은 카페 앞 광장

‘내가 혼자 거리를 걸어가며(Quando me’n’vo)’ 오페라가 흘러나오고 정열적인 사랑의 재연으로 사랑을 깨닫게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3막은 두 달이 지난 이른 새벽의 거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난방비도 못 내는 자신과 함께 살아서 병세가 더욱 악화된 미미를 보며 자신의 괴로운 심경을 토로하는 로돌프가 이젠 어쩔 수 없음을 깨닫고 미미와 조용히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돈 데 리에타’(기쁨은 어디에 있지)가 유명한데, 이는 미미가 로돌프와 이별하기 직전 슬픔에 차서 부르는 아리아다.

4막은 다시 처음처럼 로돌포의 다락방에서 펼쳐진다.

미미의 그리움에 로돌포는 ‘미미는 영영 돌아오지 않아’를 노래한다.

죽어가는 미미와 로돌포 둘만 남겨진 다락방에서 미미는 로돌포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쁘게 회상하는데, 이때 다시 들려오는 1막의 멜로디는 관객들에게 절절한 호소력으로 다가오게 된다.

가난한 생활의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그 사랑의 힘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부자보다 더 큰 행복을 느낀다는 내용을 주는 오페라 ‘라 보엠’. 그래서일까? 오페라 주인공들은 ‘지금 당장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라는 열정을 공연 내내 불태운다.

4막으로 되어 있는 오페라는 우리들의 귀에 익은 아리아로 가득해서 멜로디만 들어도 가슴이 울렁 거렸다. 짧은 시간에도 그 멜로디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것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오페라의 힘이 아닐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한 편의 오페라를 보고 그것이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대표 아리아: Che gelida manina(그대의 찬 손)Ten

Si Mi chiamano Mimi (나의 이름은 미미)sop

Quan do me’nvo (무젯타의 왈츠)SOP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11), 가난한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하다! 푸치니, ‘라 보엠’ (Puccini, La Bohème)

정정숙의 씨네뮤직(10) ‘가족애’라는 따뜻하고 아주 강력한 사랑!, ‘러브 인 프로방스’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The Sound of Silence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기차역에서 기차가 출발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세 아이는 17년 넘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연락 없이 지내다가 부모의 이혼문제로 난생 처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는 라벤더와 올리브, 와인과 향수의 고장으로 유명하며 선선한 바람과 반짝이는 햇살, 그리고 초록빛 들판이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 프로방스로 가게 된다.

아이들을 마중나온 고집불통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 아이들을 마중 나와 있는 저 멀리에서 보이는 할아버지는 레옹의 그 차갑던 장 르노가 아닌가! 배가 불룩 나온 그는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어 먼지가 나풀거리는 길 위에 거칠게 서 있다. 레옹에서 고독한 킬러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장 르노는 이 영화에서는 투박하지만 속깊은 친근한 할아버지로 나온다. 그는 실제로 프로방스에 사는 지역 주민이기도 하다. 그는 여유와 낭만이 가득한 남부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애정을 쏟으며 올리브 나무를 재배하며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

그러던 그에게 17년째 연락을 끊고 사는 딸의 자녀들이자 자신의 손주들인 삼남매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평범한던 전원 생활의 일상이 흔들린다. 도시 생활이 몸에 익은 사춘기 손녀와 손자는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매일매일 티격태격이다. 와이파이도 제대로 터지지 않는 곳, 프로방스의 생활은 모두가 제각각이고 불편하다. 먹는 것부터 의상까지 손자손녀가 할아버지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오갈 데가 없다.

그렇게 처음에는 사사건건 부딪히며 불만투성이던 아이들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차츰 프로방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말을 못하는 막내 손자 테오가 자신을 따르며 농장 일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며 할아버지는 차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할아버지의 사랑이 삼남매들에게 느껴지고 보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손자는 할아버지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게 되는데 그것을 보고 연락을 끊었던 옛 오토바이 폭주족 친구들이 시골로 몰려온다.

프로방스는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열정적인 곳이다. 히피족이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젊은 시절 친구들이랑 함께 오토바이로 전 세계를 여행 다녔다고 한다. 그들도 한 때 손자손녀들처럼 뜨겁던 열정이 있었다. 그렇게 히피로서 자유분방하게 살던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느날 문득 시골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친구들과의 모습에서 손자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시 보게 되었고 더욱 더 가까이 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축제가 열리고 열정으로 가득 찬 손자손녀는 축제에서 이성을 느끼는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들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엄마가 젊은 시절 아빠를 만나 임신을 한 채 할아버지 할머니를 떠나버렸듯이 마을축제에서 사랑에 빠진 손녀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걱정에 앞선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뺨을 때리게 되고 속상해진 손녀는 급기야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런 손녀의 모습에 과거 딸의 모습이 겹쳐보이자, 할아버지는 불안하고 걱정이 태산이지만 결국 많은 노력과 할아버지의 도움을 통해 손녀는 할아버지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영화는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 사랑과 가족애라는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황혼의 주인공과 10대 아이들을 통해 과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저마다 추구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 서로 상처주고 갈라져있는 현대 가족들에게 행복이라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따뜻함이 가득한 영화다.

러한 맥락에서, 할아버지와 딸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영화는 클라이막스를 맞는다. 청각 장애 막내손자로 인하여 서로가 공감하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끝내 화해하는 할아버지와 엄마의 모습에서 내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아무런 대화가 없어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느껴왔던 그들! 17년이라는 세월의 아픔이 사라지는 그 순간에는 너무나 따뜻하고 강력한 사랑이 있었다. 모든 것을 다 버려도 버릴 수 없는 것은 사랑이기에, 그 사랑의 힘은 다양하고 아주 강력하다. 이 영화는 가족애라는 이름의 사랑이 곧 시간조차 무색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영화를 보면, 세대를 아우르는 60~70년대를 대표하는 명곡들이 우리의 귀를 더욱 즐겁게 해준다. 특히, 밥 딜런의 “Knockin’ on Heaven’s Door”,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 캣파워의 “Sea of Love”, 그리고 콜드플레이의 “Paradies”와 같은 주옥같은 명곡들이 통기타 선율을 통해 영화 내내 우리에게 추억 또한 환기시켜준다.

정 정숙정정숙의 씨네뮤직(10) ‘가족애’라는 따뜻하고 아주 강력한 사랑!, ‘러브 인 프로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