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떡국보다 만두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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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외가집에서 명절을 보냈다.

어려운 형편 탓에 부모님은 의정부에서 맞벌이 하셨고,

그때 당시엔 어린이집이나 그런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일찌감치 외가로 보내져서

국민학교 1학년이 될 때까지 외가에서 자랐다.

이북에서 피난 온 할머니의 커다랗고 뚱뚱한 만두는 터질 듯했고

고기보다는 김치와 두부가 많은 만두였다.

만두를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고 하셨다.

어느새 고등학생 딸을 가진 나에게 명절하면 이 만두가 생각난다.

만두를 예쁘게 빚지는 못했는데, 내 딸은 예쁘다.

할머니의 말이 틀렸다.

떡은 안 보이고 너무 커서 국그릇 가득 만두 2개가 전부였던

그 시절의 만둣국이 생각난다.

교회에서 한정식을 공부했다는 교회 언니의

솜씨 좋은 만두를 보니 그때 생각이 난다.

대파보다는 부추를 올린 만둣국이 새롭고 맛있다.

aron73

열심히 걷는걸 좋아합니다. 부천지역신문 콩나물서 "부천댁"을 연재하며 시국부터 사소한 것 일상의 기쁨을 기록하려 합니다. aron73@cartoonfellow.org

박 현숙명절 -떡국보다 만두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