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왔던 그대여 편히 쉬시게……SHINee 종현에게 보내는 추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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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겨울과 봄 사이 어느 때, 나는 어떤 노래에 갑자기 꽂혀버렸었다.

SHINee란 SM 엔터의 아이돌 그룹이 부른 Sherlock이라는 노래였다.

그 뒤 이 소년과 청년 사이의 다섯명은 나에게 짧은 시간 입덕이란 단어를 알게 했다. 두어달여 만에 오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일본 콘서트까지 다녀올 만큼.

 

그 한 해를 그들과 함께 시작하고 마무리했던 추억을 소중히 간직했다.

지금까지 몇년 간 그저 조용히 휴덕중인 팬으로 남아 있었다.

칼군무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늘상 소화해내는 이 멋진 친구들이 계속 승승장구 하기만을 바랐다.

내년 초에 일본에서 가수들의 성공의 마지막 지표라는 돔 순회 공연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흐뭇했었다.

 

첫 일본여행을 이끈 다섯 친구들의 기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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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 급작스런 비보를 접했다.

 

컴퓨터 화면에 떠오르는 종현의 사진을 보면서 무슨 일이려나 싶었다.

일에 바빠 잠시 잊어 버리고 있던 순간 TV에서 흘러나온 뉴스 소리에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

콘서트에서 가장 많이 울고 웃던 그리고 가장 애절하게 노래하던 종현의 부고였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아프게 했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 다섯 멤버 모두를 좋아하지만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가족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살았는지를 기억한다.

한밤중에 무서워하는 자신의 누나에게 달려가 팔베개를 해주는 현실에는 없는 남동생이었으며,

엄마와 누나에게 자신이 만든 파스타를 대접하는 다정한 아들과 동생이었다.

엄마와 누나가 행복한 것이 자신의 인생 목표였던 그런 책임감 강한 청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의 아픔에 눈 감지 않고 함께 아파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해서 수도 없이 들었던 그가 팬들을 위해 작사한 노래 ‘늘 그자리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늘 그자리에 (김종현 작사)

잠을 쫓아 졸린 눈을 떠
잠시 후면 또 내일이야
깜짝할 새 지나간 하루가 허무해
가슴이 모랠 삼키지만

정신 없이 시간이 흘러
두근대던 우리 감정이
익숙해져 당연하듯 느껴질까
괜한 걱정에 서러워

소홀해진 인사들
덤덤히 상처 줬을 행동들
아프게 하려 한 게 아닌데
매번 미안한 마음만

늘 그 자리에 있어 날 지켜줘서
늘 내가 받을 비난 대신해서
아무 말도 없이 날 감싸준 네 모습을 이젠
내가 거울처럼 비추려 해

또 되돌려 봐 기억의 필름
우리 처음 만난 날엔
가슴 뛰어 감출 수 없는 눈물
고마운 만큼 넘쳤어

나보다 나를 이해해서
내가 무너지려 할 때
나보다 힘들어하는 네 모습에
또 아이처럼 울었어

우리 사이엔 끈이 있어
말론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우리 얘기, 추억이 차곡차곡 오늘도 계속 이어져

늘 그 자리에 있어 날 지켜줘서
늘 내가 받을 비난 대신 해서
아무 말도 없이 날 감싸준 네 모습을 이젠
안아주려 해

힘들어져 포기하고 싶을 때
약한 맘에 도망치고 싶을 때
작은 네 손이 내겐 가장 큰 힘 되는 걸
평생 널 위한 노랠 불러 줄게

늘 그 자리에 있어 날 믿고 지켜준 네게
고마움 담은 노랠 전할게

길고도 긴 인연의 끈에
어디에 닿을지 모를 종착역 끝에
서로 배워가며 많은 것을 느껴
마음 표현하긴 항상 늦어
가슴에는 잊혀지지 않겠지
눈에는 남겨져 웃고 있겠지
나의 기쁨이 너에게 행복이 된다면
고마워

 

이렇게 고운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었던 어느 멋진 청년이 이 세상을 떠났다. 거짓말처럼.

 

 

나는 고인에게 혹여 누가 될까 싶어, 섣부른 추측은 하지 않겠다.

내 마음속에 갚을 수 없는 빚으로 남은 소중한 추억을 생각하며 편히 쉬라는 말을 전할 뿐이다.

남겨진 가족들에게 지금은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테니 그분들께 올리는 형식적인 말도 하지 않겠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있는 힘껏 감사의 마음으로 그를 기억하겠다.

 

 

김종현씨, 콘서트에서는 ‘종현아’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김종현씨라고 부를게요.

고마왔어요. 미안해요. 이제는 평안하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당신이 만든 노래들은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겠죠.

많은 사람들이 이하이씨가 부른 ‘한숨’이 당신이 만든 노래인 걸 이제서야 아네요.

 

그대가 전했던 따뜻한 노래, 잊지 않을게요. 그대의 노래를 그대 영전에 바칩니다.

 

 

bearlady

만화와 IT 소식 읽기를 즐기고 글쓰기와 피겨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라 라 랜드 거주자.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 제2의 둥지를 틀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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