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제, 그 뒤에 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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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보이는 문장이 있다. 바로 ‘사랑에 대한 보편적이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생각들’이라는 문장인데, 그 문장을 읽으며 책을 읽기 시작하면 계속 머릿속에 그 문장이 맴돈다. 그러면서 내용을 계속 곱씹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사실 책의 내용은 특별할 것 없는 연인에 대한 이야기다. “좋아해, 만나자 우리”라는 말로 책의 첫 페이지가 시작되고 그와 함께 그들의 연애도 시작된다. 그들의 연애는 남자는 웃고 여자는 눈을 피하는 책의 표지처럼 한 쪽이 더 많이 사랑을 주는 연애인데, 좋아질 줄 알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고 서로 점점 지쳐만 간다. 여자에게는 남자가 마냥 미안한 사람이 되고, 남자는 마냥 기다리는 사람이 된다.

작가는 그런 그들의 연애를 감정변화를 자세히 보여줄 수 있도록 표정을 여러 컷으로 나열하여 보여준다. 그래서 그들에게 더욱 감정이입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표현한 주인공들의 표정컷들, 서로의 문자내용, 서로가 나누는 이야기들이 모여 제3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보게 만든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처음에는 손만 잡아도 좋아서 자기 직전까지 계속 생각하며 좋아하던 남자도, ‘언젠가 나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여자도 지쳐가는 것이 보인다. 한쪽이 더 많이 좋아하는 연애, 그 끝이 어떨지, ‘우리 이제’의 말 뒤엔 또 어떤 말이 뒤 따라 올지 어렴풋이 느껴지고, 점점 둘의 사이가 안쓰럽게 다가온다.

이 책이 가장 착잡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은 너무나 현실적인 연애라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 같은 느낌에 괜스레 더 곱씹게 된다. 작가도 그것을 알고 있는 듯 마지막에 ‘어딘가에 있을 선영, 민혁이가 행복하길 바라며’라는 글로 이야기를 마친다. 그래서 책을 놓지 못하고 여러 번 읽었다. 내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이미 우리 이제를 말해버렸거나, ‘우리 이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든 연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codnjs5241

만화는 제9의 예술이다. 만화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있다고 믿고 활동합니다. codnjs5241@naver.com

채원 김우리 이제, 그 뒤에 올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