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조차 사치스러운 ‘뚜 이부치’ -진심어린 뚜이부치가 그렇게도 어렵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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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36년의 일제감점기와 위안부 문제다. 역사적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의 골은 높은 산과 골짜기처럼 깊다. 민비 시해 사건을 비롯해 식민통치 동안 일본이 저지른 만행은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우리 세대에서도 용서할 수 없는 깊은 상처다.
오래전, 최인호 작가의 ‘잃어버린 왕국’이란 소설에서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것을 증거로 삼기 위해 우리의 역사까지 은폐하는 글을 읽고 분노했었다. 그러다 정현웅이 쓴 소설 ‘731 마루타’를 읽으며 인간에게는 결코 할 수 없는 생체 실험을 자행하는 일본의 만행에 치를 떨었다.

뚜이부치 252p

떡 작가가 쓴 ‘뚜이부치’를 읽으며 또다시 가슴 깊이 잠자고 있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사실 난징 대학살은 역사적 이야기로만 들었다. 우리가 직접 겪지 않았고,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라 체감하지 못했었다.
이제 난징 대 학살은 떡 작가의 만화를 통해 다시 살아났다.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 만화로 그려내기 위해 고심했을 작가의 마음이 책 곳곳에 고스란히 보인다. 특히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 사진을 보며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참혹함에 심장이 벌떡거렸다.

뚜이부치 251p

일본인이라고 다 나쁜 건 아니다. ‘아사카 야스히코’ 같은 제정신이 아닌 위정자가 문제지.
실존인물이자 주이공인 ‘아즈마 시로’는 군의 명령으로 많은 양민을 학살하면서 죄책감을 느낀다. 많은 일본군인 중에 주인공과 같은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영문을 모른 채 끌려와 성 노리개가 되어 고통받는 위안부들을 보며 제대로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욕구를 채우기 전에 고향에 있는 누이나, 친척이 생각났을 것이다. 입장을 바꿔, 자신의 가족이 처참하게 짓밟히고 고통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감히 민간인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무자비하게 죽일 수 있었을까.
‘뚜 이 부 치’
많은 일본인들과 위정자들이 그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고개 숙여 빌어야 한다. 정말로 미안하다고….
그렇게 진심이 통해야만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오리라 믿는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도 기대합니다.

hanregina

겉모습과 달리 빈틈 많고 털털한 사람. 17년째 수필을 공부하면서 수필집 '가시연 빅토리아' 겨우 한권 냈다. 10년동안 부천시청 복사골기자로 활동하다가 이제 시민 만화기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내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카툰으로 표현하고 싶어 '열공' 중이다. hanregina@cartoonfellow.org

한 성희미안하다는 말조차 사치스러운 ‘뚜 이부치’ -진심어린 뚜이부치가 그렇게도 어렵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