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았다- 허니 블러드의 이나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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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카카오페이지의 메가 히트작인 ‘허니 블러드’ 이나래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다. 

정부 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작품을 발표한 만화 작가들 중에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친 작가는 드물다. 공모전 작품이란 타이틀을 넘어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작가를 만나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러한 예상을 깨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허니 블러드란 작품과 그 작가에 대해 궁금함이 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첫번째 단행본을 펼쳐 몇 페이지를 읽지 않고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뱀파이어 남자 주인공이라는 클리셰에 대한 우려를 무속인 여고생이라는 반전으로 맞받아치는 통쾌함이라니..

 

여주인공 신내림과 남주인공 페테슈. 무속인 여고생이라는 이 신박한 캐릭터만으로도 이 책은 흥미를 끈다.

 

책은 시작과 함께 왕따와 학교폭력의 디테일한 묘사로 많은 공감을 자아낸다. 지극히 현실적인 학교 묘사, 사회적 약자며 소외된 자리에 서 있는 주인공 신내림의 시선,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살아가는 뱀파이어 페테슈의 사연을 따라 가면 스토리는 절로 빠르게 흘르고 있다.

무속 종교와 왕따, 편모 슬하라는 가정 환경 등 사방을 짓누르는 암울한 상황을 극복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수많은 독자들에게 위로가 된다. 10대 독자들에게는 아마도 공감과 감동이 그 나이의 감수성을 더하여 증폭될 것이다.

이 책의 또다른 매력 포인트는 악인조차도 그저 미워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흡입력도 대단하다. 단언컨대 드라마 도깨비의 웹툰 버전이라 하고 싶다. 솔직히 멋짐이 폭발하는 작가에 어울리는 멋진 작품이었다.

 

기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등장인물 록사나.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예수의 말씀이 생각나는 캐릭터였다.

 

 

 

 

 

 

 

 

유난히 껄렁한 캐릭터가 좋은 기자. 라스즐로는 쓸데없이 정감가서 미워하기 힘들다. 기자에게는 부동의 남주 페테슈를 제치고 동자승에 이은 차애 캐릭 등극.

 

 

 

 

 

 

 

 

 

 

 

 

 

 

 

 

따라서 허니 블러드를 읽는 독자들에게 10대 소녀들만을 위한 만화책이라는 선입견은 혹시라도 잠시 넣어두길 권한다. 독자들의 흥미를 반감시키지 않기 위해 간단한 내용 소개도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 날, 평소 만나보지 못한 조금 다른(!) 연령층 독자들의 성원을 예상하지 못하고 방문했을 이나래 작가는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집 근처에 있었다는 무속인 사무실 에피소드와 같이 다양하고 소소한 작품 관련 깨알 에피소드부터표절 등 가볍지 않은 주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대화가 오갔다. 

 

20대부터 60대의 독자들이 함께 한 만남, 작가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한편, 웃음과 질문에 대한 답변 사이 사이로 결코 녹록지 않은 작가의 내공도 느껴졌다. 10여년간 연재한 맥시멈 라이드라는 작품이 그를 성장시켰고 준비시킨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그 기간동안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했다. 그리하여 다른 이의 스토리에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만의 작품을 하겠다는 꿈을 꾸었던 어떤 청춘은 그 꿈을 이뤘다. 누구보다 더 눈부시게.

 

이나래 작가는 독자들 하나하나와 눈을 맞추며 그림을 그리고 사인을 해줬다.

 

많고 많은 말들이 젊고 패기만만한 이나래 작가를 위한 수식어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기자는 그에게서 흘린 땀이 노력을 배신하지 않은 정직한 결과를 보았다. 쉽지 않은 도전을 운이 아닌 자신의 성실한 노력으로 멋지게 성공한 작가에 경의를 표한다. 

 

즐거운 만남을 마무리하며 남긴 단체사진. 차기작과 함께 또다른 만남을 기약해 본다.

bearlady

만화와 IT 소식 읽기를 즐기고 글쓰기와 피겨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라 라 랜드 거주자.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 제2의 둥지를 틀어 활동하고 있다.

후니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았다- 허니 블러드의 이나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