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람푸에서 여섯날 – 과묵하고 소박한, 그리고 때로는 외로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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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여행을 가게 되면 사진으로 기록을 많이 남기곤 한다. 하지만 사진은 그 날의, 그 시간의 분위기는 다 담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만화는 당시의 분위기를 내 손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여행을 즐기는 나에게 사진보다 훨씬 좋은 기록물처럼 느껴졌다. 사진이 팩트에 대한 전달이라면 만화는 그 당시의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록물인 것이다. 혼자 여행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평소에 대화하던 것 보다 말 수가 줄어들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방람푸에서 여섯날>에서도 다른 만화들보다 말풍선이 적고 지문형식의 텍스트가 많았던 것 같다. 처음에 책을 펼쳤을 때는 생각보다 텍스트가 많아서 약간 당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방람푸에서의 과묵하고 소박하지만, 때로는 외로웠던 여섯날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런 형식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람푸에서 작가는 점점 외로움이라는 것에 익숙해져간다. 심지어 만화에는 ‘월요일을 무사히 보내고 저녁식사를 즐기는 태국인들 사이에 끼어있자니 왠지 나란 사람이 그들의 일상에 불쑥 침범한 침입자 같이 느껴졌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그리고 작가또한 그들에겐 그것이 일상이고 여행을 간 우리에게는 비일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들의 일상에 끼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처음 찾아가고, 낯선 곳이라면 얼마든지 들 수 있는 감정이다.

여행을 가기 전에 우리가 갖게 되는 심리는 두 가지이다. 첫째로는 일상을 벗어난 비일상의 판타지를 기대하게 되는 설렘이고, 둘째는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과 대면해야 한다는 두려움일 것이다. 이런 감정선은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도 쭉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여행에서 점점 만족을 느끼면서 두려움이 줄고 설렘으로 가득 차게 된다. 이경희 작가도 파수멘요세 공원에서 고즈넉함을 즐기고, 사란롬 공원의 경치를 통해 힐링하며, 새로운 숙소의 편안함을 즐기면서 점점 비일상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혼자라는 것, 처음이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혼자임을, 처음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경희 작가이 여행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되었을 때 깨닫게 된 것처럼, 우리도 혼자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단단해지면서 혼자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I’m alone. It doesn’t matter!

김 택상방람푸에서 여섯날 – 과묵하고 소박한, 그리고 때로는 외로운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