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쓸쓸하고 기괴한 녹청색 [綠靑色] – 새내기 유령(THE NEW GHOST). 로버트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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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헌터는 한국과 은근히 인연이 많은 작가인 듯 싶다.

2014 영국 기아 자동차 광고 작업

http://www.grafolio.com/works/245064&from=cr_fd&folderNo=14277

이미 염지현기자가 새내기 유령에 대한 리뷰를 쓰셨던 바 ‘이 훌륭한 리뷰를 이겨내고 다른 글을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읽은 새내기 유령은 염지현 기자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라 과감히 써보기로 한다.

좋은 책이나 이야기는 이렇게나 다양한 해석과 시선을 부여한다는 데에 더 큰 매력이 있는 듯 하다.

로버트 헌터는 작가의 소개에 나와 있듯이 귀여운 그림체로 아마 어린이 동화책의 그림쪽에서 의뢰를 많이 받았나 보다.

새내기 유령을 보더라도 유령이라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무겁게 안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따뜻한 그림체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역시. 작가는 우리의 이미지 속에 있는 꼬마유령 ‘캐스퍼’ 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보다. 아니면 오마쥬?

(내 기억속에 캐스퍼 역시 신참 유령으로서 역할에 대한 혼란으로 인해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 걸로 기억한다.)

로버트 헌터의 새내기 유령은 좀 더 길죽하고 일반 성인보다 큰 모양새다.

덩치는 큰 데 비해 하는 짓은 어리숙하고 정도 많은 듯 하다.

유령은 일행과 떨어져서 다른 유령들을 관찰하고 유령들의 임무에 충격을 받는다.

(스포일러 방지~!)

그리고 자신을 도와준 인간을 돕기위해 최선을 다한다.

결과는…

로버트 헌터의 유령은 낮이나 밤이나 움직임에 제약이 없다. 오히려 사람의 옷을 입고 자유로이 돌아다닌다.

밤에만 움직인다는 선입견을 과감히 깬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유령은 사람의 옷을 입고 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이기도 한다.

로버트 헌터의 ‘새내기 유령’은 차가운 색을 많이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하다는 느낌이 큰데, 그것은 꼭 그림체 때문 만이 아니었다.

이 책을 한국에 소개한 에디시옹 장물랭의  이하규 팀장의 설명을 듣기로는 선명한 검은색을 안썼기 때문일 거라고 했다.

검은색을 쓰기 않고 어두운 색을 구현하는 어려움이 얼마나 큰 지는 또 다른 로버트 헌터의 책 ‘하루의 설계도'(MAP OF DAYS)에 잘 설명되어 있다.

작가의 아름다운 색상을 망치지 않고 이 책을 한국에 소개한 에디시옹 장물랭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소장하고 싶은 책의 이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출판사인 듯 하다. 앞으로 나올 책들도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내기 유령의 이야기는 글 보다는 그림에 더 많은 무게가 있다고 감히 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로버트 헌터의 모든 책이 그렇다.

그는 이미 그림으로 독자의 마음을 심하게 두드린다.

나에게 있어서 새내기 유령은 기괴한 어른의 동화로 다가온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강한 의문을 가지게 됐다.

내가 누군가에게 베푸는 ‘선한 행위’ 라는게 꼭 상대방에게도 그렇게 다가오는 것일까?

어떤 조직에서 일탈되어진 행위가 결국. 그들의 ‘의도’ 대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고도 그 형태가 아름답다고 그걸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그래서 나에게 ‘새내기 유령’ 은 아름답기 보다는 섬뜩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신비스럽고 따뜻한 느낌이라고 한참 바라봤지만. 결국 깨닫게 되는 서늘한 녹청색 []같다.

aron73

열심히 걷는걸 좋아합니다. 부천지역신문 콩나물서 "부천댁"을 연재하며 시국부터 사소한 것 일상의 기쁨을 기록하려 합니다. aron73@cartoonfellow.org

박 현숙아름답고 쓸쓸하고 기괴한 녹청색 [綠靑色] – 새내기 유령(THE NEW GHOST). 로버트 헌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