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송이 <이런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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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랫동안 살 집을 갖게 되었고,

우리 가족은 새 집에 자리를 잡았다.

모두에게 잘 된 일이야. -집의 기원, p151.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는 구송이 작가.

책 제목 ‘이런 집’에서 도대체 어떤 집을 말하는걸까? 궁금했는데

다 읽고날 때쯤에는 아하! 이런 방식도 있구나, 하고 무릎을 탁 쳤다.

책 속 주인공 정수는 젊은 총각.

집에 대한 고민이 많다.

친구들과 이런 고민을 종종 나누곤 한다.

‘볕 좋으니 허브도 키우고’ 하는 집,

‘가끔 저녁 때 같이 놀고 얘기하고 그런 사람 있으면 좋겠다’는 집,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고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일도 하고’ 하는 집,

‘모여 사는’ 집..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정수는 작은아버지의 고민을 듣게 된다.

오래 살던 집을 팔자니 자식같이 느껴져 고민이 되고

집이 낡아 고쳐서 쓰거나, 이사를 가야 할 것 같다는 작은 아버지.

그 때 정수는

“제가 여기 땅을 임대하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정수의 아버지 마음이 약간 이해가 된다.

팔고싶기도 하고, 팔기는 싫은.

집을 ‘사는 곳’ 이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집은 몇 번의 사계절을 함께 넘었다.

집에는 함께 해온 정,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 같이 일하는 오드리 대표님께

“왜 사람들은 한군데에서 오래 살까요? 왜 자주 이사 안가요?” 라고 물었다.

대표님은 “그게 그렇게 되더라고. 집을 옮기는 게 쉽지 않더라고.” 라고 하셨는데

그 기분이 조금은 이해될 것 같다.

 

그런 ‘계륵’같은 마음이 들 때..

책에 나온 ‘토지 임대부’ 주거방식은 어떨까?

주거의 형태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개념이 등장했다.

새롭게 안 사실이다.

 

척하면 척, 뚝딱 지어서 세 주는 것이 집주인의 합리적인 계산법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에 나온 정수의 작은 아버지처럼,

오래 산 집을 가족처럼 여기는 집주인에게는 ‘토지임대부’와 같은 방법이 더 설득력있게 들리지 않을까?

 

159p 기획자의 글에서..

“ ‘집을 사면 안된다’, ‘집을 살 필요가 없다’고만 하지 말고 집을 소유하지 않고도 안심하고 오랫동안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주는 것이 먼저 아닐까? 비정상적인 세상이지만 오늘도 열심히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실현가능한 대안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런 집(소규모 토지임대부 주택)도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감했다.

나의 즐거운 인생을 외치는 YOLO족(욜로족, You only live once)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집은 ‘소유’와 ‘소유하지 않음’의 문제가 아니였다.

왜 자꾸 집을 사는 것을 목표로 살까? 내가 고민하던 지점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였다.

잠시나마 머물더라도 어떻게 머물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인데 말이다!

자신이 가치있다고 여기는 집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청년들의 공동주택이라든지(실제로 사례가 많을 것 같지만),

유기견들을 보호하는 전용 주택이라든지

도시 속에서 텃밭을 본격적으로 가꾸고 싶은 주택이라든지

공동체성격을 테마로 하는 어떤 형태의 세입자가 땅 주인에게 적극 요청해볼만한 방법이다.

내가 앞으로 어떤 집을 가지게 될지 모르지만

고민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 것 같아 기쁘다.

‘토지 임대부’형 주거 방식!!!!!

 

저자 구송이 작가는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노래를 듣는 것도 좋아한다.

지금은 리마크프레스에서 집과 관련한 만화를 그리고 있다 한다.

2011년, 음악과 듣는 것에 대한 만화책 ‘너도 들어봤으면’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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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독서, 여행 등 좋아하는 것이 넘쳐나 행복한 사람이다. 지금은 채움에서 내가 사는 지역을 좀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상상력을 실험하고 있다.

서보영구송이 <이런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