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아 작가의 ‘카페 그램’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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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그램!!!

제목만으로 끌리기도 하고 또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는 본의 아니게 카페를 세 번 오픈했다.

왠지 내가 웃고 운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 같아서 반갑기도 하고 아프기도 한 제목이다.

먼저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는 참 좋겠다 싶다.

많은 사람들은 특별한 기회가 없는 한 지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품고 사는데, 작가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글 속에 그대로 혹은 적당한 꾸밈과 깨달음으로 전할 수 있으니.

작가는 실제 자신이 카페를 운영하기 전과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사람 사는 이야기를 편하게 서술하였다. 실제 카페를 운영해 보았던 나에게 실감나는 부분이 매우 많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세 번이나 지원했으나 실패했던 작가가, 안산 집에서 2시간 전철 거리인 신이문 즉, 한국예술종합학교 근처에 카페를 오픈한 이야기의 시작부터 매우 생생한 인생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람이기에, 사람 향기 나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선택이리라. 공감되었다.

살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선택하고 바라본다.

그런데 사람은 참 미련이 많다. 나는 그렇다. 꿈에도 미련이 있다.

서울대 음대를 지원했다가 작가처럼 삼수의 물을 먹은 나는, 그 미련으로 바쁜 중에 기타도 배우고 플롯도 배웠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건 없지만.

그게 어디 나뿐이랴. 나의 첫째 아이는 영문도 모른 채 4살부터 바이올린을 배웠고, 둘째아이도 5살부터 피아노를, 초등학교 때는 바이올린을 배웠다. 어느 날은 바이올린 배우기가 싫다며 엉엉 울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아이는 숙제를 했고, 나는 그 후 몇 년 동안 계속 레슨을 받게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다. 딸에게-

작가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한다. 작가가 경험하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우리의 일상이다.

우리의 일상은 때로는 아름답고 화려하고 때로는 우중충하고 짜증난다.

작가의 일상이 나의 일상이 되어 함께 놀라고 화나고 베풀고 이해하고 또 웃을 수 있었다.

카페 전에 있었던 수퍼에서 판매했던 담배를 이어서 판매하다가 손님이 구매하는 담배를 기억 못한다고 ‘못.난.년’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손님과 더욱 친밀해지는 이야기.

카페에 찾아온 고양이를 맞이하는 이야기.

우리는 살면서 많은 이야기를 만나고 또 만들어내면서 정을 나눈다.

때로는 길고양이와 정을 나누고 소소한 모든 것이 의미 있다. 작가의 일상의 이야기들은 지구촌 구석구석에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을 법한 소소한 이야기들이며, 공감되는 이야기들이며 너와 나의 인생 이야기 인 것이다.

인생 별 거 있나? 거창한 프로젝트보다도 때로는 창가에 흐르는 빗방울 한 방울이 더 희열을 주는 게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쓸쓸하고도 따뜻한 겨울.

어떻게 쓸쓸한데 따뜻할까?

 

카페.

남자친구와.

차.

김광석.

서른을 닷새 앞두고.

서른 즈음에.

 

따뜻한데 쓸쓸하겠구나….이해가 된다.

큰 공감, 갑자기 쓸쓸함이 밀려온다.

쓸쓸하기만 하면 못 살 것 같은데 따뜻하다. 살만하다.

유치하다. 하하하~

나쁜 손님.

대표 메뉴 레몬에이드를 마시고 비싼 탄산수를 리필 해 달라는 손님이, 리필불가하다니 어느 사이 냅킨을 컵에 가득 못쓰게 해놓은 사건. 정말 나쁜 손님이다.

매우 아까운 냅킨들.

가려야해~ 화분 뒤로 열심히 냅킨을 감추고 만족스럽게 바라보는 순간, 만족스럽지 않은 마음을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우리는 치열하게 무엇인가를 한다. 주장하기도 하고 해내기도 한다.

그러나 다 이룬 뒤에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깨닫거나 겨우 해낸 일들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기도 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하하하

결국, 카페는 문을 닫는다.

하고 싶은 카페를 하였고, 그 공간을 통하여 많은 사람을 만났다.

카페는.

주인보다는 손님일 때가 좋다고 느끼며 책은 끝난다.

크크~~~ 이해, 공감 200%

나는 아직 카페주인이다.

주인은 을이다. 손님이 왕이니까

그런데 나는 아직도 카페가 좋다. 카페주인도 좋다.

을로서 주인일 때보다 엄마로서 주인일때가 있다. 손님에게 더 좋은 재료, 더 건강은 음료와 음식을 드리고 싶다. 손님이 먹는 것을 보면 내 자녀를 먹인 듯 만족스럽다.

아직 고생을 덜 한 것일까.

책 서두에서 작가는 파랑새를 찾으러 신이문으로 갔다.

카페를 통하여 파랑새를 찾으셨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또다른 파랑새를 찾으러 어디로 가셨는지, 아니면 신이문에서 못찾은 파랑새를 찾으러 가셨는지, 궁금하다, 궁금해.

나는 지금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일을 재미있게 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영상자료를 띄운다면

‘바쁘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얼굴에 활짝 웃음을 머금었는데 찌그러진 얼굴’이랄까?

마냥 행복하진 않다. 업무보다 더 쌓이 선택해야 할 고민거리들…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부족한 부분들… 두 손은 하트나 파이팅을 외치는 모양이면서 등뒤에 무거운 짐이 가득한 지게를 지고 있는 모습. 나의 지금 모습이다. 하하하.

아무튼, 파랑새를 쫓아 신이문에 카페를 차리고 많은 사람을 만나 여러 사연을 만든 심흥아 작가님의 삶과 저의 최근의 삶이 비슷도 하고 공감도 되어서 끝까지 단숨에 유쾌하게 보았다.

재미있었고, 작가님을 응원하고, 나 자신을 응원한다. 홧이팅!

파랑새여~~~~ 내게로 오라.

오드리

만화, 저널, 시민, 공익, 진실, 전통시장, 청년, 변화, 노인, 장애인, 커피, 가을, 비, 사람, 그리고 부천~ 을 좋아하는 평범한 부천시민 noahne@cartoonfellow.org

오드리 기자심흥아 작가의 ‘카페 그램’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