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리스트와 제임스 달턴 트럼보(James Dalton Tr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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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하일랜드 극장(지금의 돌비 극장)에서는 매우 특별한 시상식이 열렸다.

바로 40년 전 이뤄졌었던 제26회 아카데미 각본상에 대한 시상식이 다시 진행되었고 1954년 당시 수상자였었던 이안 맥켈란 헌터에서 각본의 진짜 작가인 달튼 트롬보에게 재수상하는 행사였다.

작품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오드리헵번,그레고리펙 주연의 “로마의 휴일” 이었고 달튼 트롬보는 이미 1976년에 사망하였기 때문에 그의 아내 클레오 트롬보가 대리로 수상했다.

흔히 매카시즘 시대라 불리는 1950년부터 1954년의 기간 동안 미국을 휩쓴 공산주의자 색출 열풍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르거나 직업을 잃었다.

특히 영화 산업에서는 300여 명이 넘는 배우 및 작가, 감독들이 비공식적인 할리우드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해고당하였다.

제임스 달턴 트럼보(James Dalton Trumbo)는 바로 이 시기 반미활동 조사 위원회 (HUAC) 주도의 적색 공포에 맞서 끝까지 저항한 인물 중에 한 명이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결국 의회 모독죄로 기소되었고 1년간(1950년) 실형을 선고받게 되며 영화계에서 퇴출되는데 그들이 이른바 ‘할리우드 10인'(Hollywood Ten)이다.

알마 베시, 새뮤얼 오니츠, 애드리언 스콧, 달턴 트롬보, 레스터 콜, 링 라드너 주니어, 존 하워드 로슨, 앨버트 몰츠 그리고 감독 겸 작가였던 허버트 비어먼과 감독인 에드워드 드미트릭.

그런데.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진짜 스토리텔링은 달튼 트롬보가 감옥에서 출소한 바로 그해부터 시작된다.

트롬보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삼류 영화사인 “킹브라더스” 의 시나리오를 차명(借名)으로 작업하게 되는데 이때 사용한 이름이 에드먼드 H. 노스, 이안 맥켈란 헌터, 휴고 버틀러, 펠릭스 루츠켄돌프, 존 애봇, 로버트 리치등 무려 11개에 이른다.

그리고 이중에서 놀랍게도 두개의 작품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로마의 휴일(이안 맥켈란 헌터로 차명),브레이브 원(로버트 리치로 차명)이 바로 그의 작품이며 이외에도 스파르타쿠스,빠삐용,영광의 탈출,호스맨 등 무수한 히트작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드디어 1960년 그는,케네디 대통령의 집권과 배우 커크 더글라스(스파르타쿠스),오토 프레민저 감독(영광의 탈출) 그리고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인들의 양심적 지지를 다시 이끌어내면서 무려 10년만에 달튼 트롬보라는 이름을 되찾기에 이른다.

달튼 트롬보의 공산주의 이념에 대한 신념은 무척이나 심플하였는데 한때 아버지가 공산주의자로 지목되자 자기도 공산주의자냐는 딸의 물음에 트럼보는 이렇게 말한다.
“도시락을 싸왔는데 점심을 안 갖고 온 친구가 있다면 나눠 주겠지. 친구에게 일자리를 구하라고 충고하거나 그를 외면하지 않겠지. 그럼 너도 공산주의자야.”

2017년의 대한민국에서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에게 저렇듯 담백하게 얘기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매… 씁쓸하기 그지없다.

(2016년 10월30일 런던에서 입국하는 최순실 – 카투니스트 박비나)

누구는 유럽과 청와대를 제집 드나들듯이 드나들고,이념도 신념도 뭣도 아닌 주체할 수 없는 욕망 덩어리를 끌고 다니는데..우리는 그들을 대리해 광야에 서 있는듯하다.

하지만 우리…쓸쓸해하진 말자.
달튼 트롬보처럼 우리 나름의 욕조에 몸 담그고 언제나 그랬듯 그냥 우리의 길을 가자.

요즈음 헐리우드에서는 영화화 되지 않았었지만 호평받는 작품들을 지칭하는 명칭으로도 ‘블랙리스트’가 사용된다고 한다. 실제로 그 블랙리스트 작품들중에는 뒤늦게 재평가되어 발굴된 슬럼독 밀리네어, 킹스스피치, 소셜네트워크 ,스토커등이 있다.

이렇듯 어찌보면 우리의 일상이 블랙리스트려니…언젠가 찾아올 반전을 기대해본다.

coreacartoonist

이코노텍스트에 무지 관심이 많습니다.

이 원영블랙 리스트와 제임스 달턴 트럼보(James Dalton Tru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