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염불

                            소평 김문배

 

아침 예불 끝나면

살찐 고양이 한마리

처마 밑에 앉아서

묵언수행 시작한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사는데

목어는 너무 커서 엄두를 못내고

풍경 속에 매달린 물고기를 쳐다보며

하루종일 꿀걱 침만 삼킨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바람아 불어다오 조금 더 세차게

백일기도 끝나면

저 물고기가 떨어지겠지

미련을 남겨두고 떠난 고양이

가던길 다시 뒤돌아 보며

나무아미타불  도로아미타불

 

art by 조관제 <무제>

* 월하고음(月下孤吟)은 달빛 아래 홀로 읊음을 뜻합니다. 월하고음은 시문학파 김현구 시인의 유작중 한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