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소평 김문배

앙상한 나무가지 끝에서

도심의 전기줄을 타고 흐르는

태고적 음향

고독한 현악기의 고음이

박제된 망각을 일깨워 준다

바람은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가

가는 길 다시 돌아 올 수도 없는

공허한 마음으로 달려 온 인생항로

귀향하는 기러기 날개에 스치는

긴 고행의 끝자락에 바람은 멈춘다

art by 조관제 <마음의 둥지>

* 월하고음(月下孤吟)은 달빛 아래 홀로 읊음을 뜻합니다. 월하고음은 시문학파 김현구 시인의 유작중 한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