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되던 어느 봄 날 우연히 듣게 된 노래, ‘Take Me Home, Country Roads’!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시골을 떠올리게도 했고, 아름다운 미성과 음률에 매료되어 또 듣고 싶은 목소리였다. 그래서 그 때부터 나는 그의 노래를 LP판이며 카세트테이프로 즐겨 듣기 시작했다.

아들이 고등학교를 다닐 때다. 일주일에 두 세 번 외곽순환도로로 아들과 함께 기숙사를 오고가며 다녔는데, 그때마다 내 차는 시동을 켜는 순간 바로 그의 목소리가 나왔다. 카세트테이프로 앞 뒷면을 수없이 바꿔가며 듣고 다녔다. “엄마! 제발 다른 음악 좀 듣게 해줘요!”, “제발 좀 꺼 줘요!” 그 때 만해도 취향이 다른 아들과 나는 몇 번씩이나 티격태격하며 서로의 음악을 추구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아들도 나만큼이나 그의 노래를 좋아한다. 지금 미국에 있는 아들은 학교 친구들이 어떻게 미국 사람들보다 더 많은 올드 팝을 알고 있냐며 신기해 한다고 한다. 아들은 어떤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좋아한다. 무엇보다 내가 집에서 기분이 다운 될 때 그의 음악을 듣고 나면 이상하리만큼 괜찮아지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집에서는 아날로그  Lp는 물론이고 아마존 알렉사가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그의 목소리에 20대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푹 빠져있다.

세상이 그에게 붙여준 이름은 자연의 목소리, 자연의 시, 혹은 자연의 음악인만큼 그의 음악은 자연의 향기가 나고 자연을 느끼게 해준다.

핸리 존 도이첸도르프 2세(영어: Henry John Deutschendorf Jr. 1943년 12월 31일-1997년 10월 12일)는 미국의 포크, 컨트리 싱어송라이터로 음악 프로듀서, 배우, 활동가, 인도주의자다. ‘존 덴버’(John Denver)라는 이름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지역인 콜로라도 주의 덴버에서 따온 예명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덴버 출생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실제로 그가 태어난 곳은 콜로라도 주가 아니라, 뉴멕시코 주의 로스웰(외계인으로 유명한 그 곳)이다.

독일계 미국인인 존 덴버는 11살 때 할머니에게 선물 받은 통기타로 연주를 시작했다. 뉴욕에 가서 ‘채드 미첼 트리오(Chad Mitchell Trio)’라는 악단의 오디션에 합격하고 1968년까지 약 4년 동안 이 악단에서 공연하며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했다. 이 때 ‘제트기로 떠나요(Leaving on a Jet Plane)’를 작곡했는데 이 노래는 내가 좋아하는 그룹 ‘피터, 폴, 앤드 매리(Peter, Paul and Mary)’라는 포크송 그룹이 불러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1968년 악단을 탈퇴하고 1969년에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가장 유명한 통기타 아티스트일 뿐 아니라 가장 뛰어난 아티스트 가운데 한 명이 된다.

American folk trio Peter, Paul and Mary are shown during rehearsals at the London Palladium, Nov. 8, 1965, for the Royal Variety Performance in front of Queen Elizabeth II and Prince Philip. From left to right: Paul Stookey, Peter Yarrow, and Mary Travers (AP Photo/Bob Dear)

내가 처음 듣게 된 그의 노래, ‘Take Me Home, Country Roads’가 엄청나게 히트를 치면서 존 덴버는 혜성처럼 떠오르게 되었고 이 때 자신이 너무나 좋아했던 콜로라도 주에 있는 로키산맥을 끼고 있는 도시 덴버의 이름을 자기 이름으로 바꾼다. 그가 얼마나 로키 산을 좋아했는지는 그의 히트곡 ‘Rocky Mountain High’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미국 50개 주는 각기 그 주의 노래가 있는데, 콜로라도 주는 존 덴버의 이 노래를 공식 주가로 삼았다. 또한, 그는 주가가 두 곡씩이나 채택된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하다. ‘Rocky Mountain High’와 ‘Take Me Home, Country Roads’가 각각 콜로라도 주와 웨스트 버지니아 주의 주가이다. 그가 미국 음악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대중성이 적지 않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봐도 좋을 듯하다.

존 덴버의 음반 중 베스트 앨범이라 할 수 있는 ‘Greatest Hits’는 1973년 말에 앨범 차트 정상에 올라 3주 동안 머물렀고, 무려 175주 동안 200위권 내에 머무르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그가 공연할 때는 입장권이 일찌감치 동이 나는 등 음반은 불티나게 팔렸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인기 있던 가수 중 하나였다. 특히 1971년 ‘선샤인’이라는 TV 영화의 테마송 ‘Sunshine On My Shoulder’를 불렀는데 이게 정말 대히트를 쳤다. 때문에 우리나라 중장년층에게 존 덴버의 곡을 물어보면 제일 먼저 선샤인을 언급 할 정도이다.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는데 주로 평작 수준의 TV영화에 주로 출연했고, 그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1975년에 TV스페셜 ‘An Evening With John Denver’로 에미상을 받기도 했으니 올뮤직은 그를 ‘생전에 가장 사랑받은 연예인 가운데 하나’로 정의하고 있음이 놀랍지가 않다.

활동하는 동안 거의 300곡에 달하는 곡을 녹음, 발표했으며 이 중 200곡이 자작곡이며 이 음반들의 전 세계 판매량을 묶으면 3,300만 장 이상이 된다고 한다. 또한, 컨트리 음악 차트, 빌보드 핫 100,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차트에 곡을 올려놓으면서도 12번 골드, 4번의 플래티넘 인정을 받았다. 음반 순위와 판매 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예찬을 주제로 삼아서 노래를 한 서정적인 가수이자 시인이기에 1975년 컨트리음악협회의 ‘올해의 연예인’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에 대해 더욱더 놀라운 점은, 단지 포크송 가수이자 작곡가뿐만 아니라 사회사업가, 환경보호 운동가이기도 했다는 점이다. 알래스카 천연자연 보호에 뛰어들었고, 우주 환경까지 챙겼으며, 굶주리는 아프리카 구호 운동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이런 활동들로 여러 가지 표창도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굶주림 없는 세계를 위한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고, 인도주의 활동으로 앨버트 슈바이처상도 받았으니 예술가 이상의 삶을 살아왔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존 덴버의 아버지는 미 공군 명예의 전당까지 오를 만큼 뛰어난 육군 조종사 출신이었기에 군인 집안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릴 적부터 자연적으로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비행기 조종은 그의 중요한 취미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2천 700시간 이상 비행경험이 있는 노련한 조종사였다. 하지만 운명의 그 날, 새로 구입한 비행기 기종에 익숙지 않아서 운전을 하던 중 사고가 나게 된다. 1997년 10월 12일 캘리포니아 주 몬터레이만 상공을 비행하다 자신이 몰던 항공기가 추락하여 사망하고 만다. 많은 인기를 얻고 있을 때 나를 비롯한 그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슬픔에 빠지게 했다. 그렇게 세상을 떠날 때 그의 나이는 고작 53세였다.

1997년 10월 12일 저녁 시간쯤 티비에서 뉴스로 그의 죽음을 알게 된 그 날 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사고가 있기 얼마 전에 내한하여 올림픽공원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쌍둥이 딸들 때문에 못 간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그 날은 나에겐 정말 슬픈 가을밤이었다.

‘1950년대를 엘비스 프레슬리의 시대, 1960년대를 비틀스의 시대라고 한다면 1970년대는 존 덴버의 시대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존 덴버는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연예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의 대표곡은 ‘Take Me Home, Country Roads’, ‘Annie’s Song’, ‘Rocky Mountain High’, ‘Calypso’, ‘Thank God I’m a Country Boy’, ‘Sunshine on My Shoulders’ 등이 있다. ‘Annie’s Song’은 아내를 위해 만든 곡으로 축하 송으로도 많이 불리는 곡이며 요즘에도 티비나 라디오에서 정말이지 많이 나온다. 물론 나는 그의 많은 곡들을 다 좋아하지만  ‘I’m Sorry’라는 노래를 많이 듣고 있다. 슬프지만 그 서정적인 느낌이 너무 좋다.

 

사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연과 더불어 공감하여 살아간다. 그러한 방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음악도 그 중 하나이다. 자기가 즐겨듣고 좋아하는 노래를 통해 자연과 공감하며 삶의 에너지와 활력을 얻는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귀중한 보물과도 같다. 그래서 음악은 참 좋다.

옛날부터 사랑받는 그의 노래는 옛날 영화, 최근 영화를 가리지 않고 쉽게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의 노래가 실린 영화 3편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1. 우리에게 익숙할 수 있을, 2017년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에 나온 ‘Annie’s Song’을 들어보자.

  1. 마이클 베이 감독의 1998년 영화 ‘아마겟돈’에 그의 노래 ‘제트기로 떠나요(Leaving on a Jet Plane)’ 가 OST (Original Sound Track)으로 나온다.

  1. 또한 최근에 (2017년) 개봉한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에도 그의 노래 ‘Take Me Home, Country Roads’가 나오며 자신을 희생하는 명장면이 나온다. 노래를 듣고 싶으면 2분 25초부터 감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