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수채화

             김문배

 

하얀 달빛이

애기 손바닥 만한

졸고 있는 빈 마당을

비추고 있다

 

초가지붕 위로 올라간 박넝쿨도

하릴없이 서 있는 싸리문도

졸고있다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느린 걸음으로

제 그림자를 밟고 마당을 건너간 후

방안의 도란도란 속삭임도 멈추고

문고리 잠그는 소리에 놀라

애절한 귀뚜라미 사랑노래도 멈춘다

 

달빛이 하얗게 내리고 있다

art by 조관제 <여름날의 꿈>

* 월하고음(月下孤吟)은 달빛 아래 홀로 읊음을 뜻합니다. 월하고음은 시문학파 김현구 시인의 유작중 한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