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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현의 재즈 브루잉 (39) – Cool Struttin’ (Sonny Clark, Blue note)

재즈사에서는 50~60년대를 일컬어 모던 재즈의 황금기라 부른다. 그만큼 비밥과 쿨, 하드밥을 아우르는 뛰어난 앨범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시기의 많은 뮤지션들이 술과 마약, 도박 등에 빠져 아까운 그들의 재능과 삶을 탕진했다.

당시에 활동하던 재즈 피아니스트 소니 클락(Sonny Clark) 역시 그들처럼 마약에 빠져 일찍 생을 마감한 뮤지션이다. 불과 32살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50년대 초에 데뷔하여 57년부터 블루노트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63년에 사망했으니 58년에 발표된 앨범 Cool Struttin’은 그가 막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날개 짓을 하던 최고의 전성기에 나온 앨범이라 하겠다.

천재 뮤지션의 운명은 어딘가 모르게 공통점이 있다. 빌 에반스 트리오의 창단 멤버였던 베이시스트 스콧 라바로와 트럼페터 클리포드 브라운의 비극적인 삶이 그렇다. 짧은 활동 기간에 비해 역사에 남을 명연주를 남기고 떠난 것도 비슷하다. 그래서 천재의 비극적인 삶이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당시 쟁쟁한 뮤지션들이 넘치던 시대였음에도 짧은 시기에 활동한 소니 클락의 거의 모든 앨범들이 명반으로 회자되고 있다.

앨범 Cool Struttin’은 우선 자켓 사진부터 눈길을 끈다. 하이힐을 신은 젊은 여성의 세련된 다리를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들은 바에 의하면 당시에 발매된 앨범 중 가장 섹시한 자켓 사진이었다고 할 만큼 모던한 이미지다. 일반적으로 자켓의 이미지가 앨범 판매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Cool Struttin’이 역대 블루 노트의 앨범 판매 순위에서 언제나 상위에 링크되어 있는 건 아마도 구매욕을 자극하는 자켓 이미지가 한 몫을 하리라 생각된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은 1958년 미국에서 발매 당시 국내 판매량은 고작 500여장에 불과했다는 것. 따라서 현재의 명성이 앨범 자체의 예술성 보다는 자켓 이미지에 너무 경도되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완벽한 오해다. 앨범 Cool Struttin’은 오히려 자켓 이미지가 앨범 자체의 완성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당시의 블루 노트가 지향하는 바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참여하고 있는 뮤지션들은 이름만 나열해도 앨범의 수준을 짐작할 만큼 역대급이다. 트럼펫의 아트 파머, 알토 색소폰의 재키 밀란, 베이스의 폴 챔버스, 드럼의 필리 조 존스가 피아노의 소니 클락과 더불어 기량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참여했다.

앨범의 타이틀 곡 Cool Struttin’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을 익숙한 멜로디다. 국내 모 라디오 재즈 프로그램의 시그널로도 유명하기 때문이다. 아트 파머의 트럼펫이 압권인 인트로 부분만 들어도 아! 하면 탄성을 지를 것이다. 전형적인 하드밥 장르의 연주임에도 각 멤버들의 절제미가 돋보인다. 그러면서도 하드밥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있다. 후반부 베이스 솔로 부분에서는 폴 챔버스가 일반적인 피치카토 주법이 아닌 레가토 내지 마르카토 주법으로 연주한다. 특별히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다른 트랙들 역시 놓칠 것이 없다. 특히 재즈가 낯설거나 간혹 어렵다고(?) 토로하는 리스너들한테 강력 추천한다. 귀에 쏙쏙 박힐 것이다. 상상 속 재즈의 모습이 바로 이 앨범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경 성현경성현의 재즈 브루잉 (39) – Cool Struttin’ (Sonny Clark, Blue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