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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2018년 수고로움 1.2.3

사랑에는 이 필요하다.’

2018년 수고로움 1.2.3

1. 입 다물기

엄마, 아내, 주부가 하는 집안일을 어느 책에선가 ‘그림자 노동’이라고 쓴 글귀를  본 기억이 있다.
또 어느 기자가 모 프로에서 집안의 모든 일은 결국 ‘제자리 찾기’라며 본인은 제자리 찾기를 손에서 놓았다고 말했다.
내가 이 말들을 스치듯 읽고, 들었지만 그 어떤 명언보다 매 순간순간 내 머릿속에서 꾸물거린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의 12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친정엄마 찬스나 기타 등등의 찬스는 1도 없는 삶이다보니
매일매일 반복되는 상황에 점점 크는 아이들에게 약이 바짝바짝 오를 때가 있다.
이 상황 그대로 아이들이 각자의 삶을 살기 전까지 일상이 이렇게 반복된다면..
난 제자리를 찾다가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어느 순간 내 이름 석 자는 이제 없고, 나를 불리는 호칭이 내 이름이 되는 헛헛함에 마음이 쫌… 그랬다.
그렇다면 우리 박남매가 유별나냐..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사실 유별난건 나다.
애들은 여느 집 아이들보다도 훨씬 더 정리정돈을 스스로 잘 하는게 맞다.
본인이 갖고 놀던 장난감이든 뭐든 상황이 종료되면 잘 마무리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유별난 내가 어른 대하 듯 하면서 내 마음 편안하게 아침에 일어나 외출을 앞서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 모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기를 바라는 내 욕심이 큰 것이다.

 

세상에 태어날 때 아이는 20개의 돌(?)을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 무게와 책임이 태어나서 어릴 적에는 엄마에게 오롯이 그 무게감이 전해지지만
한 살 한살이 더해가며 아이가 하나씩 가져가다 10살이 되면 서로의 무게가 같다보니
서로의 힘겨룸이 팽팽한 시간을 맞이하게 되고
20개의 돌을 다 가져가게 되는 20살에 스스로 홀로서는 자신을 만난다는 것이다.

 

팽팽하게 나와 힘겨루기를 시작하는 10살 딸랭구랑, 슬슬 누이랑 의견 충돌을 시작한 6살 아돌의 모습에서 유체이탈 되는 나를 보는 횟수가 점점 많아졌다.
작년 이맘때, 2018년을 앞둔 딱 이쯤에.. 단단히 결심을 했다.
아예 내 마음대로 리드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대로 가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규칙에서 내가 불편한 마음 없으려고 어설프게 하게 되는 상황에 입장(?) 정리가 필요했다.
필요하기보다 절실했다.
나보다 더 삶의 무게인 돌도 하나 더 가져가는 11살 되는 딸랭구랑..
말 징글징글 안들을 준비 가득 채운 7살 아돌의 전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나는 빠져야겠다고
그러기 위해서 난 입.을.다.물.어.야.한.다.
내 잔소리는 전~~~~~~ 혀 도움이 1도 안 된다 는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혀 바뀌지 않는 상황을 점점 커지는 목소리로 내성만 키우게 될 뿐이라 는걸.
내 마음 편하게 다하고 잔소리를 1도 하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아예 아이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 대해 잔소리를 1도 하지 않을 것인지.
양쪽 다 결국은 내 입을 다물어야 하는 것이다.
난…….
후자를 택했다.
조용히 문을 닫아서 나만 안 들어가면 속이 시끄럽지 않다.
대신 슬쩍이라도 눈에 보이는 심기 불편한 날은 진심 조심해야 한다.
묵혔던 잔소리가 돌덩어리로 발사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우리 집에는 보이지 않는 암묵적으로 공간이 분리가 되었다.
두 공간은 쓰레기봉투가 준비되는 D-day (누구든 밟고 지나다 다치는 일이 생길경우 공지가 되고 가차 없이 쓰레기로 취급되어 모두 버려지는 날)가 공지되는 시점에 맞춰서 분기에 한 번씩 같은 색깔을 보이지만 반나절도 가지 않는다.

 

 

  • 1년째 등교, 등원체크 1도 안하는 책가방과 유치원가방

 

스마트한 좋은 세상이라 아이들 알림장이 아니더라도 클***팅, 아**스쿨, 알*장 등 해마다 담임 선생님이 지정해주신 앱을 이용해서 상세하게 다음날 일정을 ‘띵똥~’하고 알려주신다.
사물함에 다 두고 다니지만 하교해서 책가방에서 알림장이랑 L파일(안내문 전용), 보온병 꺼내 바로 정리하고, 간간히 있는 숙제하고 이후 시간에는 뒹글뒹글 책을 보며 놀고 내일 학교 준비를 하는 그런 이상적인 상황을 기대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이거라는걸 알고 진작부터 손에서 놓았다.
아이에게 중심이 넘어간 이후부터는 전날 전해주지 않는 알림장 내용, 출발 직전 부랴부랴 서두르는 준비물이나 이외 방과 후 수업에 필요한 부분은 스스로 필요하다고 얘기하기 전까지는 앱으로 알고 준비해 놓아도 전해 주지 않았다.
대신 그 상황에 대한 잔소리 역시 전하지 않았다.
‘네가 얘기주지 않아 몰랐다. 어쩌느냐. ‘
보온병을 씻어 놓지 않으면 여름에 시원한 얼음물, 추워지면 따뜻한 차도 역시나 준비해 주지 않았다.
빈 보온병 갖고 가는 날도 수두룩, 오랫동안 씻지 않아서 결국 몹쓸 보온병이 된 것도 여러 개.
알면서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입 다물고 있기가 정말, 정말. 정말. 어려웠다.
돌려 돌려 아이가 생각이 날법하게 얘기를 전해보지만 기억 못하고는 그대로 출발.
준비물 없이 가는 뒷모습을 볼 때마다 기도하듯 되뇌었다.
‘지금 시행착오는 저 아이 인생에서 가장 싸게 먹히는 거야. ‘
그래도 불편한 마음은 내 몫, 저녁 먹으며 은근 물어보면.
아이답게 딱 그 나이답게 ‘이’ 없음 ‘잇몸’으로 어찌어찌 해결하고 온 걸 보면 참……
두 녀석 다 넘치는 에너지의 감사함으로 하루 종일 쉼 없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놀고 놀고 또 놀고…….
태권도, 줄넘기, 시범단까지 하루 2-4시간씩 태권도에서 사느라 바쁜 .
시범단 8시부 끝나고 둘이 오면 9시 15분. 그때부터 시끌벅적 집이 되고, 잠이 드는 건 ……. 음…
이렇게 3년 넘게 지내다보니 애들 자고 일어나는 게 참 쉽지 않았다.
8살, 4살에 시작한 태권도, 다음해 1품을 하고나서부터 시작된 시범단에
9살 예은이도 그렇지만 5살 태준이는 쌍코피와 팬더곰같은 다크서클은 함께 가는 동반자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나 역시도 분주하게 보내는 일상에서 내몸은 알람처럼 밤 10시 30분 넘기 시작하면 분노 지수가 오르기 시작했다.
너무 피곤한데 하루가 마무리가 안 되고 잠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상황조차도 입을 다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자는 시간에 실랑이 하느니 난 새벽을 위해 내가 먼저 잠들었고, 어느 사이엔가 옆에와 잠들어 있다.
5시 반 전후로 기상하는 내가 일어나 보면 잠자기 직전까지의 상황을 보여주듯 난리난 상황은 그대로 모아 모아 애들 방에 살며시 넣어두고 방문은 내 마음 편하게 닫고 하루를 시작한다.
엄마를 믿으면 안 된다고 난 이제 깨우지 않는다고 얘기한 이후부터 나름의 장치로 알람을 맞춰 놓았다.
7시부터 5분 간격으로 작동되는데도 8시가 넘어도 둘 다 일어날 기미조차도 없다.
알람소리에 일어날 피곤함이면 그간의 내가 힘들지 않았겠지.
8시 반이 넘어도 기척이 없으면 등을 톡톡 두드리고 ‘학교 곧 시작하는데…’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면 벌떡 일어나 허둥지둥.
누나의 허둥지둥 소리에 일어나는 작은 아이.
작년까지 여유 있게 먹던 아침을 올해는 허둥지둥 와중에 먹는다.
늦은 와중에도 과일까지 부랴부랴 먹으며 학교까지 15분.
엄청 뛰는 아이의 뒷모습을 베란다에서 보면 항상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이 든다.
아직은 도움이 필요한 아인데 싶다가도 팽팽하게 알아서 하겠다는데 뭐. 알아서 하겠지 하는 마음이 왔다 갔다.
아침 활동을 해야 하는 특별한 일정이 있을 때는 간곡히 내게 부탁을 한다. 꼭 꼭 7시에 깨워달라고.
그리고는 본인도 일찍 누워서 자려고 애쓰기도 한다.
부탁받은 날은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깨워서 여느 때처럼 여유 있게 준비를 하곤  학교로 출발을 한다.
천천히 걸어가며 뒤돌아 손인사도 하고 아주 여유롭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은 또 다시 본인도 더 자고 싶은 마음에 또 허둥지둥.

 

  • 모든 옷을 다 뒤집어 하루에 2~5번씩 갈아입은 옷

 

매일매일 지치지도 않고 엄청난 양으로  꼭 뒤집어서 빨래바구니가 토하듯 넘치게 쌓아놓는 딸.
아무리 제대로 벗어야 된다. 얘기해도 되지 않아 ‘그래, 그럼.’ 결심하고 시작한 뒤집은 옷 그대로 빨아서 그대로 전해주기를 시작으로
모두 뒤집어져 있는 본인 빨래를 보고 투덜투덜 하지만 누굴 탓하랴. ㅋㅋ
아직도 가끔은 엉망진창으로 벗어놓지만 세탁된 빨래가 뒤집어 있는걸 다시 제대로 해서 입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역으로 제대로 벗어놓은 빨래가 많아졌다.
쉼 없이 벗어서 잔뜩 쌓여진 빨래를 나도 바쁜 일정이라 수급이 여의치 않아 그 많던(?)  옷이 어느 순간 텅텅 비어있는 본인 옷장에서 다른 계절 옷을 꺼내 입고 여름에는 폭풍 땀 흘리거나 추워지니 오들오들 떨거나.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서 결국은 딸아이만 빨래바구니를 따로 쓰고 있다.
눈으로 직접 넘치는걸 보면서 다시 함께 쓰고 싶다고 별별 애교를 다 부리지만 순간의 약해진 마음에 허용이 되면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산처럼 쌓아놓는 빨래더미로 내게 화답을 준다.

 

 

올해는.
사춘기 아이가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마음보다 앞서서
내가 오춘기를 겪듯이 내가 거리를 두고 싶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의미도 없을 일을 갖고 그 시간만큼은 세상이 무너질 거 같은 분노로 아이들과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누나 덕분에 자연스럽게 7살 아이까지 덩달아 스스로 하지 않으면 1도 제공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유치원을 다니면서 스스로 챙기는 아이가 되었다.
내년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2018년 12달 동안 하루하루가 불편함이 많다보니 그 와중에 훌쩍 성장한 거 같다.
너무 밀접하게 붙어서  불편한 마음에 퉁명스럽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
예쁘게 말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은 매일매일 반복이 나를 지치게 해서
작년 딱 이쯤에 결심을 하곤 1년을 바쁘게 보내고 다시 보니…
처음에는 화가 부글부글 하면서 입을 꾹.
그러면서도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말을 참느라 힘이 많이 들어갔고.
점점 꾹 참고 있는 입에 힘이 덜 들어가는 걸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을 즈음 나 스스로 느끼면서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이렇게 여름 가을 겨울이 되어 다시금 돌아본 올해는 그 무엇보다도…
‘나의 가장 큰  2018년 사랑을 위한 수고로움 1. 2. 3 은…’

1. 입 다물기

2. 입 다물기

3. 입 다물기 

2018년 시행착오 많은 시간 보내느라 수고 많았던 아이들에게 고맙고고맙다.
마지막으로 애들이 혹여나 내가 알고 있으면서도 선뜻 먼저 전해주지 않았던 준비물 이었다 는걸 알면 아마도 얼굴에서 배신감을 깊이 배울 거 같아서 이 글은 두 아이에게 만큼은 절대 보이면 안 될 거 같다.
이런 여정 속에서 ‘부천 인문로드’를 만났고, 그 끝자락에서 ‘만를 만난 2018년이 그 어느 해보다도 나를 성장하게 함에 감사 감사한 마음이다.

 

추유선‘사랑에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2018년 수고로움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