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路드 – 수주 변영로와 그의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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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들어가는 들녘을 바라본다. 청명하다는 높고 푸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토끼구름 애기구름마냥 두둥실 흘러 다닌다.

가을이다. 이맘때면 매번 찾아나서는 초등학교 3학년 과정의 내고장 알기 현장체험학습. 그러나 이번엔 카툰캠퍼스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어슬렁 프로젝트인 부천인문로드’로 고리울 강상골의 밀양 변씨 일가를 찾았다.

고리울 강상골은 부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유적지로, 청동기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고리울에서 ‘고’자를 따고 강상골에서 ‘강’을 따서 고강동이라 부른다. 특히 밀양 변씨 집성촌으로 100년이 넘는 가택이 있고, 뒷 언덕길의 따라 올라서면 부천의 향토유적 제1호 <공장공 변종인 신도비>가 세워져 있다.

(부천에는 신도비가 제1호~4호까지 있다)

수주(樹州)는 부천의 고려 때 부천의 행정명칭으로 나무 수(樹)자에 고을 주(州)로 ‘나무가 많은 고을’로 변영로 시인의 호 수주도 여기에서 따온 이름이라 한다.

수주의 형제는 삼형제로 맏형인 산강 변영만은 한학자이며, 법률가로, 일석 변영태는 둘째형으로 국무총리와 교수를 역임했다고 한다. 이들을 삼변이라고 하는데 당송 8대가인 소동파 소식 집안의 삼소(三蘇)를 따서 붙여진 이름으로 삼소란, 소식의 아버지 소순, 그리고 소동파의 소식의 아우인 소철이 모두 문장이 뛰어났기에 붙여진 것이라 한다. 이들 중 막내인 수주 변영로의 시비는 삼변 묘소 아래에 세워져 있고 푯돌은 50미터 전방에 세워져 있다.

수주 변영로(卞營魯: 1898~1961)는 시인이자 영문학자이다. 아호는 수주(樹州)로 정상(鼎相)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진주 강씨(晉州姜氏)이다.

수주 변영로는 어렸을 때 이름은 영복(營福)이었다. 12세 때 중앙학교를 중퇴하고 1915년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학교 영어반에 입학하여 3년 과정을 6개월 만에 마쳤다. 그 뒤 1931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주립 산호세(San Jose)에 대학에서 수학 후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학교 및 중앙고등보통학교에서 영어교사를 지내기도 했으며, 1919년에는 독립선언서를 영문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활동시작은 1918년 청춘에서 영시로 <코스모스>를 발표하면서이고, 본격적인 활동은 1921년 <폐허> 제2호에 평문 <메텔링크와 예이츠의 신비사상>, <신천지(新天地)>에 논문 <종교의 오의(奧義)>, 시<꿈 많은 나에게><나의 꿈은>등 5편을 발표하면서부터이다. 1922년에는 <신생활(新生活)>에 대표작 <논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의 시 시세계는 크게 3기로 구분하는데 제1기는 <조선의 마음>이 발간되기까지로 대표작으로 <논개>를 들 수 있다. 2기는 광복까지의 시기로 자신을 둘러싼 상황인식에서 오는 절망감 속에서도 선비적 절개와 지조를 고수하려는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이 시기의 대표작은 <실제(失題)><사벽송(四壁頌>을 들 수 있다. 3기는 광복부터 죽기까지의 시기로 <돐은 되었건만>과 같이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는 우국적 시를 주로 썼다. 이외에도 우리 문단에 영미문학(英美文學)을 소개하고 우리 작품을 영역하였으며, 남궁벽(南宮壁)의 유고 일문시(日文時)에 소개하여 별로 알려지지 않은 시인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는 등 시사(時史)에 공헌한 바가 크다. 1948년 서울시문화상(문학부분)을 수상했다.

– (부천시의역사와문화유적 참고)

1996년에 12월에는 ‘문학의 해’를 맞이하여 우리 고장의 큰 인물로 그를 기리기 위해 중앙공원에 <논개>를 새긴 시비를 건립하였고, 다음해는 고향집 앞에 푯돌을 세웠다. 1998년에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고강동 묘소 앞에 그를 기리는 묘비를 세웠고, 2001년 10월엔 수주로에 그의 동상도 세워 오가는 이들이 우리 문단의 큰 별을 자주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소재지: 고강동 11-26번지)

논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娥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 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논개  시 변영로 / 카툰 이현정 / 낭독 이현정

강상골 향나무 
2018년 10월 26일에는 시비 재건립 차원에서 재막식 행사를 한다고 한다. 

이전의 가택이나 시비는 재정비 된 추후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shinyt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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