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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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뜨겁고 무덥던 여름이 하루 아침에 물러나고 어느새 높고 푸른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우리들 곁으로 왔다.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 하늘이 얼마나 예쁜지 멍하니 쳐다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 이대로 멈춰있고만 싶다. 바람은 사계절 내내 불어오지만 각 계절마다 그 느낌은 전혀 다르다. 봄에는 산뜻하고 여름에는 후덥지근하며, 겨울에는 차갑게 온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가을 바람은 시원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시원한 바람으로 우리들은 가을이 왔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지금 도시에서 맡고 느낄 수 있는 이 가을 바람은 어릴 적 내 고향에서 느끼던 그 바람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기분 탓일까? 가을 들녘을 바라보면 감은 익어가고 밤에는 알이 꽉 차고 들판에는 노란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일 준비를 한다. 잠자리가 떼를 지어 원그림을 그리며 다니는 곳, 그곳은 언제나 그리운 내 고향의 기억이다. 이맘때면 난 어릴 적 잊을 수 없는 어느 가을날을 가끔 기억한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날, 우리 집 대문 옆에는 큰 무화과나무가 있었다. 그 무화과나무 밑에는 정사각형 모양의 평상이 놓여져 있었는데, 평상은  넓은 무화과 잎으로 그늘이 지어있어 우리들은 그 평상 위에서 숙제도 하고 책도 읽었다. 가끔은 낮잠을 자고 있는 내 다리를 간질간질 거려 깨우곤 했던 작은아버지의 짓궂은 장난에 울기도 했던 그때가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이고 추억이다.

ⓒ진주현. All Rights Reserved

서 너 명이 누우면 딱 맞는 그 평상에서의 기억은 편안함과 시원함이 공존한다. 그 곳에서 쉬면서 낮잠도 자고 책을 읽기도 했고 그림도 그리며 간식을 먹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항상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도 함께했다. 그렇게 난 가을과 함께 놀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가끔 난 그때를 떠올리며 혼자 웃기도 한다. 돌아갈 수도 무화과나무를 볼 수도 없지만 다만 기억 할 뿐이다. 그래도 내게 이런 추억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가을은 이렇게 성큼성큼 우리 앞에 당당하게 다가왔다. 꽃들은 자기만의 색깔로 피어나고 열매들은 익어간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게 되면 작은 열매와 꽃들로 곳곳에 가을이 펼쳐진다. 그때쯤이면 전국 곳곳에서 꽃 축제가 열릴 것이다. 가을에 피어난 것들에는 온 우주가 들어 있다고 한다. 그 우주 속에서 우리들은 기쁨과 행복을 누린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개인적이고 폐쇄적인 세상이 되어버린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에는 그로 인한 크고 작은 상처가 잔뜩 곪아있다. 우울함이 가득한 얼굴에서는 더 이상 행복은 찾아볼 수 없고, 스트레스가 온 몸을 잔뜩 누르고 있다. 그럴 때면 계절의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도시에서 살짝 벗어나 시골로 가보자. 시골을 떠나 자연의 품에 잠시라도 안겨보자. 수많은 가을이 사이사이 꽂혀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으로나마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 삶에 지친 땀방울을 식혀줄 시원한 바람으로 가을을 실감하자. 내 마음이 힐링되고 동시에 살찌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 정숙

각자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다 다른 세상에서 설렘과 기쁨을 안고 새로움을 찾아 떠나는 나만의 길..감미로운 음악, 따뜻한 커피, 그리고 아름다운 책이 있을 그 곳을 향해서..

정 정숙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