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쐬듯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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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쐬.듯.살.련.다.

저녁을 먹고나서 창으로 들어오는 가을바람이 시원하던 어느 날,

‘바람이나 쐬러 갈까’ 생각하고는 동네 생태하천을 걸었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이 시처럼 마음에서 읽혀졌다.

바람쐬듯

오드리

바람쐬듯 살자꾸나

바람쐬듯 일하자꾸나

바람쐬듯 걷자꾸나

바람쐬듯 미소짓자꾸나

하하하~ 좀 유치한가? 그러나 참 좋은 시 아닌가.

바람을 쐰다는 것이 무엇일까?

인터넷을 찾아보니 사전적의미가 이렇게 나왔다.

 

바람(을) 쐬다 :

  1. 기분 전환을 위하여 바깥이나 딴 곳을 거닐거나 다니다.

예) 공부를 하다가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다.

  1. 다른 곳의 분위기나 생활을 보고 듣고 하다.

예) 그는 외국 바람을 쐬기 위해 여권 신청을 했다.

또한 관련 어휘로는 다음과 같이 다양한 단어가 있었다.

야망, 유행, 기운, 허풍, 공기, 기세 등등

우리는 흔히 바람 쐬기 좋은 날, 바람쐬기 좋은 곳, 바람쐬기 좋은 때 등

이런 말도 많이 쓰기도 한다.

아무튼 ‘바람을 쐰다’는 것은

좀 여유롭고 상쾌하고 기분전환을 주는 의미이다.

 

‘만약에 인생을 바람쐬듯 산다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무언가 열정과 치열함과 최선이라는 단어와는 멀어지는 것 같다.

성공이라는 단어와도 거리가 있게 느껴진다.

바람쐬듯 인생을 산다는 것은

어떤 어감에서는 게으르고 나태하고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공이라는 것이 꼭 행복을 주는 건 아니다.

성공하고나서 그때서야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찾는 이들도 종종 보았다.

가령 가족이나 건강 등이 그러하다.

 

또한 내가 의미하는 바람쐬듯 산다는 것은

좀더 여유롭고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보겠다는 의미이다.

최근에 나는 비영리단체 일을 시작한지 2년쯤 되었다.

‘비영리’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이 비영리단체 일이란게 물질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는 비영리영역을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다만, 살아오면서 사람이 좋고, 일이 좋고, 사회적약자에 대한 관심이 많고,

도우며 함께사는 것이 좋았던 나, 그리고 내가 했던 봉사나 단체 일들이

비영리영역이었던 것 같다.

내가 믿고 확신하는 기독교 또한 비영리영역이었다.

 

암튼 일로서는 초보자가 되어 비영리단체를 운영해보니

참 고맙고 힘이 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또한 의예로 섭섭하게 하고 오히려 방해를 하는 이들도 만났다.

앞뒤없는 오해도 받고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를 일들도 겪었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좁아지고 치열해지고 안간힘을 쓰고

각박해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요즘이다.

사람이 살면서 불쾌하거나 억울하거나 하는 일을 당할 수는 있다.

예전에는 불쾌한 일도 너그럽게 이해하거나 쿨하게 잊어버리거나

의사전달하고 잊어주거나 했는데,

요즘은 왠지 그런 일들이 잊어버려지거나 용서되지않거나

두고두고 마음 한 켠에 두곤 한다.

 

가을 그리고 바람

그 속에서 다시 ‘나’ 그리고 소중한 ‘인생’을 제자리 놓아 보련다.

끙끙 앓지 말자.

등지지도 말자. 그러나 참지만도 말자.

넘 너그럽지도 말자. 넘 옹졸하지도 말자.

바람 쐬듯 살련다.

 

오드리

만화, 저널, 시민, 공익, 진실, 전통시장, 청년, 변화, 노인, 장애인, 커피, 가을, 비, 사람, 그리고 부천~ 을 좋아하는 평범한 부천시민 noahne@cartoonfello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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