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박의 손그림 에세이 (6) “벽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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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와 동생들도 독립하여
아버지, 어머니 두분이 사시는(1980년대에 지은 벽돌)집은
낡을 대로 낡았다.
회벽은 페인트가 죄다 벗겨지고 물때가 가득하다.
보수나 ‘리모델링’을 하자고 하여도 절대 싫다고 하신다.
가족들은 답답하다.

어느 날, 세월의 가치가 눈에 들어왔다.
이 낡은 집은 80년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젊고 패기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그 때가,
순진하고 불안한 눈빛의 어린 내가 남아있다.
또한 말하지 못한 80년대도…

아버지는 낡은 벽돌보다 그 세월을 지우기 싫다.
그리고 우리는 적어도 그 마음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제는 아버지에게 새롭자고 질문하지 않는다.
남겨 두기로 한다.
우리는 아직 저 세월에 대해 못 다한 이야기들이 많다.
모두 꺼내어 처음부터 해야 할 이야기가 아직 많다.
벽돌집, 1980년대.

수박 김김수박의 손그림 에세이 (6) “벽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