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찾아서-⑫ 느그 아빠는 나에게 의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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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아빠는 나에게 의형제다”

 

 

 

동서지간이자 고향 선배, 장재철

 

 

Interviewer의 말

 

지난 봄,

이모부를 만났다.

 

매년 봄이면

나랑 엄마는 외할머니를 만나러 어김없이 시골로 향한다.

시골로 향하는 길에서 마주치는 봄꽃과 논밭의 풍경,

그리고 자작자작 태우는 나무냄새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나만의 봄의 전령사이다.

 

할머니네에 놀러가면

늘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둘째 이모부.

 

이모부는 울 할머니(이모부에겐 장모님)가 어려울 법도 한데

늘 사람좋은 웃음으로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나타나

할머니네 집에 오셔서 무덤덤하게 일손을 돕곤 한다.

그것도 이모가 일하는 날은

이모 없이 혼자 오셔서 묵묵히 일손을 도우신다.

장모님을 향한 이모부의 따뜻한 마음이

늘, 감동이다.

 

 

봄 햇살처럼 따뜻한 이모부.

그러나 과묵한 우리 이모부.

철딱서니 없는 아빠 딸의 요구에 무거운 입을 여셨다.

 

이어지는 유쾌한 인터뷰.

 

이모부~

사진부터 몇장 찍을게요~

 

준비도 안하고서… 보영아..

질문이나 좀 알려주고 햐~

 

▲대전 이모네 집에서 이모랑 이모부

 

 

이모부~ 아빠랑 같은 동네 사셨다면서요~

 

그렇지.

아빠는 내 고향후배여.

근디 나는 객지 생활을 많이 하고

아빠는 공부하고..

아빠가 청년이 되어가는 과정은 잘 모르겠어~

 

아빠 초등학교 때까지요?

 

그렇지.

이모부가 4년 선배였지~

초등학교만 같이 나온 선배여.

 

그 전에 인쟈

아빠에 대한 에피소드에 말할라그랴.

 

(질문도 안했는데 에피소드가.. 술술

예감좋은 인터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 삼형제 중에서

할아버지가(용석 아버지) 재미나셨어.

유머가 있으셨어.

 

근디 삼형제 중에 제일 무서웠어.

사촌오빠들이 제일 무서워했다고.

 

▲아빠랑 이모부. 이모부는 젊은 시절 진짜 훤칠하고 잘 생기셨었다.

 

왜 무서웠어요?

 

사촌동생들은 책이랑 거리가 멀었다..

고산리 말썽꾸러기 들이였다~

 

완전 잡범들이였지~ 엉뚱발랄하고

누가 맞았다 그러면 쫓아가서 다같이 혼내주고

 

또 느그 아빠 귀한 아들이자녀

누가 느그 아빠 건드렸다 하면

그 사촌들이 다같이 가서 혼내주고 했지.

 

천석아 쳐박아라~

주석아 죽여라~

만석아 말려라~

대석아 대꼭지로 때려라~

용석아 욕해라~

 

(기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말로만 듣던 논두렁 깡패들이네요.

 

우린 그게 얼마나 웃겼던지..

실화인지는 모르겄어~ 허허허허허허

 

우리 아빤 어땠어요?

 

할아버지 삼형제들이 가난하게 사셨어~

애들 키우고, 공부 가르치고, 그런 힘이 안되니까..

농사짓고 그렇게 해서 알아서 자라라 .. 이런 식이지~

 

우리아빠도 그렇게 자랐어요?

 

아빠는 좀 낫지~

아빠 누나들이 몇 분있잖여~

근디 혼자 아들 아녀. 외아들아녀.

그러니까 아빠한테는 대우를 참 잘해줬지~

 

이모부는 어떻게 자라셨어요~

 

이모부는 그때나 지금이나 평범하고..

공부를 할 시간이 별로 없었어. 허허허허허허허

 

(이모 왈)

이미지가 깔끔했지.

지금도 이미지가 깔끔하자녀.

이미지처럼 성격도 깔끔하고.

 

근데 어떻게 공교롭게 동서지간이 됬어요?

 

선을 봤는데

느그 엄마가 택했지.

 

어릴 때 한동네에서 놀던 후배가

동서지간이 되었는데, 느낌이 어떠셨어요?

 

아빠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이다, 라는 이미지가 있었지~

모범생이고, 공부 잘허고~

 

근데 이제 성격에 대해서는 조금 반대를 했지~

외아들이라고 조동처럼 오냐오냐 키웠자녀?

엄하면서도 곱게 컸지~

아주 왕자처럼 컸지~

 

사실…. 나는

할아버지가 너무 엄하다 보니까(바짓바람)

느그 아빠를 가까이 할 수가 없었어~

 

지금은 어때요?

조금 친해지셨어요?

 

같은 고향선배니까 편하다고 생각하지~

부담도 없고 편하지~

 

그리고 기억 안나냐~?

너네 어릴 때 그렇게 광양을 왔었어~

그때 참 재밌었지~

 

(지금은 대전에 사시지만

광양제철 다니던 이모부는 광양 장미아파트에 사셨다.

장미아파트는 우리에게 고유명사처럼 특별한 단어다.

광양에만 가면 푸짐하게 먹고

지금은 결혼해서 출가한 사촌 언니들과 삼삼오오 놀던 때가 잊지못할 추억이기 때문.)

 

▲얼마전 결혼한 이모네 둘째 언니

 

 

지금은 뭐~

의형제 같지.

표현이 부족해서 말로는 표현 안하지만..

 

아빠(제부)한테 한마디 하셔요.

~ 영상편지~!

 

건강관리 잘해서 처제한테 잘~하고

나이들어서는 가족끼리 친구처럼 그렇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가까이~ 살면서 자주 만나면서

그렇게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리고 옆에 우리 이모,

입이 근질근질 하실 것 같은데.

이모도 한마디 하셔요.

이모에게 우리아빠(제부)?

 

얼레~ 나한테도 시키냐

 

음..

제부 언행에 가끔 웃음이 나는 정도?

유머스러운 언행에

어떨때는 어이가 뺨을 때리고..

 

그래서 웃음이 난다고~

그래서 제부 얼굴보면 웃음이 난다고~

제부 보면 그래서 힐링이 된다~~~~

▲얼마전 이모네 둘째언니 결혼식에서, 활짝 웃는 이모

 

우리 제부는 비타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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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며.

 

이모부랑 이모.

얼마전 둘째 언니까지 결혼을 시킨

함께 산지 30년 넘은 부부지만

아직도 사랑이 가득하다.

이모부는 마치 키다리아저씨 처럼 슬프나 기쁘나 늘 여유로운 웃음을 가지고 계시고

이모는 뛰어난 유머감각과 애교로 울다가도 웃고 웃다가도 웃는다.

천생연분같다.

 

▲이모랑 이모부

 

엄마랑 아빠도 나이가 들어도

우리 셋을 결혼시켜도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고 어렴풋이 생각했다.

고향 얘기를 하시면서 아빠랑 지낸 추억을 저렇게 행복해하며 얘기하시는

이모부를 보니 나중에 모여 살자는 이모부 말씀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구나.

 

편한 사람, 똑똑했던 사람, 든든했던 사람.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인 아빠.

더 좋은

아빠의 딸이 되고 싶다.  

 

tjqhdud1001

글쓰기와 독서, 여행 등 좋아하는 것이 넘쳐나 행복한 사람이다. 지금은 채움에서 내가 사는 지역을 좀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상상력을 실험하고 있다.

서보영아빠를 찾아서-⑫ 느그 아빠는 나에게 의형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