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강릉 #17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낭만있는 카페 ‘커피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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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의성어를 못찾겠다.

2층에 있는 카페로 가기위해
예외없이 거쳐야가야 하는 나무계단에서 나는 소리.
참 듣기 좋다.
손님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센서라도 되는 것처럼
경쾌하게 들리는 계단 밟는 소리가
들어서는 입구부터 왠지모르게 감성을 자극한다.

<커피포트>는 주택을 개조한 카페다.
이곳이 한때는 주택이었음을 고스란히 알려주는
내부의 가정집스러운 구조가 참 정겹다.
오래되고 손때묻은 창틀과 천장…
그리고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타일벽면과 마루바닥을
보고있노라면
전혀 다른 구조의 집이었음에도
이상하리만큼 동질감이 느껴져
마치 고향집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
어린 시절이 떠올라 마음이 아련해지기도 한다.

구석구석 소품하나하나마다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묻어나는 이곳은
재작년부터인지.. 새롭게 재조명 되고 있는
강릉의 옛 시가지 명주동 한적한 골목길,
그러나 다양한 카페들이 들어서 있어 명주동의 메인 스트리트라고 해도 됨직한
골목길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어쩐지 문인 느낌이 나는…말수가 적고, 차분한 인상의 남자 사장님이 운영하고 계신다.
다른 카페들은 사장님들과 꽤 많은 대화들을 나누고 작업했었는데…
이곳은…뭔가 내가 말을 걸면
방해가 될 것만 같은 느낌에
조용히 커피만 마시다 왔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혼자서 커피마시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테이블 배치가 적절하게 되어있고
매장내의 흐르는 차분한 음악들과 따뜻한 느낌의 조명은
이 카페에 더욱 오래 머물고 싶게 만든다.

어떤 종류라도 다 좋아하니 추천해주실만한 커피가 있냐고 여쭤봤더니
로스팅한지 며칠 안되서 신선하다며 케냐aa를 권해주셨다.
카페로 오기 전, 집에서 내려서 마신 커피가 마침 케냐 aa였는데,
같은 품종이 맞았었나 싶을만큼…
앤틱잔에 담겨나오는 케냐aa의 맛이 집에서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쌉싸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커피맛.
테이블에 깔려진 클로셰와 아주 잘 어울리는 앤틱잔에 담겨나오니
어쩐지 더 품격있는 맛이 느껴진다.

디저트 하나 없이 커피만 한 잔시켜 혼자서 오래두고 마셨는데..
뭐랄까…그 시간이 참 풍성하게 느껴지는 기분이랄까.
커피와 함께 공간자체가 주는 왠지 모를 위로가 느껴지는 이곳.
굳이 바다 보이는 풍경 아니라도
명주동 예쁜 카페들이 테이블 옆 작은 창으로 그림처럼 내다보이는
이 카페의 풍경이 나는 참 좋다.

아련한 추억과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이곳 명주동의 그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카페<커피포트>.
20세기의 감성을
강릉에서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곳을 빼놓으면 서운할 듯하다.

나무계단 소리를 들으며 카페 문을 여는 순간,
세월의 흐름을 비껴간
아니,세월의 흐름을 되돌린듯한
고요하고 멋진 공간속에 있는 나 자신을
만나볼 수 있을 터이다.
그 낭만적인 경험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곳에서 기꺼이 신선한 핸드드립 커피 한잔하시길 권한다.

reillust

바다,커피,음악,꽃,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그림그리는 걸 많이 좋아합니다. illustrator/cartoonist

이 현정카페인 강릉 #17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낭만있는 카페 ‘커피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