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강릉#16 인생버거를 만날 수 있는 카페,’하버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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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뭔가가 살짝은 언발란스했다, 이곳의 첫인상은.
이국적인 컨셉 같으면서도…
완벽하게 컨셉을 소화해내지 못한 그 소박함에
오히려 친근감이 느껴지던 이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에그치즈버거는 정말 탁월하다.
강릉에서 내가 가본 수제버거 가게는 비록 몇 군데 되지 않긴 하나…
그래도 나름 강릉에서는 유명한 곳들이었는데…
그중에서 이곳의 햄버거는
개인 취향이긴 하나,
단연 최고인 듯 싶다.

강문 바다가 보이는 소박한 카페, 하버그릴.
같은 라인에 아메리카노를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핫도그 류를 판매하거나 하는 등의
컨셉이 비슷한 작은 규모의 카페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다보니
콕찝어 선택당하기 쉽지 않은 위치이긴 하나,
메뉴판글씨체에서 느껴지는 어딘가 모르게 풍기는 맛집 포쓰에 이끌려
처음 들어가보게 된 이 곳.

카페이긴 하나
주력 메뉴가 따로 있다보니
원두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사장님의 설명이 있긴 했었으나,
내 개인적인 취향에는 살짝 아쉬움이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그 약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자주 찾아올 만큼
수제버거와 핫도그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햄버거 먹을 때 내가 제일 예민하게 생각하는 건 빵순이다보니 아무래도 빵맛인데…
이곳의 햄버거 빵은 그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고급스러운 맛이 참 일품이다.
핫도그와 여러 버거들 중 제일 좋아하는 건 에그치즈버거인데…
무엇보다 에그와 치즈의 그 환상적인 조화와 더불어
짜지 않은 소스와 느끼하지 않은 적당한 두께의 패티가 어우러진 그 맛은…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들이 내어놓은 프리미엄 버거가 아무리 그럴듯하다해도
흉내낼 수 없는 대체불가능한 맛이 느껴진다.

유명쉐프들에게 요리의 비결이 뭐냐고 물으면 좋은 재료를 써서라는
너무나 교과서적이고 싱거운 대답에 아무런 감흥이 없어진지 오래이건만,
버거가 어떻게 이렇게 맛있냐는 나의 칭찬에 덧붙여주신
이 곳 예쁜 사장님의 건강한 재료만 쓴다는 그 자부심 가득한 설명은
왠지 처음 듣는 새로운 비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꽤 신선하고 진정성 있게 들렸다.

이곳의 버거맛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건지
갈때마다 바쁘셔서 인터뷰조차도 아직 제대로 해보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인터뷰할 짬은 도무지 낼 수 없을 만큼
주변의 줄서서 먹는 유명한 수제버거집 만큼이나 입소문이 났으면 좋겠다.

솔직히 정말 괜찮다 싶은 맛집을 만나면 나만 알았음 좋겠고,
더 이상은 소문안났음 좋겠다는 마음도 들기는 하는데…
이곳도 그런 마음이 앞서기는 하나
그래도 부디..제대로 입소문 나기를 바래본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생버거 만날 기회는 주어야 하니까 말이다.

확트인 바다전망은 아니지만
창가로 내다보면
소박하고 정겨운 강문의 모습과
멀리 보여도 존재감 확연한
푸르디 푸른 바다와
그리고 언제나 그 바다와 깔맞춤을 하고서는
그라데이션되어 조화를 이루는 하늘이
그림처럼 보이는 이 카페.

모던하거나 트랜디한 느낌은 없어도
이곳 강릉 바다만의 ..로컬의 느낌의 물씬 느껴지는
느낌있는 카페. 하버그릴.

이 무더운 여름…
강릉 바다에 놀러왔다면
화려하고 유명세 떨치고 있는 많고 많은 카페들 가운데
소박하나 보석같은 이곳을 부디 찾아내어,
인생버거와 함께
강릉 로컬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기를.

reillust

바다,커피,음악,꽃,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그림그리는 걸 많이 좋아합니다. illustrator/cartoonist

이 현정카페인 강릉#16 인생버거를 만날 수 있는 카페,’하버그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