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현의 재즈 브루잉 (2) – Porgy & Bess With Ella Fitzgerald & Louis Armstrong (Verve,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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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와 베스’(Porgy & Bess)는 정통 클래식에 재즈 기법을 접목시켜 새로운 경향의 곡들을 만들어 낸 미국의 작곡가 조지 거쉬인(George Gershwin, 1898~1937)이 ‘뒤보스 헤이워드’(DuBose Heyward)의 소설을 원작으로 1935년에 완성한 오페라 작품이다. 뮤지컬로도 불리는 경우가 있으나 거쉬인의 생전 의견에 따라 오페라 작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하다.

Songwriter George Gershwin (1898 – 1937) at a piano. (Photo by Evening Standard/Getty Images)

작품에는 시종 술과 마약, 그리고 사랑과 애욕이 뒤섞여 있고 시대적 배경이 된 1920~30년대의 흑인들이 겪었을 어두운 분위기가 드리워져 있다. 당시의 흑인에 대한 착취와 억압, 차별을 담아낸 작품답게 형사 한 명을 빼고는 등장인물 모두가 흑인이다. 덕분에 흑인들의 애환과 고통으로부터 시작한 재즈와 블루스, 흑인 영가 등이 작품 전반에 가득 채워져 있다.

이 오페라를 담은 음반은 클래식과 재즈의 두 장르에 걸쳐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지만 가장 즐겨 듣는 음반은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의 ‘Porgy & Bess With Ella Fitzgerald & Louis Armstrong’ (Verve, 1958)이다.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의 듀엣 음반들이 모두 그렇지만 이 음반이야말로 예술적으로든, 대중적으로든 절대 놓칠 수 없는 명반이다.

‘Summertime’은 작품의 제 1막이 시작되면서 어부 제이크의 아내 클라라가 아기를 재우며 부르는 아리아다. 엘라와 루이의 앨범에서는 첫 번째 트랙 Overture에 이은 두 번째 트랙이다. 재즈적인 영감이 가장 응축되어 있는 곡이다. 장르를 불문한 수많은 싱어들이 불러왔고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 어디에선가 흘러나오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재즈 문외한이더라도 들으면 곧바로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귀에 익은 곡이다. 모르긴 몰라도 여름이 지나가는 동안 가장 많이 듣는 재즈 스탠더드 중에 하나일 것이다.

트랙을 열면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사운드에 이어 루이 암스트롱의 힘이 넘치면서도 간결하게 끊어지는 트럼펫이 들린다. 곧이어 수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총총히 수놓듯 엘라 피츠제럴드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엘라 피츠제럴드가 한창 때인 나이 마흔 즈음에 불러 녹음한 노래이니 오죽 아름답겠는가. 루이 암스트롱의 걸걸한 목소리 또한 일품이다. 그와 함께 오케스트라 반주의 역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Summertime, and the livin’ is easy
Fish are jumpin’ and the cotton is high
Oh, your daddy’s rich and your ma is good lookin’So hush, little baby, don’t you cry
One of these mornings you’re gonna rise up singingThen you’ll spread your wings and you’ll take to the sky
But till that morning, there ain’t nothin’ can harm youWith daddy and mammy standin’ by

여름은 살기 좋은 계절이란다.
물고기는 뛰어놀고 목화는 익는단다.
아빠는 부자고 엄마는 멋쟁이란다.
그러니 울지 마라 아가야.

어느 날 아침 너는 일어나 노래하겠지
그리고는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에 오르는 그날 아침까지는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할 거야.
왜냐하면 아빠 엄마가 너를 지켜줄 테니까

가사의 내용은 고기를 잡으러 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가 아기를 잠재우며 부르는 자장가의 전형이다. 그러나 실은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나오는 곡으로 앞으로의 풍파에 대한 역설적인 암시가 들어있다. 물론 오페라 전체의 내용을 알고 듣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 재즈는 이성으로 듣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체화하듯 저절로 들리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Summertime은 곡명처럼 여름에 듣는 재즈곡이다. 종일 무더위로 헉헉대다 녹초가 되어 들어오는 한 여름 밤에 들어야 제 맛이다. 샤워를 마친 후 맥주라도 한 잔 마시며 들으면 더욱 좋고, 거기에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같이 들어 줄 연인이 곁에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당장 오늘 밤 실천해 보자.

 

 

성현 경경성현의 재즈 브루잉 (2) – Porgy & Bess With Ella Fitzgerald & Louis Armstrong (Verve,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