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강릉 #(번외편) 연어의 자취가 진한 여운으로 기억되는 곳, ‘양양 남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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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그립다.
이곳의 이상하리만치 고요한 침묵이…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느껴지던 갈대밭의 움직임이…
그리고 새파란 그곳의 하늘과
하늘보다 더 짙었던 남대천의 적막한 흐름이…
한 폭의 수채화같다는 뻔한 수사가 반사적으로 떠오르게 만드는
그 황홀하고 아름다웠던 풍경이…
참 그립다.

이 곳을 찾은 때가
오후 서너시 무렵이었는데
놀랍게도 그 훤한 대낮에
시야가 닿는 곳에 사람이라고는 나 혼자뿐이었다.
이 말로 표현 못할만큼 먹먹하게 아름다운 풍광을
내가 홀로 독차지 하게 될 줄이야…
정말 생각지도 못한, 벼락같은 선물이었다.

모든 것이 고요하고 다 멈춰버린 것만 같은 그곳에
생애 마지막 순간을 향해
기나긴 바다 여행을 마치고 강물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하는,
연어의 삶 가운데 가장 힘든 여정이
펼쳐지는 이곳 남대천은
그 모진 삶의 마지막 여정을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숙연했다.

아름다운 자연의 색깔들을 벗겨내면
그곳의 숲도, 갈대도, 강물도, 하늘도
다 상복을 입고 있을 것 같은, 엄숙함이 가득한 이곳은
여럿이 같이 시끌벅적 떠들며 찾아왔더라도
저절로 침묵하게 만들어버릴 것 같은 처연함이 느껴진다.

연어의 삶.
그 고독하고 치열한 삶의 무게가
전해지는 이 곳.
어쩐지 우리네 삶과 닮아있어서
괜히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고,
왠지모를 위안도 받게되는 이 곳.

문득 힘들다 싶을 때.
삶이 너무 분주하다 싶을 때.
정신없이 살다가…어..이건 아닌데…하는 회의가 찾아올 때…
아님 그냥 기분전환 하고 싶을 때…
한 번 찾아오길 권한다.

한 마디 말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마음 속 명징한 울림을 주는 이 곳의 자연이
생각지도 못한 위로와 깨달음을,
그리고 평안을 안겨줄지 모를 일이다.

reillust

바다,커피,음악,꽃,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그림그리는 걸 많이 좋아합니다. illustrator/cartoonist

이 현정카페인강릉 #(번외편) 연어의 자취가 진한 여운으로 기억되는 곳, ‘양양 남대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