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마음은 최소한 ‘우주’ -라이카는 말했다‘ 작가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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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작가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이민희 작가의 남편인 홍연식 작가의 ‘불편하고 행복하게’를 통해서였다.

‘불편하고 행복하게’는 아이들을 낳기 전 부부의 신혼일기다.

이 만화는 그저 그런 귀농 만화(?) 일 거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깬다.

이민희 작가를 말하는데 느닷없이 남편작가의 만화를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이전에 홍연식 작가의 만화리뷰를 썼기에 부인인 이민희 작가를 얘기하자면 이 만화에서 보이는 작가 자신인 듯한 남편 옆에서 부드럽게 그를 달래는 부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책에서 그녀는 동화공모전을 준비하는데 그 동화가 바로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라이카는 말했다’이기 때문이다

(합본개정판을 보면 부인의 눈물 어린 얼굴이 표지 한가득하다.이 책을 안읽어봤다면 강력 추천한다. 빈궁해질 때 사람이 얼마 나까지 처절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 )

‘라이카는 말했다’로 이민희 작가는 2006년 ‘한국 안데르센 상’ 미술 부문 대상을 받았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된 는 현대문명의 풍자로서 작가의 유니크한 감수성이 간결한 문장과 함께 쉽고 편하게 느껴지는 조형언어로 순화된 세계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현란할 정도로 기교를 과시하는 일러스트레이션이 많아지는 요즘의 세태에서, 어찌 보면 진부하고 서툰 듯한 조형 언어가 작가 특유의 함축된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완성도 높은 그림책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풍부하다기보다는 모자람이 없는 이 작품은 마치 ‘이 그림책을 감상하는 데 지장을 주는 요소가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라고 여유를 부리는 듯합니다.” -2006 한국안데르센상 심사평 중에서

서툴지만, 진심 어린 애정으로 바라본 라이카의 이야기를 심사위원들은 알아본 것이다. 그리고 그 진심은 지금까지 전해져 동화책을 잘 알지 못하는 나도 도서관에서 애들 손을 많이 타서 꼬깃꼬깃한 모습으로 종종 봤던 책이다.

라이카 라는 존재를 이민희 작가가 먼저 알아본 건 그녀가 천문우주학을 전공했던 덕일 수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대문명의 풍자니. 유니크니 라는 심사평에는 동의가 안간다.

물론, 그런 부분은 있다.

나란히 정렬된 각자의 이야기 방식이 독자의 시선을 잡고, 대비되는 이야기는 풍자적으로 느껴지지만, 나는 독자에게 각자의 감정과 입장이 얼마나 다른지 친절하고 영리하게 보여준 거라고 생각한다. 정렬방식의 이야기는 느닷없이 등장한 여백으로 먹먹한 마음을 만들게 한다.(직접 보시라고 사진은 첨부하지 않겠다)

그리고 이야기 전개는 빨라지고 세계사의 수업마냥 도표를 보여준다.

동화와는 상관없지만 나는 라이카는 고통스럽게 죽었을 거라고 TV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는 걸 봤다.

그러나 작가는 라이카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하고 지구의 대표로 만든다.

 

 

좋은 영화가 책이 그렇듯이 ‘라이카는 말했다’ 는 확실하지만 해석을 다양하게 풀 수 있는 열린 결말을 보여준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가 있었다. 과거 그의 존재덕에 현재 우리가 있음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는 ‘지구대표’라고 말한다. 라이카의 현재를 우리는 모른다. 죽었다고 짐작했을 뿐이다. 미지의 세계는 지구 밖 어디엔가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작품 ‘별이 되고 싶다’ 나 ‘아슬아슬 여치가 걸어갑니다’ 같은 미처 못 봤던 것들 과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를 작가는 친절하고 지루하지 않으며 따뜻하게 안내해준다.

남편의 절망을 옆에서 지켜보며(불편하고 행복하게) 만들었을 ‘라이카는 말했다’ 의 이야기는 저 멀리 우주 어딘가에서 우리를 바라보며 ‘라이카’가 비참하게 사라지지 않았다고  작가는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녀의 시선은 늘 우리보다 더 웅장하고 거대한 우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넓은 우주에서 풀 속의 작은 벌레까지 바라보는 그녀의 세심함과 따뜻한 시선이 독자로서 감사하다.

 

aron73

열심히 걷는걸 좋아합니다. 부천지역신문 콩나물서 "부천댁"을 연재하며 시국부터 사소한 것 일상의 기쁨을 기록하려 합니다. aron73@cartoonfellow.org

박 현숙그녀의 마음은 최소한 ‘우주’ -라이카는 말했다‘ 작가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