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고 싶은 곳, 내가 본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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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겹고 버거울수록 우리는 가끔 멈춰야 한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더욱 그래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바쁘게 살다 보면 쌓인 스트레스를 나름대로 해소를 하지만, 정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 채 대부분 우리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누구나 지루하고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여, 보다 새롭고 흥미로운 세상으로 나아가 관광하고 여행하기를 희망한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끝에선 자신을 만난다. 대개 개인적인 시간과 휴식을 갖기 위해 우리는 항상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이를 실행하기란 정말 어렵다. 경제적인 이유를 제하더라도, 개인적인 급한 일들이나 아이들 혹은 집안의 행사가 항상 발을 묶는다. 어디를 가려고 하면 거짓말처럼 일이 생기는 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자유로운 사람도 많은 세상이라지만 막상 마음을 먹고 어디를 가는 것은 어렵고 힘이 드는건 사실이다.

지난 봄, 처음으로 친구랑 단둘이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것 저것 따지다 보면 갈 수 없다며 친구가 그냥 내 것까지 예약을 하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해버린 것이었다. 예약한 이후로부터 당연히 이런 저런 사정들이 생기기 시작했으나 취소를 할 수 없어서 이번에야말로 마음을 굳게 먹고 떠나기로 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진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지친 요즘 사람들은, 가끔씩 아날로그에 기대고 싶은 욕구를 가지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경향이 엿보인다. 그런데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를 고수하는 나라가 있다. 르네상스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예술의 나라이자 내게 있어서도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 3월의 어느 봄날, 우리는 그렇게 이탈리아로 떠났다.

일교차가 심한 지역이라 조석으로 매우 쌀쌀했다. 지형의 특성상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은 곳. 그렇게 도착한 이탈리아의 첫 인상은 흡사 강원도를 연상케 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과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이 가득한 높고 푸른 하늘. 미세먼지와 함께 살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맑고 아름다운 나라였다. 열흘 있는 동안 과장 없이 내 목소리가 꾀꼬리마냥 맑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르비에토 대성당

피렌체– 천재적 예술가들의 걸작이 모여 있는 도시 피렌체. 두오모 성당과 마르지 않는 눈물이 있었다는 단테의 생가를 비롯한 오래된 건물의 웅장함이 도시에 가득 뿜어져 나왔다.

단테의 생가와 마르지 않는 눈물

베니스 (베네치아)– 헤르만 헤세를 비롯한 여러 작가들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라고 찬미한 베네치아. 물고기 모양의 240개 섬이 있는데 그 중 6개만 자연섬이고 나머지는 인공섬이다. 두칼레 궁전과 성 마르코 성당, 그리고 성 마르코 광장이 아름답게 도시에 펼쳐져있다. 이러한 절경을 곤돌라와 수상 택시를 타면서 만끽하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곤돌라 위에 있는 뱃사공의 노랫말을 들으며 이태리 남자들과 도시들의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

베로나-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전원 도시로서 우리나라 명동이랑 비슷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뛰놀던 아레베 광장과 에르나 원형극장 그리고 줄리엣의 본가를 둘러보면서 머릿속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다시금 펼쳐졌다. 수많은 관광객들 또한 그런 나의 선택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이 곳에서 먹은 젤라토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줄리엣의 본가(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던 발코니)

친퀘테레– 다섯 개의 마을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드리 해를 바라볼 수 있는 절벽으로 이뤄진 마을로 관광객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가기 전에는 많은 기대를 했던 장소였지만, 막상 구경을 마친 후에는 우리나라 거제나 통영이 더욱 아름답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이탈리아에 있다는 점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더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던건 아닐까?

피사-두오모 성당과 피사의 사탑이 있는 곳이다. 두오모 성당은 어떤 특별한 성당이 아니라 마을에 있는 성당 중 제일 오래된 성당을 두오모 성당이라고 일컫는다고 한다. 즉, 피렌체, 밀라노, 피사와 같은 다른 도시에도 서로 다른 두오모 성당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말로만 듣고 간접적으로만 체험해오던 기울어진 사탑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넓은 잔디밭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최선을 다하며 진정으로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폼페이– 화산 폭발로 인해 2천년 전 로마인의 유적지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터를 보고 그 당시 그들의 창의성과 위대함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간 하얀 건물의 예쁜 레스토랑에서의 기분 좋은 추억이 생겼다.  스무명이 넘는 사람들중에 레스토랑 직원이 내게 한 말 “ 벨라 벨라 차우 벨라!( bella bella Ciao bella)”  부끄러웠지만 기분이 좋았다.

나폴리-‘죽기 전에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 란 말이 있는 나폴리. 카루소의 고향이기도 하다. 괴테가 ‘이탈리아 기행’ 이라는 책에서 극찬한 곳이기도 하다. 산타 루치아라는 이름의 해안 거리를 가진 항구 도시 나폴리는 정말 맑고 푸른 아름다운 도시였다.

소렌토-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곳으로 레몬이 유명한 곳이다. 티레니아 해를 바라보며 왜 카루소가 소렌토에서 본 나폴리가 가장 아름답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그의 별장도 소렌토에 있었다.

카프리 섬-로마 첫 번째 황제의 별장이 있던 곳이다. 황제의 별장인 만큼 얼마나 정돈이 잘 되어 있던지 아름답고 경치가 좋은 넓은 정원이었다. 지금도 가끔 이 정원을 거니는 꿈을 꾼다.

바티칸 시국-세계에서 가장 작은 도시국가(시국)인 바티칸은 제국의 영광이 담긴 로마 시대의 흔적이 가득하다. 성 베드로 성당과 바티칸 박물관,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천지 창조가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들이 있다. 괴테가 말한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보지 않은 사람은 인간의 한계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는 말이 새삼 실감되는 시간이었다. 위대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보며 그는 분명 인간의 형상을 한 신이라는 경이로움이 들었다.

오드리 햅번으로 인하여 유명해진 스페인 광장과 트레비 분수 역시 관광객으로 붐볐다. 로마는 7개의 언덕으로 만들어졌다는데 그 중 귀족이 살던 팔라티노 언덕에 올라 로마 제국의 옛 영광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이 시대의 발달된 과학이 미치지 못할 정도의 훌륭함은 로마인의 자부심 그 자체였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때 우린 행복하다고 한다. 열흘의 강행군이었지만 르네상스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나라, 이탈리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이러한 절경들을 직접 걸으며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잊을수 없는 에스프레소의 맛~

여행은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많은 생각들을 안고 맞이한 순간 순간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또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여행은 참 좋다.

 

정 정숙

각자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다 다른 세상에서 설렘과 기쁨을 안고 새로움을 찾아 떠나는 나만의 길..감미로운 음악, 따뜻한 커피, 그리고 아름다운 책이 있을 그 곳을 향해서..

정 정숙머무르고 싶은 곳, 내가 본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