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강릉#6 블랙,그린,메탈의 조화로움 그리고 캔커피가 있는 곳, ‘어웨이크 크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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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을 깨우라니…
직역하니 어째 뜻은 더 모호해지는 듯 하다.
의역을 해보려해도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뜻으로 지은건지
진심 궁금했던 카페, 어웨이크 크랙.

이름도 그렇고 카페 외관이나 인테리어도 그렇고
서울 삼청동 예쁜 브런치 카페들 틈바구니에 있어도 조금도 주눅들지 않을만큼
아이덴티티가 매우 확실한 이 카페.
요즘 대세라는 니트로 커피를 강릉에서 가장 먼저 들여온 곳이고,
무엇보다 이 카페의 가장 특징적인 캔에다 커피를 담아주는 아이템은
우리나라 전체 카페시장으로 봐도 선봉 격으로 들여온 이 카페.
이런 카페가 강릉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뿌듯해지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예전에 검색만을 믿고 간 카페에서 한번의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선뜻 내키지 않았으나
내가 가본 카페만을 대상으로 작업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서
검색해서 리스트업해둔 곳 중 정말 궁금했던 곳 중에 하나인 이곳을
조심스레 타깃으로 정했다.

교동 택지에 위치해 있음에도
관광객들도 꽤 많이 찾아온다는
이곳을 포스팅한 블로그마다 칭찬 일색인…
심지어 이 카페 오려고 강릉으로 여행온다는
누가 보면 알바썼나 싶을정도의 팬심 가득한 글들을 한참을 읽고 갔었다.

블로그 맛집 소개를 백퍼센트 믿을 만큼 나이브하진 않지만
그래도 한 번 백프로 믿어보고 싶을 만큼
진심이 묻어난 소개글들을 읽고나서였는데,
그래도 실망하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크게 기대하지 않은 채 갔었다.
그런데 결론은 나도 아마 지금 팬심 가득한 글 한 편 쓰게 될 듯하다.

트렌디한 카페 어웨이크 크랙.

교동택지의 번화한,복잡한 느낌의 다른 블록들과는 좀 달리
이곳은 사뭇 공기마저도 다르게 느껴질만큼 조용하고 한적한 블록에 위치해있다.
그리고, 같은 블록에 다른 예쁜 카페들도 몇 개 같이 있다보니
이 블록 자체에 동반 이미지 상승효과까지 있어서
이곳은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고
왠지모를 고급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누가봐도 카페 건물이 이 카페를 위해 지어진 것처럼 보일만큼
건물자체가 카페 이미지가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이런 질문은 거의 잘 하지 않는 편인데.
혹시 건물이 본인 소유시냐고까지 물어봤었다.
비록 사장님 건물은 아니었지만,
어쩜 이렇게 맞춤옷처럼 딱 맞게 카페 장소를 찾으셨는지..
사장님의 그 안목이나 감각이 꽤 훌륭하다 싶고,
발품팔아 오랜시간 카페에 걸맞는 최적의 장소를 물색했을 그 노고도 느껴진다.
어쨌든 그 노고는 헛되지 않았다.
최적의 장소에다 최적의 건물이니까.

건물 외벽에
어웨이크 크랙이라고 감각적으로 써놓은 네온사인 간판외에
작게… 마치, 문패라도 되는 것처럼
꽃집,커피집 이라고 한글 궁서체 세로쓰기로 정직하게 써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어지간하면 영어로 도배되기 십상인게 카페 간판인지라,
정직한 글씨체의 그 작은 한글 문패가 난 꽤나 맘에 들었다.
참 감각있어 보였다.

문패에서 보여지듯,
이 카페는 샵인샵처럼 카페안에 공간을 나누어서 한쪽은 꽃집으로 사용하고 있다.
꽃집 사장님은 마침 유럽출장중이시라 만나보진못했지만,
말이 꽃집이지 꽃집이라기 보다는 꽃으로 아트를 하고 계신 듯했다.
천장에 매달아 놓은 감각있는 드라이플라워들의 면면을 봐도 그렇고
여기저기 카페 내부에 내추럴한 감성의 식물들과 화분들만 봐도
보통 감각은 아닌 듯했다.

특히 눈에 띈 건 초록초록한 싱그러운 화분들도 참 좋지만
살짝 톤다운된 식물들만 의도적으로 골라서 배치해놓은 듯한
카페 한 쪽 선반에 놓여진 넝쿨 식물들이었는데,
너무 세련되고 감각있어 보여 카페에 앉아있는 내내 그곳에 시선에 머문다.

그리고 그 식물들과 잘 어울릴것 같지 않은데 너무나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블랙과 메탈의 카페 인테리어.
전반적으로 극도로 깔끔하고 미니멀한 느낌인데
꽤나 감각있는 이곳의 인테리어는
사장님이 직접 다 구상하신 것이라고.
커피를 주문하려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갈 수밖에 없는 한쪽 벽면에 설치된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의 블랙 선반들.
그리고 그 위에 줄세워놓은 캔들이
이 카페의 아이덴티티를 잘 말해주고 있다.

블랙과 메탈로된 모노톤의 카페 내부와는 반전으로
화장실은 핑크핑크한데,
이곳은 구상만 한게 아니라 손수 힘들게 페인트칠 하신거라 말씀하시는데
구석구석 직접 손길하나 눈길하나 가지 않은 곳 없는 듯한
사장님의 카페에 대한
애정과 뿌듯함이 물씬 느껴진다.

카페에 놓여진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는 의자 하나도 자세히 보면
디테일이 남다르고,
무심한 듯 한쪽에 쌓아놓은 여분의 의자들,방석들마저도 엣지있다.

그리고 이런 모던한 인테리어가 주는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리는 카페의 이름
어웨이크 크랙.
가장 궁금했던 이 이름의 뜻은…
원래 포남동에 크랙 이라는 카페를 운영하시다
이곳으로 옮기시면서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는데,
크랙 2호점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심해보여서
어웨이크를 붙여 어웨이크 크랙이라 지었다고 하신다.
크랙에서 깨어난 또다른 곳. 그 정도로 이해해면 되려나.
어쨌든 본점 크랙은 현재 재오픈을 위해 공사중이고
어웨이크 크랙은 본점 크랙의 2호점으로 이곳에 자리하게 된 것이었는데,
그렇게 네이밍한 사장님의 내공이 정말 예사롭지가 않은 듯 하다.
어느 누가 2호점이라든가 크랙 택지점 대신 어웨이크를 붙일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직접 대면해서 인터뷰했더라면 사장님의 이런 남다른 면면을 좀 더 자세히 알 수도 있었으리라 싶지만
마침 외근중이시라 전화상으로 인터뷰하게 되어 살짝 아쉬움이 느껴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장님께서 가장 자신있게 말씀해주신 부분은
전화상으로도 그 프라이드가 너무나 잘 전달됬었는데,
다름아니라 이 카페의 커피 추출하는 클라쓰 만큼은 어디다 내놔도 밀리지 않을 만큼 최고 수준이라고 하신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이곳의 니트로 커피를 마셔볼까 캔에 담아주는 커피를 마셔볼까 하다
아이스 라떼를 캔으로 주문했었는데 잘했다 싶다.
우유와 만나도 진한 커피맛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걸 보니
커피 추출은 정말 제대로인듯 싶었다.
원래도 퀄리티있는 커피가
시각적으로도 재미난 캔에 담겨나오니 더 특별해진다.
알루미늄 캔이 가진 빠른 열전도율로 인해서
아이스로 주문하면 얼음을 조금만 사용해도 금방 시원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몇 캔 사다가 쟁여놓고 싶을 만큼 라떼가 맛있었는데
아무리 캔에 담은 거라 해도 다른 성분이 들어가지 않아서
테이크아웃하더라도 이틀안에 먹어야한다고.

고마운 마음 부담없이 나누고 싶을 때 한 캔 사가서 선물해가면
참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라떼를 먹어보니 다른 음료들 맛도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한 번 와봤지만 이미 이곳에 팬이 되어버려서
이미 객관성과는 살짝 비켜가있긴한데,
다른 음료들도 아마 분명 기대이상의 맛일 듯하다.

너무 재밌는 책이거나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을 사면
일부러 한번에 다 읽지 않고 아껴서 읽어나가는 것처럼…
난 이 카페도
한번에 다 섭렵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알아가고 싶을 만큼
이곳이 참 맘에 든다.
참 좋아졌다.

이 카페에 오기위해 강릉에 여행온다는 어떤 이들의 말,
막상 와보니 과장된 허언만은 아닌듯 싶다.

언제든 맘만 먹으면 십분안에 올 수 있는
강릉 사람이라는 사실이
진심 특권처럼 여겨질 만큼
이 카페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내심 뿌듯해진다.

강릉사람이라면 프라이드를
타도시에서 왔다면 부러움을 느끼게 될 이곳.
정말 그러한지 꼭 한번 와서 테스트해보시길.

reillust

바다,커피,음악,꽃,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그림그리는 걸 많이 좋아합니다. illustrator/cartoonist

이 현정카페인 강릉#6 블랙,그린,메탈의 조화로움 그리고 캔커피가 있는 곳, ‘어웨이크 크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