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ime- 먹는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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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본다. 고로라는 직장인이 출장을 다니면서 동네 식당을 다니며 혼식하는 이야기다. 만화원작인데 시즌 7까지 나왔고 최근 편엔 한국에서도 촬영을 했다는 게 화제가 될 만큼 인기가 많은 드라마다.

왠지 그는 휴가조차 갈 시간이 없을 만큼 바빠 보이기도 하지만, 늘 식사를 챙기는 모습을 보자면 또 그렇게 한가할 수 없다.

그는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혹은 풀 수 없는 상황이 생길 때,

위의 사진과 같은 상황이 된다.

시즌이 거듭할수록 그는 느긋하게 식당을 우선 찾는 모양인데 초창기 시즌에는 회사일 하다가 급속도로 피로감을 느끼거나 바빠질 때 숨을 쉴 곳을 찾듯이 식당을 허둥지둥 찾는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데 이렇게 일본 드라마를  얘기하냐고?

나도 위의 일본드라마처럼 어떤 상황에서 급속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식으로 구원을 얻기 때문이다. 일종의 break 가 된다. (영어로 ‘잠깐 쉼’은 break 고 ‘푹 쉬는’ 걸 rest 라고 한다)

흔히들 ‘쉼’이라고 하면 여행을 생각한다.

하지만 2012년의 나에게 쉼은 ‘치킨’ 이었다. 그것도 교* 의 레드 오리지날이다.

친정엄마의 장기입원 덕분에 나는 친정엄마가 운영하시는 슈퍼를 아침부터 저녁 늦은 밤까지 잠깐 2시간을 빼고는 가게를 봐야 할 때가 있었다.

결혼식 때도 문을 열었던 연중무휴 대단한 가게였다. 외출은커녕, 감옥이 따로 없었다.

그 당시 나의 휴식은 가게 문을 닫고 주문한 치킨을 받아 잠들기 전에 이 매운맛을 음미하며 잠시 TV의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이었다.

쉬는 시간이 절대 부족인 나라에서 그나마 사람들이 쉼을 얻는 상황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10킬로의 살이 더덕더덕 훈장처럼 붙었다. 하지만 그 치킨 덕에 내 정신건강의 살도 마르지 않고 통통하니 온전했던 거라고 믿는다.

21세기의 한국은 너무 바쁘다. 잠깐 유행에 반짝할 거라는 음식 예능프로는 음식을 만드는 것에서 점점 그냥 음식을 먹는 거로 진화하는 듯하다. 이미 유튜브에선 먹방이 유행이었다. 그저 음식을 맛있게 혹은 지나치게 많이 먹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푼다.

백종원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최근엔 그냥 세계 도시의 거리에서 맛집에 들어가 식사를 한다

 

TV에서 누군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그곳까진 가지 못 하더라도 음식만큼은 어디선가 찾아서 먹을 수 있다. 가까운 지방여행을 떠나는 것도 힘든 사람들에게 그나마의 쉼은 ‘음식’ 이 아닐까 싶다.

나의 레드오리지날이 나에게 잠깐의 휴식을 줬듯이 말이다.

 

 

aron73

열심히 걷는걸 좋아합니다. 부천지역신문 콩나물서 "부천댁"을 연재하며 시국부터 사소한 것 일상의 기쁨을 기록하려 합니다. aron73@cartoonfellow.org

박 현숙break time- 먹는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