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희의 작가산책 – 소설가 이호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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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다 잠시 햇빛에게 자리를 양보한 6월 마지막 목요일. 그는 “아줌마 들이라 … 반갑습니다.” 하며 이웃집 할배 마냥 소탈하게 웃었습니다.
고향이 함경남도 원산이어서 그런지 유달리 통일에 대해 관심과 애착이 많다는 그는 누구에게나 통일이라는 말은 무겁고 딱딱한 제목이라며 통일보다는 한솥밥 한 살림이라 부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통일’ 하면 눈 부릅뜨고 목에 힘주어 독립을 외치던 왜정 때의 독립운동가 냄새가 나고, 친북성 개념과 반(半) 빨갱이 성향과 80년대 운동권들이 부르짖던 통일권 주사파까지 연상된답니다.
한마디로 단어 자체에 때가 묻었답니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류 되는 등.
재야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며 많은 옥고를 치렀답니다. 그런 그가 북한과 공산권 국가들을 다녀본 결과 남녘사람, 북녘사람이라는 이념을 떠나 인간주의 본연으로 돌아가 한솥밥 먹는 식구가 바로 통일이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1955년 소설가 황순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문예지 ‘문학예술’로 등단한 그는 분단과 이산의 슬픔을 글로 달래며 ‘서울은 만원이다’ ‘남풍 북풍’ ‘밥과 희망과 우리들의 공동체’ ‘남녘사람 북녘사람’ 과 같은 이념이나 체제가 아닌 바로 ‘사람됨’ 에 대한 많은 소설집을 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일주일이면 돌아가리라 생각하고 단신으로 월남했던 19살 청년은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2016년 9월18일 대한민국 땅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2006년 목요문학나들이에서 본 그는 정말 마음이 따뜻한 ‘문호 아바이’(북측에서 친근하게 부르던 이름)였습니다.

hanregina

겉모습과 달리 빈틈 많고 털털한 사람. 17년째 수필을 공부하면서 수필집 '가시연 빅토리아' 겨우 한권 냈다. 10년동안 부천시청 복사골기자로 활동하다가 이제 시민 만화기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내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카툰으로 표현하고 싶어 '열공' 중이다. hanregina@cartoonfellow.org

한 성희한성희의 작가산책 – 소설가 이호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