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부터 내 몸 구하기 마지막화-Now and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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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에 순이 올라온다. 경칩도 지났고 기온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봄비 마저도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다.

매년 초겨울이 되면 ‘겨울이 오면 봄이 어찌 머랴’라는 시인 셸리의 시 구절을 떠올리며 봄을 기다렸었다.

불어오는 따스해진 바람과 햇살, 여기저기 피어오르는 꽃망울이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생기를 주는 그 느낌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벚꽃 핀 경회루 모습. 날씨가 맑은 날의 아름다움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랬던 봄이었건만, 지금은 뿌연 하늘과 메케한 공기가 추가 연관 검색어로 내 기억회로속 정보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여름 몇달(심지어 한 여름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는 일이 종종 있다.)을 제외하고는 가을부터 봄까지 미세먼지가 자주 하늘을 뒤덮는다.

2017년 연말과 2018년 연초의 겨울도 추운날의 맑은 공기와 한결 따뜻한 날의 미세먼지가 번갈아 한국을 찾아왔다.

작년 초 미세먼지 기획기사를 시작하고 1년 3개월여가 지난 지금.. 안타깝게도 변한 것은 그다지 없는 듯 하다. 앞으로도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1년여가 지난 지금, 미세먼지에 관한 나의 마지막 리포트를 시작한다. 지난해 올렸던 기사 링크는 아래와 같다. 마무리 기사가 1년여가 걸린 점에 대해서는 미리 양해를 구한다. 

미세먼지로부터 내 몸 구하기 제 1화

미세먼지로부터 내 몸 구하기 제2화

미세먼지로부터 내 몸 구하기 제3화 실내 공기질부터 알아봅시다.

미세먼지로부터 내 몸 구하기 제4화 카드보드 아트컬리지 아워 플래닛 공기청정기 리뷰

미세먼지로부터 내 몸 구하기 제5화

미세먼지로부터 내 몸 구하기 제6화


마무리를 위해 지난 2,3여년 간에 걸쳐 여러가지로 사용해 보고 시도한 기기들에 대한 총평도 함께 올려 본다.

제일 먼저, 나에게 기대감을 주었던 공기질 측정기 어웨어(AWAIR).

결론적으로 넌 내게 빅 실망이었어!

 

어웨어, 넌 나에게 모욕감을..아니 실망감을 줬어..

 

 

요 제법 비싼 센서는 지난해 초, 미세먼지 측정 센서에 문제가 생겼다. 작년 초부터 봄까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기는 했다.

1년의 품질보증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제품을 회사로 보냈다. 먼지가 센서에 너무 많이 끼어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었다는 것과 새제품으로 교환해 준다는 답변을 받았다. 에어스프레이로 종종 먼지를 제거해 주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과 함께.

새로 도착한 제품을 다시 사용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새 제품이 측정하는 미세먼지 수치가 30 미만으로는 여간해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설날 연휴 인터넷을 강타한 결벽증 새며느리에서 자주 나오는 말처럼 우리집은 너무 ‘드러븐가’ 보다. 

무튼, 우연히 알게된 2016년 12월 13일자 환경부 보도자료에서 발표한 공기질 측정기 및 공기청정기에 관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조사 결과에서 17개 조사 대상 제품이 모두 정확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 공기청정기 제작사들 뿐만 아니라 어웨어도 포함된 시험이었다. 솔직히 놀랍지는 않았다. 수천만원대 이상의 비싼 미세먼지 측정기가 아니면 측정 수치의 신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알고 있었으니.

그럼에도 구매 후 2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다시 평가를 내린다면 별 다섯개 중 세 개 반이다. 여러가지 문제를 차지하더라도 공기질 측정기를 사용하여 대략적인 수치를 가늠할 수 있고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점, 실내 이산화탄소치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아직은 사용할 동기를 부여한다. 이 제품은 공기청정기 옆에 놓아두고 사용중이다.  

 

두번째로, 에어플래닛에서 나온 카드보드 공기청정기 역시 나름의 역할을 했지만 지나치게 많은 먼지를 감당할 수 없었다. 사이즈에 어울리지 않는 비싼 필터값도 문제였다. 역시 모터 소리를 견디지 못한 모친의 거부에 사용을 중지했다. 다행히 그다지 아쉽지 않았다. 간단하게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교육용에 중점을 둘 만은 하다. 

 

세번째로, 국내 스타트업 제품 에어톡스(AIRTOX)도 작은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큰 모터소리가 문제였고 여름에는 비록 작은 용량이라해도 물 사용방식이어서 습도를 올리는 문제가 생겨 가을까지 사용을 중단했다. 결정적으로 제품 제작자가 미세먼지를 거르는 기능을 추가했다며 두번째 제품을 내놓았다. 이 첫 제품은 미세먼지를 걸러주지 못했던 거다. (이런!)

 

마지막으로, 에어써큘레이터에 자동차 에어컨 필터를 부착시켜 사용했던 자작 공기청정기가 그중 눈에 띄게 가장 많이 먼지를 걸러냈다. 다만, 이것 역시 미학적으로 매우 거슬린다는 부모님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조용히 베란다로 퇴장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서 아직껏 제 할일은 하고 있다. 필터값과 전기료를 생각할 때 앞선 제품들과 달리 유지비가 제일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볼품없는 외관이 거슬리지 않는다면 강추다.

 

내가 시도한 다양한 방법은 돈 안들이고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예상 가능한 결론을 남겼다.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지난 여름에 샤오미 공기청정기 미에어2를 두 대 구입했다. 부모님은 마침내 만족하셨다. 공기청정기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관 역시 꽤 중요했었나 보다. 미세먼지 측정 센서가 부정확한 것은 상관없다. 어차피 24/7, 365일 돌릴테니까. 한여름조차도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금, 공기청정기 여러 대를 하루종일 지속해서 돌리는 것은 이제 must가 되었기 때문이다.

 

헌데,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과에 대처하는 상황이 답답하기는 하다. 이렇게 말하지만 사람은(나 포함) 고집이 세고 편안한 것을 좋아하며, 내주머니의 돈이 나가는 해결책에는 즉각 저항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것도 잘 안다. 

다만, 이런 상황이 중국 탓인데 할말 못하는 정부라고 불만 많은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우리 모두는 생활에서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미세먼지를 만들어 낸다. 중국으로부터의 직접적인 피해는 매우 답답한 상황이지만 우리가 만들어내는 미세먼지도 절대적 정도의 차이일 뿐 지구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에 들어있는 철과 질소가 태평양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의 광합성 반응을 촉진하고 그에 따라 바다물 속 용존산소량을 줄여 결과적으로 바닷속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1인당 화석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한다면 우리가 제일 먼저 손가락질 해야 할 대상은 미국과 서구를 포함한 선진국 국민들일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찬 알바트로스의 사체. 플라스틱은 쓰레기 뿐만 아니라 제조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과 미세먼지도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공기중의 이산화탄소와, 대기로 발산된 미세먼지속의 철, 질소가 바다에 침투하여 순환하는 기제. 미세먼지는 육지의 공기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출처: 위키피디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며 가까운 거리는 걷는 것과 물과 전기를 아껴 쓰는 것과 같은 당연한 일들이 우리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필요없는 물건은 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과 아시아의 나라들이 저렴한 제품의 생산기지가 되어 전 세계로 팔려나갈 물건이 만들어지는 만큼, 어느 곳으로 어떤 피해가 가는지 우리가 지금 체험하고 있다. 해결이 간단치 않은 이유다. 그렇다고 그냥 포기해야할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bearlady

만화와 IT 소식 읽기를 즐기고 글쓰기와 피겨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라 라 랜드 거주자. 만화저널 세상을 봐에 제2의 둥지를 틀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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