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의 봄을 바라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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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이렇게 춥고 긴 겨울은 내겐 처음이었던 것 같다.
기나긴 겨울을 지나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봄을 소재로 한 명화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속 봄을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

빈센트 반 고흐가 파리를 떠나 프랑스 남쪽의 작은 도시 아를르에 도착했던 1888년 2월도 60센티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눈이 내렸고 28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이었다고 한다.

반 고흐의 아를르 시기는 그의 생애에서 작업활동이 가장 왕성했고 그의 주요 걸작들이 많이 탄생했다. 1년 남짓한 아를르 체류기간동안 무려 187점의 유화작품을 그렸다니!

이 시기 탄생한 여러 걸작 중 인물화와 정물화가 아닌 시린 겨울을 이겨내고 꽃망울을 틔워내는 봄의 과수원을 담은 풍경화 연작에 주목해본다.

 

[1888년 3월 30일]

야외 과수원에서 20호 캔버스에 작업을 했어. 찬란한 푸른빛과 흰색 하늘을 배경으로 갈대로 만든 울타리와 분홍색 복숭아나무 두 그루가 있는 연자줏빛 경작지야. 내가 그린 최고의 풍경화가 아닌가 싶다. 

 

사실 아를르의 시기는 불안과 외로움, 실의과 패닉 상태가 절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88년 4월, 고흐는 아를르 근처의 꽃이 활짝 핀 과수원을 그리는데 열정을 다하였다고 한다.

<꽃 핀 복숭아 나무 Peach tree in blossom>은 그가 아를르에서 그린 첫번째 연작이었다.

 

Peach tree in blossom 1888. 3 캔버스에 유화 Van Gogh Museum, Amsterdam

 

    Small pear tree in blossom 1888. 3 캔버스에 유화 Van Gogh Museum, Amsterdam

 

   The pink orchard 1888. 3 캔버스에 유화 Van Gogh Museum, Amsterdam

 

     The white orchard 1888. 4 캔버스에 유화 Van Gogh Museum, Amsterdam

 

 

   The Pink Peach Tree   1888. 캔버스에 유화Van Gogh Museum, Amsterdam

 

[1888년 4월 9일]
늘 그렇듯 현장에서 작업하는 동안 난 데생에서 본질을 포착하려하네. 그 다음 빈 공간에 윤곽선들을 그려넣지. 분명한 부분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어느경우라도 마음에 와 닿았던 것들이야. 이것들 역시 단조로운 색채로 채워나간다네. 흙에 해당하는 것은 모두 동일한 보랏빛이고, 하늘은 모두 푸른색을 띠는거야. 초목은 청록색 혹은 황록색이지. 이 경우 노랑이나 푸른 색조들이 의도적으로 강조되네. 

 

솔직히 고흐 작품이라면 떠오르는 그만의 강렬한 색체감이 드러나는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담아낸 과수원의 풍경에서 봄이 주는 희망과 용기 그리고 결실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한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얼어붙었던 대지를 녹이고 과일나무의 잎새와 탐스런 열매를 맺을 꽃을 풍성하게 피워낸다.
자신의 우울함과 내면의 고통을 딛고 그린 고흐의 봄은 그의 캔버스 안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웠고 우리들이 맞이 할 봄으로 다가왔다.

고흐의 시선이 머물었던 그곳을 함께 바라본다.

파란 하늘과 초록빛 대지, 핑크빛 하얀 꽃잎 그리고 싱그러운 봄바람…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갖게하는 그런 봄이 왔다.

BDQueen

닉네임은 만화여왕이라고 지어놓고 만화꽝인 사람입니다. 공간에 펼쳐지는 만화보기를 좋아해 전시 큐레이션을 주 업으로 삼고있고 요즘은 공간과 사람 안에서 만화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cartoonpia@cartoonfello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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