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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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 섬진강을 따라가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중략-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 시 ‘섬진강 1’ 중에서-

2002년 2월 ‘섬진강’ 의 김용택 시인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밤잠도 설쳤습니다.
그는 섬진강 하류인 전북 임실군 진메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책이 귀하던 시절이었지만 소설책, 만화책을 좋아했고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읽고 문학에 첫 관심을 가졌다고 했습니다.

그의 시 대부분은 섬진강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는 ‘나의 글은 거기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고 끝이 날 것을 믿으며 내 시는 이 작은 마을에 있는 한 그루 나무이기를 원한다.” 고 말 할 정도로 섬진강에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시의 모태는 어머니였습니다.

뜨거운 물을 마당에 흘려보낼 때 땅강아지며 지렁이 눈에 뜨거운 물이 닿을까봐 땅 속을 들여다보며 “눈감아라 눈감아라” 하시던 어머니의 생명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그는 그대로 물려받아 시에 고스란히 녹여 넣었습니다.
그는 작고 하찮은 것을 보고도 감동 받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감동이라는 더듬이가 때로는 귀찮을 때도 있지만 감동 없는 글은 느낌이 덜하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섬진강의 작은 물고기까지도 감동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고운 심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coreacartoonist

이코노텍스트에 무지 관심이 많습니다.

이 원영시인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