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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배 시인의 월하고음(月下孤吟) – 통곡의 미루나무

통곡의 미루나무

                            소평 김문배

 

서울시 서대문구 현저동 101번지 뒷마당에

통곡의 나무가 있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다시는 고개를 들고 싶지않은 발걸음 앞에

한 그루 미루나무가 우뚝 서있다

불의에는 저항하고

하늘의 뜻엔 순종하고 살았는데

인간이 인간에게 죄값으로

목숨을 빼앗을 수 있을까

나는 이를 악물고 의연한데

미루나무가 먼저

온 몸을 떨고 통곡을 한다

담장 너머 동네가 그워

키만 자랐는가

수많은 원한의 시선들이 박혀

몸매가 그렇게 거칠어 졌는가

새가 울지 않은 나무

꽃이 피지 않은 나무

통곡의 미루나무

art by 조관제 <야호>

* 월하고음(月下孤吟)은 달빛 아래 홀로 읊음을 뜻합니다. 월하고음은 시문학파 김현구 시인의 유작중 한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김문배김문배 시인의 월하고음(月下孤吟) – 통곡의 미루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