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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배 시인의 월하고음(月下孤吟) – 종착역

종착역

                            소평 김문배

 

창동행 막차가

지친 삶의 잔해를 싣고

무거운 바퀴를

천천히 구르기 시작합니다

지금 막

동대문역을 떠났습니다

동묘앞 신설동 제기동 청량리

어제도 지나갔던 회기역이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 갑니다

종착역에는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리다 지친 자판기와

홀로 앉아 있는 벤치

출구와 입구가 함께 열려 있는

고달픈 침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간이 시간을 흘러보내면

내일 아침은

첫 손님을 기다리는

시발역이 됩니다

art by 조관제 <무제>

* 월하고음(月下孤吟)은 달빛 아래 홀로 읊음을 뜻합니다. 월하고음은 시문학파 김현구 시인의 유작중 한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김문배김문배 시인의 월하고음(月下孤吟) – 종착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