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재즈 그룹 포플레이(Fourplay)의 음악을 단 하나의 장르로 규정짓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재즈라고는 하나 그들의 사운드에는 깔끔하면서도 도회적인 느낌의 팝과 그루브가 넘치는 리듬 앤 블루스도 공존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스무스 재즈 혹은 퓨전 재즈라고 부르지만 큰 틀에서는 그냥 컨템포러리 재즈 또는 컨템포러리 뮤직이라 일컫는다.

포플레이는 1991년 결성되었다. 첫 앨범 Fourplay는 발매하자마자 100만장이 판매되어 빌보드 컨템포러리 재즈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이후 93년에 2집, 95년에 3집을 발표했고 두 앨범 역시도 연이어 백만 장 이상 판매되어 컨템포러리 재즈에서 그들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된다.

초기 멤버로는 리더이자 키보드 주자인 밥 제임스, 베이스의 네이단 이스트, 드럼의 하비 메이슨, 기타에 리 릿나워이다. 그러나 1998년 리 릿나워가 떠나고 새로운 기타리스인 래리 칼튼이 들어왔다가 2010년 척 로업으로 바뀌었으나 2017년 작고하여 잠시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는 기타 대신 색소폰의 커크 웨일럼을 영입하여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멤버들은 사실 포플레이라는 그룹의 멤버로서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활동으로서도 재즈계의 베테랑이다. 퓨전 재즈의 거장 밥 제임스는 말할 것도 없고 베이시스트 네이단 이스트는 장르를 불문한 최고의 세션맨이다. 드럼의 하비 메이슨은 허비 행콕의 앨범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로 유명한 재즈 드러머이다. 기타의 리 릿나워, 래리 칼튼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1998년 리 릿나워(리 리트너)가 자신이 설립한 레이블 I.e. Music을 위해 포플레이를 떠난 것은 당시로서는 제법 큰 이슈였다. 자칫 포플레이가 밴드로서의 수명을 다 하거나 프로젝트 밴드로서의 존재로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91년 창단 당시 멤버인 리 릿나워가 포플레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았던 까닭이다.

앨범 ‘Fourplay 4’는 리 릿나워 대신 영입한 래리 칼튼과의 첫 번째 앨범이자 포플레이의 네 번째 앨범이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팬들은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앨범이라고는 하나 이상하리만치 나는 이 앨범이 좋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래리 칼튼의 기타는 오히려 밴드에 신선함을 불어 넣었고 멤버간의 인터플레이 역시 완벽하다. 모든 곡이 다 좋지만 그중 베스트 트랙은 세 번째 트랙 Sexual Healing. 엘 드바지가 내는 하이 톤의 보컬은 ‘Sexual Healing은 역시 마빈 게이’라는 인식에서 살짝 벗어나게 만드는 청량감을 선사한다. 마빈 케이 목소리만큼의 섹시한 맛은 덜하지만 포플레이의 완벽한 연주에 더해져 도회적인 감성이 차고도 넘친다.

사실 이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변치 않는 탄탄한 연주 실력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사운드에 과하지 않는 도회적인 불루지함 역시 여타 그룹은 따라올 수 없는 특징이다. 음악으로 청량감을 느끼고 싶을 때 역시도 포플레다. 특히나 이 앨범 Fourplay 4는 요즘 같은 기온의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저녁에 야외 테라스에서 마시는 차가운 맥주 첫 한 모금, 바로 그 느낌의 사운드다.